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산' 저주인가?..리얼리티의 명암 [스경X이슈]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2021. 1. 2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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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나혼산’에 출연한 배우 박은석이 싱글 라이프 방송 이후, 과거 ‘반려동물 파양 의혹’이 불거졌다. 사진 MBC


‘나혼산’의 저주라 해야 할까, 검증력이라 해야 할까?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이하 ‘나혼산’)의 출연자가 또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엔 ‘반려동물 파양 의혹’이다.

SBS ‘펜트하우스’에서 ‘로건리’를 연기해 주목을 받았던 배우 박은석은 지난 22일 ‘나혼산’에 출연해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사는 전원주택 싱글 라이프를 공개했다. 방송 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박은석의 대학 동창이라고 주장한 A씨가 남긴 글이 빠르게 퍼졌다.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골든리트리버 ‘몰리’, 스핑크스 고양이 ‘모해’와 ‘모하니’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 박은석에 대해 A씨는 “여자친구가 마음에 안 들어한다고 비글을 작은 개로 바꿨다고 무심히 말하던 동창이 1인 가구 프로그램에 고양이 두 마리와 3개월 된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며 나왔다. 일이야 본인이 노력한 거니까 결과에 대한 보상이지만 동물 사랑하는 퍼포먼스는 진짜 안 했으면 좋겠다”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어 연극배우 시절부터 오래 박은석을 지켜본 팬들도 그간 키우던 반려동물들이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반지하에 함께 살던 고양이 두 마리, 2016년에 키웠던 토이푸들 ‘로지’ 이외에도 대형견 ‘데이지’, 고슴도치 등 잠시 키우다가 자취를 감춘 반려동물의 존재에 의구심을 전했다. 또한 ‘나혼산’ 방송분 중에는 박은석이 배변훈련을 시킨다는 명목으로 강아지를 긴 시간 울타리에 가둬놓는 장면이 나와 잘못된 훈육에 대한 시청자들의 문제 제기도 있었다.

27일 오후 박은석의 소속사는 해당 의혹에 대해 “파양이 아니다. 사정상 키울 수 없는 반려동물들을 지인에게 보냈고 애정 속에서 잘 크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 형국이다.

‘나혼산’에 출연 후 과거 폭로, 거짓 설정으로 뭇매를 맞은 연예인들. 사진 MBC


지난 2013년 첫 방송을 시작한 ‘나혼산’은 MBC 대표 인기 예능이다. ‘나혼산’은 스타의 일상을 가감없이 관찰 카메라에 담고 인간적인 매력을 조명해왔다. 연예인에게 ‘나혼산’은 대중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쌓을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였던 셈이다.

반면 ‘나혼산’으로 높아진 인지도로 인해 지인의 과거 폭로가 불거지고 거짓 설정이 밝혀진 경우도 있다.

‘승츠비’라는 젊은 CEO 이미지를 만들어줬던 승리, 정 많고 성실한 청년의 모습을 조명한 래퍼 마이크로닷, 전원생활에서 반려동물과 오붓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준 박은석까지… 방송과 다른 실제 모습이 밝혀지며 논란으로 이어졌고 ‘나혼산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이는 시청자들이 ‘관찰 예능은 리얼이다’라는 착각이 불러온 불편한 감정으로 볼 수 있다. 안동대 융합콘텐츠학과 김공숙 교수는 “출연자들의 과한 설정은 리얼리티 예능이 갖는 맹점이며 ‘리얼’(사실)과 ‘리얼리티’(사실성)는 구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관찰 예능에 출연하는 연예인은 기존 예시가 있어 본인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이미지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 잘 인지하고 있다. 결국 ‘카메라가 있다’고 인식하는 순간 출연자의 리얼한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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