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합격' 못 박은 서예지 '인증' 필요하다 [스경X이슈]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2021. 4. 1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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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서예지 측은 학력 논란이 불거지자 “서예지가 스페인 명문 ‘콤플루텐세 대학(아래 사진)’에 합격했으나 입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예지를 둘러싼 다양한 논란 중 그저 의혹으로 넘어갈 수 없는 지점이 있다. 바로 ‘학력’ 관련 부분이다.

국내 연예인 학력 위조 논란은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 15여년 전인 2007년 미술계 인사 신정아로 촉발된 학력, 학위 위조는 연예계로 번졌다. 특히 유명 연예인들이 다수 거론되면서 국내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놓기도 했다.

‘학력 위조’가 연예계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 정치계에서도 매우 민감한 소재로 다뤄지고 있는 이유는 그것이 기본적인 도덕성에 결부되기 때문이다. 연예인에게 고학력 여부가 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순 없다. 그러나 연예인의 기능이 ‘인플루언서’로 확장되면서 그들의 언행들이 대중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학력 위조를 단순히 ‘사소한 거짓말’로 치부할 수 없는 문제가 됐다.

서예지는 스페인 대학 입학 여부를 두고 과거 인터뷰에서 ‘다녔다, 안 다녔다’ 여러 말을 교차시켰다.

그의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13일 그의 학력 논란에는 “최근 서예지의 학력과 관련된 문의가 많아 이 자리를 빌려 사실관계를 답한다. 서예지는 스페인 마드리드 소재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에 합격 통지를 받아 입학을 준비한 사실이 있으나, 그 이후 한국에서의 활동을 시작함에 따라 정상적으로 대학을 다니지 못했다”고 밝혔다.

‘합격’에 못 박은 서예지, 그는 정말로 스페인 최고 명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UCM)’에 합격했을까?

‘UCM’은 1499년도에 설립되어 세계적으로 깊은 역사를 가진 대학으로 꼽힌다. 스페인 수도에 위치한 대학 종합 평가 순위 1, 2등을 다투는 국립 명문대인 만큼 국내에서는 ‘스페인 서울대’로 언급되기도 한다.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 누나인 크리스티나 공주와 현 국왕의 레티시아 왕비가 이 대학 출신이다. 특히 스페인 공영방송국 기자 출신인 레티시아 왕비가 해당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으니 합격한 서예지가 대학을 다녔다고 가정한다면 레티시아 왕비와 동문이 될 뻔했다.

스페인 전문 유학원 관계자에 따르면 외국인 신분으로 현지 대학에 입학하려면 국내 수학능력시험 격인 ‘스페인 대학 입학시험(PCE) 전형’에 응시해야 한다.

‘콤플루텐세’의 합격 통지를 받은 서예지가 응시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험은 총 4가지로 구성된다.

첫 번째 과목은 스페인어와 문학 그리고 두 번째 과목은 스페인 역사 또는 철학역사 중 선택, 세 번째 과목은 영어, 독어, 이탈리아어, 불어, 포르투갈어 중 하나를 선택해 시험을 봐야 한다. 또한 마지막 시험은 진학할 학과에 따라 주어지는 5가지 과목 중 하나를 골라 응시해야 한다. 당연히 모든 시험은 스페인어로 치뤄진다.

스포츠경향은 14일 스페인 전문 유학원에 ‘국내 고등학교 졸업자가 UCM에 바로 입학할 수 있는 경우가 많냐’고 질문했다.

유학원 관계자는 “많지 않다”며 “국내는 영어에 비해 스페인어 노출 빈도가 적어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학생들은 스페인 수능을 볼 실력이 될 수 없다”고 답했다. 또한 “‘콤플루텐세’는 단순히 언어를 잘 한다고 갈 수 있는 대학이 아니다. 스페인에서 나고 자라지 않은 이상 그 나라의 언어로 보는 문학, 역사 시험을 제대로 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입학 전형은 난이도가 쉽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외국인이라고 쉽게 입학하는 제도도 없고 시험 난이도 또한 현지 수능과 같다. 다만 대학의 일부 비인기학과는 정원 미달일 경우 낮은 점수로도 입학할 수도 있다”고 답변했다.

서예지가 언급한 ‘신방과’에 해당하는 ‘콤플루텐세’의 저널리즘 관련 학과 합격 점수는 어떨까? 관계자는 “2020년과 2021년 합격 점수를 살펴본 결과 꽤 높은 점수를 요하는 학과”라고 답했다.

과거사 폭로에도 최소한 졸업사진 정도는 인증하는 시대다. 눈덩이처럼 불거지는 서예지의 합격 입장에도 ‘인증’이 필요하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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