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언니' 측 "이재영·이다영 출연분 삭제 검토 중" [공식]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2021. 2. 1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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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언니' 이재영·이다영 출연 VOD 삭제 검토
'유퀴즈', 이재영·이다영 출연 회차 VOD·클립 삭제

[동아닷컴] 흥국생명배구단 핑크스파이더스 소속 이재영·이다영 선수가 과거 학폭(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가운데 이재영·이다영이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두 사람 출연분에 대한 처분을 고민 중이다.

E채널 ‘노는 언니’ 측은 11일 동아닷컴에 “프로그램 초반 이재영·이다영 출연분 처분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재영·이다영이 함께한 분량은 ‘노는 언니’ 시작점을 알리는 회차들인 만큼 프로그램에 있어서는 상징성이 크다. 하지만 학폭 의혹이 불거지고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제작진 고민도 깊다.

반면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제작진은 지난해 4월 이재영·이다영이 출연한 ‘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하는 업글(업그레이드) 인간’ 특집 VOD(다시보기)와 클럽 영상을 모두 삭제(서비스 중단)했다. 이미 티빙(TVING)은 물론 유튜브, 포털사이트 등에는 해당 회차 서비스가 내려간 상태다. tvN 측은 구체적인 입장을 전하지는 꺼리지만, 해당 회차로 인한 2차 가해 또는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예방 차원에서 서비스를 내렸다고 이야기했다.

앞서 이재영·이다영은 10일 온라인을 떠들썩하게 한 ‘여자 배구선수 학폭 폭로’ 주인공이었다. 이날 네이트 판에는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10년이나 지난 일이라 잊고 살까도 생각해봤지만, 가해자가 자신이 저질렀던 행동은 생각하지 못하고 SNS로 올린 게시물을 보고 그때의 기억이 스치면서 자신을 돌아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 내서 이렇게 글을 쓴다”고 폭로 이유를 밝혔다.

작성자는 “피해자들은 총 4명이고, 이들을 제외하고도 피해자는 더 있다”며 자신들이 당한 피해 목록을 나열했다.

작성자는 “피해자와 가해자는 숙소에서 같은 방이었는데 소등한 뒤 가해자가 피해자한테 무언가를 시켰고, 피해자는 피곤해서 ‘좋은 어투’로 거부했다. 그런데도 가해자는 몇 번이나 하라고 강요했고, 피해자가 계속 거절하자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 또 더럽다고 냄새난다고 옆에 오지 말라고 했다. 툭하면 돈 걷고 배를 꼬집고 입을 때리고 집합시켜서 주먹으로 머리 때렸다. 매일 본인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항상 욕하고 부모님을 ‘너희 애미, 애비’라 칭하며 욕했다. 가해자들이 본인들만 가해자 되기 싫어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나쁜 행동을 시켰다”고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작성자는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가해자들로 인해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가해자들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여러 TV 프로그램에도 나온다”며 “‘괴롭히는 사람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죽고 싶다’고 가해자가 (SNS에) 올렸더라. 본인이 했던 행동들은 새까맣게 잊었나 보다”라고 했다.

작성자는 “본인도 하나의 사건의 가해자이면서 우리에게 어떠한 제대로 된 사과나 반성의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고 도망치듯이 다른 학교로 가버렸으면서 저런 글을 올렸다는 것이 너무나 화가 나면서 황당하다”며 “가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고 밝혔다.

작성자는 학폭 의혹을 제기하면서 가해자 신상을 알 수 있는 단서도 함께 게재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여자 배구선수로 활동한 가해자들 사진을 공개한 것이다. 폭로 글이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퍼지자, 이후 작성자는 “가해자로부터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작성자는 다시 네이트 판을 통해 “가해자 측에서 우리 글을 보고 먼저 연락이 왔다. 사과문과 직접 찾아와서 사과를 하겠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사과문이 확인된 후에 글을 내리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작성자 말처럼 가해자로 추정되던 이재영·이다영이 각각 사과문을 올렸다. 먼저 이다영은 인스타그램 계정에 “내 잘못한 행동으로 상처입은 분들에게 사죄하고 사과문을 올린다. 실망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적었다.

이다영은 “우선 조심스럽게 사과문을 전하고자 이렇게 글을 쓰게 됐다. 학창시절 같이 땀 흘리며 운동한 동료들에게 어린 마음으로 힘든 기억과 상처를 갖도록 언행을 했다는 점 깊이 사죄한다”고 학폭 의혹을 인정했다.

이다영은 “과거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뒤늦게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렇게 자필로 전한다”며 “피해자들에게 양해해준다면 직접 찾아뵈어 사과하겠다. 지금까지 피해자들이 가진 트라우마에 대해 깊은 죄책감을 가지고 앞으로 자숙하고 반성하는 모습 보이도록 하겠다. 다시 한번 사과한다. 죄송하다”고 피해자들을 찾아가 사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재영 역시 인스타그램 계정을 다시 열고 “내 잘못으로 상처 받으신 모든 분에게 사죄한다. 죄송하다”고 썼다.

이재영은 “어떤 말부터 사죄의 말씀을 꺼내야 할지 고민했다. 내가 철없었던 지난날 저질렀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많은 분에게 상처를 안겼다.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학폭 가해자로 사과했다.

이재영은 “먼저 학창시절 내 잘못된 언행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낸 분들에게 대단히 죄송하다. 좋은 기억만 가득해야 할 시기에 나로 인해 피해를 받고 힘든 기억을 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한다. 잘못했다”며 “프로 무대에 데뷔해 많은 팬 여러분에게 사랑을 받고 관심을 받으면서 조금 더 빨리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했다”고 적었다.

이재영은 “나는 앞으로 내가 했던 잘못된 행동과 말들을 절대 잊지 않고 좀 더 성숙한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 자숙하고 평생 반성하며 살아가겠다. 또한 이제라도 나로 인해 고통 받았을 친구들이 받아준다면, 직접 뵙고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겠다. 힘든 시기에 다시 한 번 내 부족함으로 인해 실망을 안겨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재영·이다영이 속한 흥국생명배구단 핑크스파이더스도 공식 사과했다. 흥국생명배구단 핑크스파이더스는 공식입장문을 통해 “구단 소속 이재영, 이다영 선수의 학폭 사실과 관련해 우선 팬 여러분에게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 해당 선수들은 학생 시절 잘못한 일에 대해 뉘우치고 있다. 소속 선수의 행동으로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을 전한다”며 “해당 선수들에게는 충분히 반성을 하도록 하겠으며, 앞으로 선수관리에 만전을 기해 우리 구단과 배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실망을 드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한번 거듭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한편 한국배구연맹(KOVO)은 이재영·이다영 징계 등을 검토 중이다. 흥국생명배구단 핑크스파이더스 역시 자체 징계 등을 검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재영·이다영 영구 제명 등에 대한 국민 청원까지 등장해 후폭풍이 거세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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