벌거벗은 연예계 민낯.. 연예인 무서워 어디 일 하겠나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1. 4. 1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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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갑질에 조작까지, 연예인 인성 리스크에 콘텐츠 대참사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서예지와 김정현 관련 논란은 한 마디로 점입가경이다. 디스패치 보도가 끄집어낸 서예지의 김정현 조종설은 이제 이들의 제작현장에서의 불성실, 갑질 폭로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서예지가 김정현을 '가스라이팅'을 하듯 조종했든 안했든 그건 사적인 문제일 수 있지만, 김정현이 2018년 드라마 <시간> 촬영 당시 했던 일련의 언동들은 공적인 잘못이라는 게 분명하다. 실제로 김정현은 자필사과문에서 서예지 관련 사적 사안들을 빼놓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서예지는 '조종설'이 사실무근이고 '흔한 애정싸움'이며 학력 문제도 "긴장해 실수한 것"이라 입장을 밝혔지만, 그것은 오히려 더 큰 논란의 불씨가 되었다. 서예지는 '조종설'이 문제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실상은 그가 평소 촬영장에서 했던 일련의 언동들이 누적되어 생겨난 논란이었다는 것. 그의 상상을 초월하는 갑질을 폭로하는 스텝들의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면서 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났다. 조종설 같은 사적 사안을 넘어 촬영장에서의 횡포는 너무나 심각한 공적인 잘못이기 때문이다.

결국 서예지와 김정현 논란이 끄집어낸 건, 촬영장에서 일부 배우들의 갑질 사안이다. 우리네 드라마 제작의 구조상 배우들은 그 드라마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하는 중심축에 해당한다. 그래서 제작비의 상당 부분이 배우 출연료에 쏠려 있는 게 현실이고, 이러한 불균형은 심지어 성공한 작품에서도 스텝들이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하는 양극화를 만드는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그런데 서예지와 김정현 논란은 물론이고 최근 터진 학교폭력 사태, 조작 논란, 갑질 논란 등이 그들이 출연한 작품에 야기하는 엄청난 후폭풍은, 과연 이런 배우들에게 쏠려 있는 중심축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가를 새삼 끄집어낸다. 서예지 논란은 그가 작년 출연했던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라는 작품과 그 작품에 참여한 제작진, 출연자들에게 엄청난 민폐를 만들었다. 그 불똥은 이제 개봉을 앞두고 있는 <내일의 기억>에도 튀었다. 이런 논란 속에서 그가 출연하는 작품을 어떻게 몰입해서 볼 수 있을까.

김정현도 마찬가지다. 이번 사태로 드러난 그의 잘못들은 그 후 그가 출연했던 tvN <사랑의 불시착>, <철인왕후>에도 상당한 후폭풍을 남길 수밖에 없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요즘은 OTT 등을 통해 언제든 이들 작품들을 선택해 보는 시대다. 그러니 그가 만들어낸 리스크 하나로 그가 출연한 작품들에 드리워진 그림자의 무게는 너무나 무거울 수밖에 없다.

학교폭력 논란으로 드라마 방영 중 출연자 교체라는 엄청난 시련을 겪은 KBS <달이 뜨는 강>의 경우 지수 대신 나인우로 주인공을 교체해 모든 분량을 재촬영하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다행스럽게 위기를 넘겼지만, 그럼에도 피해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작사가 지수의 소속사에 30억 규모의 손해배상청구를 했지만 과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조작 논란으로 프로그램이 시즌 종영한 TV조선 <아내의 맛> 역시 연예인 인성 리스크의 한 사례다. 물론 제작진이 과연 그 조작을 몰랐을까 싶지만, 함소원이 "모두 사실"이라고 인정한 '거짓 방송'은 이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방송사 나아가 여타의 다른 관찰카메라 프로그램에도 후폭풍을 만들고 있다.

연예인들은 우리네 대중문화 산업에서 중심을 차지해왔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 중심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연예인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일부 연예인들에게서 최근 계속 터져 나오는 인성 리스크는 그 파장이 고스란히 산업에 커다란 충격파로 미친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여전히 연예인에 집중하는 제작방식은 과연 괜찮은 걸까. 리스크 분산의 차원에서도, 또 업계의 양극화를 바로잡는 차원에서도 이제 고민해야할 시점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tvN, TV조선, 영화 '내일의 기억'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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