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흔 '학폭' 인정..'허위' 아닌 '사실적시' 명예훼손소 진행중"(단독) [스경X이슈]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2021. 4. 2.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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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채널A의 넘치는 자신감이 되레 시청자들의 불편함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 프로그램에 등장한 ‘음주운전’ 경력자 김현우에 이어 ‘학폭설’ 이가흔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하트시그널’에 이어 청춘 남녀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프렌썸’ 프로그램에 출연 중이다. 지난 2월 첫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프렌즈’라고 쓰고 ‘면죄부’로 읽어야 할 듯 하다.

출연자 중 김현우는 세 번의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았다는 것이 알려지며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하트시그널’ 방송 당시 문제가 불거졌지만, ‘프렌즈’를 통해 2년 만에 복귀했다.

이 뿐이 아니다. ‘학폭설’이 제기돼 논란을 불러왔던 이가흔 역시 1년만에 ‘프렌즈’에 다시 얼굴을 내비쳤다. 지난해 초 관련 사실이 알려지자, 이가흔은 ‘학폭 유포자에 강경대응’을 주장하며 관련 사실을 적극 부인했다.

하지만 이가흔의 ‘학폭설’은 수사기관에 의해 사실로 인정된 것으로 보이고, 스스로도 그렇게 인정했다. 이가흔의 ‘프렌즈’ 출연과 함께, ‘이가흔 학폭설 이후’를 취재했다.

이가흔 측은 현재 ‘허위사실 적시’가 아닌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당시 학폭설을 제기한 A씨를 상대로 죄명을 변경해 고소했다. 재판 역시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진행 중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사실 적시’라 하면 이가흔이 학폭 사실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죄명이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라 하면 ‘이가흔의 학폭설’은 사실이라는 전제로 진행되는 것”이라며 “‘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는 것은 ‘학폭은 사실이지만 그 사실이 알려져 이가흔의 명예가 실추됐으니 그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분석했다.

이가흔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지난해 ‘허위사실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진행했다. 이에 수사기관에서는 당시 이가흔으로부터 학폭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다른 피해자들을 비롯해, 이가흔의 학폭 사실을 알 수도 있을 여러 명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이가흔의 학폭사실을 거짓으로 보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가흔과 A씨가 다녔던 해당 학교의 선생님들까지도 조사를 진행했으나, ‘학폭설’을 허위로 볼만한 정황과 증거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A씨의 폭로 내용이 사실로 보일만한 증거들과 정황들을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검찰에서는 이가흔의 주장과 증거들만으로는 A씨를 제재할 수 없었다. ‘이가흔 학폭’에 관한 글이 허위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이를 뒷받침할만한 증거도 찾지 못해, 검찰은 이가흔이 제기한 A씨를 상대로한 ‘허위사실 명예훼손’에 대한 형사사건에 대해 ‘혐의 없음’이란 결론을 내렸다.

이후 이가흔 측은 입장을 바꿔 ‘허위사실적시로 처벌이 어려우면 사실적시로라도 처벌해달라’고 요청했고, 검찰은 그 요청에 따라 ‘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A씨를 기소해 현재 정식재판이 진행 중이다. 결국 이가흔은 스스로 ‘학폭’을 인정한 셈이다. 법원의 판결은 이달 초에 나올 것으로 알려져 있고, A씨는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법조계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의 죄명을 보면 이가흔측이 학폭 사실을 마냥 부인할 수만은 없어 보인다. 이 소송을 제기한 것만으로 법률적으로 이가흔은 ‘이가흔=학폭’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을 수 없게 됐다. 현재 출연 중인 방송사 역시 학폭 가해자 출연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놔야할 처지다. 방송사는 ‘문제적’ 출연자의 복귀 무대만 깔아줬을 뿐, 검증이 부실했다는 지적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방송심의기구에서도 이런 문제의 재발을 막기 위한 논의가 필요할 듯 하다”고 말했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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