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반대하던 유튜버, 오히려 인종차별 콘텐츠로 역풍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2021. 4. 1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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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인종차별에 대해 꾸준히 반대 영상을 올려온 여행 유튜버가 오히려 인종차별적인 제목과 설명으로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유튜버 방송 화면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콘텐츠를 제작해온 여행 유튜버가 오히려 인종차별성 제목을 달아 비판받고 있다.

구독자 수 12만명을 가진 세계일주 용진캠프는 지난해 4월 방글라데시를 방문한 여행 영상을 올리며 현지인들과 친숙하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다.

라이브 방송으로 이곳저곳을 다니며 넉살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그가 올린 영상 제목에 많은 이들이 불편함을 드러냈다. ‘평균키 160㎝ 방글라데시에 일반 한국인이 거구 연예인이 돼 버림. 한남 인기 실화?’라는 제목이 달렸다.

용진캠프는 해당 영상에 설명으로 “방글라데시 평균 키는 160㎝, 한국에서 평균키(177㎝)의 한국인이 최빈국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한복판에 홀로 서봤다. 생각지도 못했던 시선들과 인기를 한몸에 받게 됐는데 어떤 재미있는 일들이 펼쳐질까”라고도 했다. 여기에 ‘연예인’ ‘한남’의 태그를 덧붙였다.

약 1년 전에 올린 여행기이지만 해당 영상이 뒤늦게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되며 지적받고 있다. 단순히 평균 키로 인종의 우월감을 그러냈고 ‘최빈국’이란 단어까지 쓰며 방글라데시를 무시했다는 처사라는 비판이다. 이밖에도 ‘한남’이란 단어가 ‘한국 남자’를 비하하는 여초 커뮤니티 단어라는 점도 문제가 됐다.

세계일주 용진캠프가 함께 올림 영상 설명 부분도 문제가 됐다. 유튜브 홈페이지


그의 해당 영상 댓글에는 제목을 수정하는 누리꾼들의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제목을 바꿔달라. 나 같이 못 생기고 키 작은 X도 외국 가니 먹히는 것이냐’ ‘(한국이)잘 산다고 자랑하지 말아달라. 우리도 저랬을 때 외국인이 와서 무시했다면 당연히 기분이 나빴을 것이다’ ‘제목 바꿔달라. 북유럽 사람이 한국와서 연예인 돼버림이러면 어쩔 것이냐’ ‘한국인이 아니라 중국인이라고 밝히고 다녔으면 좋겠다. 너무 창피하다’ 등 경솔한 제목과 영상 설명을 지적하는 의견이 달렸다.

급기야 자신을 한국에서 유학 중인 방글라데시인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제목을 보고 굉장히 안타깝고 속상해서 댓글을 어쩔 수 없이 단다. 먼저 방글라데시에서는 키에 전혀 집착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키가 크다고 특별하게 보는 시선도 없다”며 “방글라데시는 후진국이고 어려운 나라인 건 맞고 한국을 롤모델로 삼는다. 그러니 더 존중해줬으면 좋겠다. 우리도 독립하는데 한국처럼 많은 희생이 있었다. 방글라데시를 더 존중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용진캠프에 대한 과거 행적도 문제가 됐다. 그는 동유럽을 오가며 인종차별에 맞서 온 콘텐츠를 꾸준히 올려온 유튜버이기 때문이다. 한국 남성이 동유럽 여성으로부터 인기가 많다는 등 동유럽 사람들이 한국을 좋아한다는 콘텐츠도 자주 올려왔다. 그가 가장 최근에 올린 콘텐츠는 11일 업로드된 ‘한국인 인종차별주의자 한방에 처단하기’란 영상이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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