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설렜다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스경TV연구소]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2021. 2. 1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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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월화극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사진 JTBC


멜로 마니아도 떠나고 ‘로운 팬’조차도 뒤돌아설 지경이다.

별다른 사건 없이 평이한 전개를 이어오던 JTBC 월화극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이하 ‘선배 그 립스틱’)’가 지난 16일 방송인 10회 만에 직진남 ‘채현승’(로운)과 연애 철벽녀 ‘윤송아’(원진아)가 드디어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로맨스 드라마의 정점을 찍는 지점이지만 1%대 시청률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선배 그 립스틱’은 인기 로맨스 웹소설, 웹툰을 원작으로한 드라마다. ‘대세’ 로운과 ‘쿨뷰티’ 원진아의 만남으로 멜로 팬들을 기다리게한 작품이다. 직진남의 묵직한 캐릭터성이 오롯이 담긴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라는 제목 또한 첫 시선을 잡았다. 그뿐이었다.

전남친 복수를 위한 계약 연애는 로맨스물에 흔한 클리셰다. 그럼에도 약간의 변주만 더해지면 새로운 심쿵을 주는 마법의 소재다. ‘선배, 그 립스틱’이 주인공 간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해 달달함을 줬다면, 아니면 뚜렷한 사건으로 전남친 복수로 통쾌함을 전했다면 이 식상함은 덜했을 것이다.

월화극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사진 JTBC


전남친 ‘이재신’(이현욱)이 ‘윤송아’를 괴롭히면 여지없이 ‘채현승’이 나타나 “그만하시죠?”하며 팔을 잡아챈다. 차라리 눈을 감아버리고 싶을 정도로 1차원적 장면의 연속이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로운 낭비’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아이돌 출신 로운은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이하 ‘어하루’)로 20대 배우 반열에 안착했다. ‘선배, 그 립스틱’으로 멜로 장인 ‘굳히기’에 들어가려고 했던 걸까? 그는 ‘어하루’에서 수많은 여심을 빼앗았고 멜로 배우의 저력 또한 충분히 보여줬다. 차세대 배우로 인정받으며 작품 선택점이 많았다면 전작과 엇비슷한 연기를 보여주는 필모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원진아가 연기하는 ‘윤송아’는 다소 캐릭터가 붕괴됐다. 자신을 좋아한다는 후배에게는 철벽을 치지만 비정상적인 집착을 보인 엄마나 자신을 철저하게 기만한 전 남친에게는 내내 휘둘리는 모습을 보인다. 여성 시청자가 ‘윤송아’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없는 이유다.

주인공들의 로맨스 방해꾼은 또다른 연적 하나로도 충분하다. 광기에 가까운 비정상적인 집착을 보이는 엄마 캐릭터 그리고 사내 정치까지 이들 사이에 끼어드는 모양새다보니 설렐 새도 없이 피로감이 가중된다.

이윽고 선배가 그 립스틱을 바르지 않게 됐다. 그래서 뭐? 시청자들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야 하는 시점이다. 마지막 반등을 위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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