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현장] 공유·박보검의 '서복', 죽음으로 삶의 의미를 묻는다

류지윤 2021. 4. 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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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극장·티빙 동시 공개
'건축학개론' 이용주 감독 신작

'서복'이 복제인간 소재와 SF 장르란 외피로 삶과 죽음이란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CGV점에서는 영화 '서복'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돼 이용주 감독, 공유, 조우진, 장영남이 참석했다.


'서복'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기헌이 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특별한 동행을 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용주 감독은 2012년 '건축학개론' 이후 9년 만에 '서복'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이 감독은 "특별히 오래 걸릴 만한 이유가 있던 건 아니다. 제가 시나리오를 늦게 쓴 것 일 뿐이다. 9년 동안 '서복'만 썼다고 하면 믿지 않는데, 정말 '서복'만 썼다. 다음에는 최대한 빨리 쓰려고 다짐했다"며 공백기가 길었던 이유를 밝혔다.


전작 '건축학개론'에서 400만이라는 흥행 스코어를 달성한 이용주 감독은 이번에는 전혀 다른 SF 장르를 선택했다. 이 감독은 "제 첫 영화 '불신지옥'의 테마가 두려움이었다. 그 이야기를 조금 더 확장하고 싶었고, 만들다보니 복제인간이란 소재가 어울릴 것 같았다. 이후 줄거리를 만들며 이 장르가 적합할 것 같아 선택한 것일 뿐, 처음부터 SF 장르를 해야겠단 마음으로 임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복'이 다른 할리우드 영화처럼 보여지지 않길 바랐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하려는 이야기가 할리우드 영화나 마블 영화 식의 장르화와는 다른 방향이었다. 쓰여진 소재들이 그런 영화를 연상시킬까봐 걱정했다. 보통의 영화들은 복제인간이 주인공이지만 '서복'은 복제인간과 동행하는 민기헌이 주인공이다. 죽음을 앞둔 민기헌이 헛된 희망을 품고 나가지만, 다시 믿음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이라며 "서복과 민기헌은 서로에게 구원 받는다. 그 점이 다른 복제인간 소재를 다룬 영화들과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감독은 '서복'의 존재가 죽음이란 두려움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이 얽혀 탄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각자의 욕망을 위해 서복을 원한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욕망의 양면을 응축시킨게 서복이다"라고 전했다.


시한부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전직 정보부 요원 민기헌 역을 맡은 공유는 "새롭고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지란 생각보단, 새로운 시도를 하는 작품에 끌린다"면서 민기헌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공유의 모습을 봤다는 호평에 "그렇게 보여졌다면 다행인데, 제가 판단할 건 아닌 것 같다"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공유는 시사회를 통해 영화 처음으로 영화를 접한 후 첫 등장 장면이 많이 편집돼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변기를 잡고 구역질을 하는 신이었다. 저의 첫 등장이기도 하고 실제로도 첫 촬영이었다. 건강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얼굴을 살을 빼고 고통스러움을 표현하다 양쪽 목에 담이 오기도 했다"며 "편집되서 기분 나쁘다는 게 아니라 이런 에피소드가 있었다는 걸 알려드리는 것"이라고 재치있게 말했다.


이에 이용주 감독은 "변을 하자면 모니터링을 하니, 아프기보단 전날 술을 많이 먹어서 생긴 숙취로 보더라"라고 받아쳤다.


'서복'은 국내 최초로 극장 상영과 동시에 OTT 플랫폼 티빙에서 공개된다. 이용주 감독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영화 관계자들이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저희도 너무 막연한 상태였다. 티빙 쪽에서 제안 받고 OTT로 갔기 때문에 'OTT가 있으니 극장에 안올까?' '극장에도 오고 OTT로도 많이 볼까?'란 궁금증이 생겼다. 우리나라 영화 제작 방식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결과가 나오겠구나 싶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복'은 죽기 전의 후회, 존재의 의미 등 삶과 죽음을 화두에 놓고 여러가지 질문으로 뻗어나간다. 배우들 역시 촬영을 하며 삶과 죽음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공유는 "내가 잘살고 있는 것인가란 고민이 많아졌다"고 말했고, 조우진은 "끊임없이 잘 살고 있나란 두려움과, 잘 살아봐야지란 욕망 사이에서 스스로를 냉철하게 바라보려 한다"고 전했다.


공유는 '서복' 공개를 앞두고 "개봉을 못할 수도 있단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늦어졌지만 극장에서 상영할 수 있어서 좋지만 얼떨떨하다"며 "이 시나리오를 결정하고 찍는 내내 절대 쉽지 않은 이야기 였다. 다소 철학적이고 무거울 수 있는 주제로, 보는 관점에 호불호가 나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람이 있다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훼손되지 않고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15일 전국 극장과 티빙에서 동시 공개.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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