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메이커①] "'신과함께' CG로 지옥도 경험했는데..'승리호' 우주는 역대급"

반서연 2021. 2. 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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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메이커]는 신뢰와 정통의 보도 전문 채널 YTN의 차별화된 엔터뉴스 YTN STAR가 연재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메이커스를 취재한 인터뷰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이때 창의적인 콘텐츠의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요를 창출하는 메이커스의 활약과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주인공은 [한국 최초 우주 SF 비주얼] 메이커, 정성진-정철민 VFX(Visual Effects·시각적 특수효과) 슈퍼바이저(총괄감독)입니다."

"많은 영화를 작업하면서 지구상의 모든 사물, 현상을 경험해봤습니다. '신과 함께'로 지옥까지도요. 우주는 정말 달랐습니다. 잘 해내야 앞으로 우주 영화가 계속 나온다는 부담과 기대가 원동력이었습니다. 모두 사명감으로 임했던 현장이었습니다."(정성진 슈퍼바이저)

"Welcome to the orbit." 궤도에 진입했다는 안내와 함께 빛과 어둠만이 공존하는 광활한 우주가 눈 앞에 펼쳐진다. 빠른 속도감과 놀라운 디테일로 순식간에 관객을 우주쓰레기 청소선 속으로 데려다 놓는다.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감독 조성희)가 부린 마법과도 같은 순간이다.

5일 한국 최초 우주 SF 영화 '승리호'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가상의 배경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어느 때보다 CG(컴퓨터그래픽)의 역할이 중요한 작품. 영화를 보면 거대한 스케일에 놀라고, 정교한 기술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영화의 총 2,500컷 중 2,000컷, 즉 80% 이상이 VFX 작업의 결과다. 관련 전문가만 1,000여 명이 참여했다. 촬영 이후 후반 작업만 무려 열 달이 걸렸다.

YTN Star가 정성진, 정철민 VFX 슈퍼바이저를 서면으로 만났다. '승리호'의 우주세계를 손에 잡히게 비주얼적으로 구현한 장본인이다. 정성진 슈퍼바이저는 "SF영화가 한국 CG 기술로 못할 분야라 생각지 않았다. 충분히 할 수 있는 분야인데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장르였던 것"이라고 운을 떼며 "'한국에서도 이렇게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잘 만들면 앞으로도 비슷한 영화들이 나오지 않을까 사명감도 컸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 韓 최초 우주 SF '승리호', 어떻게 만들어졌나

사실 그간 우주 SF는 할리우드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그만큼 '승리호' 공개를 앞두고 기대와 함께 우려가 공존했던 것도 사실이다. 정성진 슈퍼바이저 역시 "한국 SF물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공감했다. 할리우드에서 이미 잘 만들어진 대작 블록버스터가 많이 나왔다는 점도 부담이었다.

방법은 차별화였다. 제작진은 한국의 정서와 한국의 스타일이 녹아있는, 한국적 SF를 만들어보자 하는 관점으로 작업에 접근했다. "겉모습이나 리얼리티 측면에서 한국인의 정서를 잘 녹인 VFX여야 했습니다." '실사 촬영분과 잘 매칭해달라'는 조성희 감독의 당부도 있었다. 우주 속 한국인 조종사, 낯설게만 느껴졌던 상상력은 그렇게 현실이 됐다.

멀지만 익숙한 우주, 영어가 나와야 할 것 같은 그곳에 한국인이 위화감 없이 어우러지는 건 CG 덕분이다. 영화는 지금으로부터 약 70년 후인 2092년을 배경으로 한다. 숲이 사라지고 사막으로 뒤덮인 지구와, 인류의 5% 정도만 살 수 있는 우주낙원 UTS(Utopia above the sky)와의 차이는 극명하다. 이는 제작진이 중점을 둔 부분이기도 하다.

"이미지적 분리가 확실해야 드라마가 성공한다고 봤습니다. 우주에는 하이테크한 물체들이 디자인에 전면 사용됐습니다. 청소선은 초라하면서도 지구에 있을 법한 비주얼이라면, UTS가 운영하는 우주선은 매끈한 슈퍼카 같도록 설정했죠. 지구와 우주의 극과 극의 대비를 눈여겨 봐주셨으면 합니다."

배경은 물론, 국경 없이 다양한 인종의 어울려 사는 우주적 세계관도 주목할 만하다. 무질서함 속 각자 개성이 반영된 청소선이 우주쓰레기를 얻기 위해 경쟁하는 초반 시퀀스는 영화의 백미. 정철민 슈퍼바이저 역시 "다양한 인종이 어울려 산다는 설정이 좋았다. 그들의 청소선에 각자만의 특성과 아이덴티티를 부여하자 했던 게 첫 번째 목표였다"라고 말을 이었다.

"우주선마다 나라별 특성을 찾고 반영해서 컬러를 정하고 디자인을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면 중국 청소선은 붉은색 컬러로 만들었고, 크기도 크게 설정했어요. 측면에 용이 그려져 있고요. 이집트는 피라미드를 연상케 하는 삼각형 모양으로 디자인했고 이집트의 고양이를 측면에 그려 넣었습니다. 번호판과 방향 등도 특성에 맞게 손 봤죠."

■ "궤도진입 장면, 가장 공들여...청소선 경쟁 장면 기억남아"

영화의 총 2,500컷 중 2,000컷, 즉 80% 이상이 VFX 작업의 결과다. 8곳의 회사가 작업에 참여했고 회사마다 크게 담당하는 시퀀스가 나뉘었다. 로봇만 작업하는 회사에서 업동이를 작업하고, 우주선을 작업하는 회사에서 승리호 작업을 해서 합치는 방식이다. VFX 전문가만 1,000여 명이 참여했다. 촬영 이후 후반작업만 무려 열 달이 걸렸다.

"콘셉트를 잡은 뒤 전체적으로 CG를 연출하는 방식으로 한번에 진행하다 보니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라고 운을 뗀 정철민 슈퍼바이저는 "코디네이터, 아티스트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각 회사가 작업한 샷들의 톤을 잘 조율하는 데 정성진 슈퍼바이저의 노련함, 각 회사들의 협력이 있었다. 함께 해준 덕에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다"라며 공동의 작업물임을 강조했다.

극 중 태호(송중기)가 우주 엘리베이터를 타고 우주로 나가는 초반 시퀀스는 VFX 팀에서 가장 공들인 장면이다. 정철민 슈퍼바이저는 "이 영화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장면이라 생각했다. 영화의 세계관이 관객들에게 초반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생각에 마지막까지 작업에 고심했다"라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승리호의 등장을 꼽았다. 청소선들이 수천 킬로미터의 속도로 이동하는 우주 쓰레기를 잡기 위해 경쟁하는 과정이 박진감 있게 펼쳐진다. 미술팀과 협업해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다양한 시대와 국가의 특징을 담은 200여 개의 청소선을 직접 디자인했다.

정철민 슈퍼바이저는 "어떤 영화에서도 못 보던 장면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 장면으로 인해 이후 우주 장면의 시퀀스들이 자연스레 이어진다.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연출하려고 공을 들였고 즐겁게 작업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돌이켰다.

▷'[Y메이커②] "실감 나는 송중기, 불평 없던 유해진...배우 공 컸던 '승리호'"로 이어집니다.

'동시기 핫한 개봉작을 미리본다'

동핫개미 '승리호' 편 보러가기 ☞ https://youtu.be/DqGnAoacwQE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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