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 무도 행위" 현진영→클론, 금기 꺾고 이태원 문나이트서 탄생한 스타'아카이브K'(종합)

박정민 입력 2021. 1. 25.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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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정민 기자]

가수 현진영, 클론 강원래 구준엽에 수많은 스타를 탄생시킨 이태원 문나이트에 대해 밝혔다.

1월 24일 방송된 SBS '전설의 무대-아카이브K'에서는 90년대 춤꾼들의 아지트 이태원 문나이트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댄스가수들이 주목받기 시작한 80년대 가요계. 이태원 문나이트는 길바닥 춤꾼을 대한민국 최고 스타로 만들어준 곳이다. 1980년대 미국 음악 전문 케이블 채널 MTV가 등장했고, 24시간 팝뮤직비디오가 나왔다. 박진영은 "보자마자 눈이 멀어버렸다. 움직임, 모든 게. 음악적으로 퀸시 존스, 무대 위에선 마이클 잭슨이 제 음악적 기준이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들을 보며 꿈을 키운 춤꾼들이 문나이트로 향했다. 이현도는 "어떤 음악, 춤이든 이야기가 통하고 춤을 출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은 문나이트가 유일무이했다"고 말했다. 초창기 문나이트는 흑인 춤꾼들이 대다수였고, 그 틈에 있던 유일한 한국인이 바로 현진영이다. 성대현은 "동양인 반, 흑인 반 그런 피를 가지고 있다. 좀 다르다"고 극찬했다.

현진영은 "원래 스파크라는 비보이팀 멤버였다. 이수만 선생님한테 오디션을 보고 합격해서 흑인 친구들이랑 토끼 춤을 연습해야 한다고 하더라. 섭외를 해서 보낸 곳이 소울트레인이라는 곳이다. 미군 외에는 한국 사람들은 절대 들어갈 수 없었는데 저 혼자 한국인이었다. (이수만 선생님이) 연습실에서 춤 연습하는 걸 지향하지 않았다. 흑인들이랑 같이 놀면서 그들이 하는 스킬, 그루브를 습득하길 원하셨다. 그래서 흑인 친구랑 저랑 거기에 보내기 시작한 거다"고 밝혔다.

현진영은 주한 미군 흑인 윌과 함께 소울 트레인에 가게 됐다고. 강원래는 "스파크, 유니언 등 형들이 오니까 같이 춤 파티가 열렸다"고 말했고, 김정남은 "문나이트에 두 부류가 있었다. 체크 바닥을 밟아본 자와 안 밟은 자로 나뉘었다. 특히 선풍기, 에어컨 앞은 서열을 엿볼 수 있는 곳이었다고. 김정남은 "선풍기 뒤에서 추는 사람, 앞에서 추는 사람이 있었다. 저는 앞에서 췄다"고 말했고, 현진영은 "문 닫을 때 췄나 보다"고 팩트폭력을 날렸다.

이들의 역사를 증언해 주기 위해 남편과 함께 문나이트를 운영했던 김영옥 씨가 출연했다. 김영옥 씨는 "(남편은) 카우보이였다. 장화를 잘 신었다. 그래서 별명이었고, 사장이라기 보다 무조건 친구 같은 사람이다. 다들 사장님이라고 안하고 카우보이라고 불렀다. 선풍기 앞자리에 양현석 씨가 주로 많이 서있었다. 현석이는 오면 인사만 하고 춤만 추는 사람이었다. 이야기 제일 많이 한 사람이 강원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춤추러 오는 사람들을 보면 저도 젊어서 한심했다. 내 자식이 저러면 어쩌나 싶었다. 그런데 어느 날 보니까 다 TV에 나오는거다. 지금 보면 참 멋진 인생을 사는구나 싶다"고 웃었다.

과거엔 춤추는 사람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다고. 강원래는 "80년대 대학로 금지사항 첫 번째가 저속 무도 행위었다. 우리는 '빨간모자 떴다'하고 도망가고, 낙산 쪽으로 카세트 들고 도망간다. 이후에 다시 모여서 춤추고 그랬다"고 말했다.

강원래와 구준엽은 춤에 미쳐있던 대학생이었다. 강원래는 "듀스 멤버가 연락이 와서 댄스 경연 대회가 있는데 너무 잘하는 사람이 많다고 기를 좀 꺾어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때 연말 대회 때 구준엽 씨랑 저를 보고 현진영 씨 매니저가 러브콜을 해서 군대 가기 전에 아르바이트로 재미있겠다 싶어서 시작하게 된 거다"며 클론의 시작을 설명했다.

강원래는 "DJ 창환이 형이 불러서 군대 갔다 오면 가수 시켜주겠다고 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 이후 군대에 갔는데 신승훈 씨, 김건모 씨가 나오더라. 창환이 형이 제작한 가수라고 하더라. 그게 인연이 됐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렇게 데뷔한 클론은 1996년 서울 가요대상에서 최고 인기가수상 영예를 안았다.

문나이트에서 음악을 가장 잘 틀기로 자자했던 DJ 캣 허정회가 깜짝 출연해 놀라움을 안겼다. 허정회는 "DJ를 시작하면서 빌보드 차크, AKFN을 보고 안 후 미 8군에 있는 PX에서 사 왔다. 문나이트에 오면 어떤 새로운 곡을 들을 수 있고, 어떤 가수가 있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SBS '전설의 무대-아카이브K' 캡처)

뉴스엔 박정민 od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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