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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저도 이제 나이 들었죠, 흰머리 많아요! 하하" [낡은 노트북]

김유진 입력 2021. 01. 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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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노트북]에서는 그 동안 인터뷰 현장에서 만났던 배우들과의 대화 중 기사에 더 자세히 담지 못해 아쉬웠던, 하지만 기억 속에 쭉 남아있던 한 마디를 노트북 속 메모장에서 다시 꺼내 되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흰머리가 희끗희끗하다고요? 어휴, 많아요! 저도 이제 나이 들었죠.(웃음) 건강검진도 받았는데, 특별히 어디가 딱히 안 좋거나 한 곳은 없지만 조금 조금씩 다 수치가 많이 낮아졌더라고요." (2019.02.18. '사바하' 인터뷰 중)

영화 개봉 전 보통 삼청동에서 진행되는 라운드 인터뷰 현장을 찾다 보면, 때때로 배우들의 사복 패션이나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맨얼굴을 마주하게 됩니다.

보통 이르면 10시에도 시작되는 일정상 저녁 스케줄을 위해 메이크업부터 의상까지 미리 단장을 하고 오는 경우도 종종 있고, 취재진을 만나는 자리에는 정장을 입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며 양복 차림으로 나타나는 배우도 있죠. 또 편한 캐주얼에 보통 공식석상에서는 볼 수 없는 안경까지 쓴 노메이크업으로 현장을 찾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 모습도 저 모습도 다 그들의 개성이기에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2019년 2월, '사바하'로 이정재를 만났을 때 그는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얼굴에 단정한 셔츠 차림으로 자리했죠. 이틀의 인터뷰 중 점심을 지난 오후 1시, 노곤해질 수 있는 시간임에도 영화 공개 후 이어진 호평 덕분인지 표정은 한결 여유로웠고 목소리에서는 설렘과 떨림이 함께 묻어나왔습니다.


'사바하'는 이정재가 5년 만에 선택했던 현대극으로도 주목받았습니다. 신흥 종교의 비리를 쫓는 종교문제연구소 소장 박목사 역으로 분해 인간적이고 진지한 모습 등 다채로운 얼굴로 영화의 흥행을 이끌었죠.

현실 속 이정재는 누구보다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던 중이었습니다. '사바하' 전작이었던 '신과함께-죄와 벌'(2017), '신과함께-인과 연'(2018)에서는 염라대왕 역으로 누구보다 강렬한 존재감을 남기며 특별출연이었음에도 관객들의 남다른 지지를 얻기도 했죠.

1993년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정재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으로 많은 얼굴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절친한 동료 정우성과 함께 한 '태양은 없다'(1999) 등 액션 영화에서도 날렵함을 선보여 왔고요.

차곡 차곡 쌓여가는 필모그래피와 어우러지는 연기 경험만큼 시간이 흐르며, 어찌하였든 한 살 한 살 자연스럽게 나이도 늘어갔습니다. 배우라는 직업의 특성상 자기관리가 곧 일인 그들이기에, 화면에서 보던 것처럼 완벽하게 꾸미지 않은 모습이더라도 각자의 분위기를 풍기곤 하죠. 이정재 역시 2년 전 당시 '하늘의 뜻을 알게 된다'는 지천명(知天命·50세)에 가까워지고 있는 때였지만 숫자로 보이는 나이보다 동안 외모를 자랑하기도 했고요.


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쌓아온 작품 수만 50여 편에 이르는 그에게, 인터뷰 말미 TV에서 본인이 출연했던 예전 드라마나 영화가 나오면 다시 보게 되는 편인지 물었습니다.

"아…" 잠시 떠올리며 웃은 이정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모니터 하게 돼요. '저 땐 왜 그랬을까, 저 때의 문제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보게 되더라고요. 그것과 유사한 실수를 하고 싶지 않으니까요"라고 얘기했죠.

'그 작품들을 지금 찍으면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냐'는 취재진의 물음에는 이내 "저도 옛날 드라마나 영화들을 보고 나서, '저걸 다시 하라고 하면 다시 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거든요? 그런데, 못할 것 같아요. 그 때만 쏟아낼 수 있는 에너지가, 그 때 밖에는 안 나오는 것 같아요"라고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다시 '신과함께'의 염라대왕이나 '관상'의 수양대군을 연기한다고 하면? 솔직히 더 잘 할 수 있을지 자신은 없어요. 제 눈에는 미흡한 부분들이 너무 눈에 보이죠. 누군가가 '너 그때 미흡했으니까 다시 노력해서 더 잘해봐'라고 얘기하시면, 어휴. 좀 겁날 것 같아요. 그래서 역시 다 그 때 쏟아낼 수 있는 에너지가 따로 있는 것 같고요. 물론 더 매끄럽게, 더 세련되게 혹은 어떻게든 더 진중하게 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보여지는 것 뿐이지 그 때의 에너지는 다신 못 나오지 않을까요."


이정재의 옆에 자리했던 취재진은, 그렇게 액션 등 많은 작품을 통해 빛나는 한 시절을 보냈던 그에게 '시간이 지난만큼 이제는 그 나이 대에 맞는 역할들이 또 주어지는 것 같다'고 얘기했습니다. 이어 "옆에서 바라보니 이제는 흰머리가 희끗희끗 보인다. 이정재도 나이를 먹나보다"라고 웃으며 살짝 말을 더했죠.

이내 왼손으로 직접 본인의 왼쪽 머리칼을 쓸어 넘긴 이정재는 "어휴, 많아요! 저도 이제 나이 들었죠"라며 껄껄 웃었습니다. 짧은 순간 속, 세월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이정재의 연륜이 스쳐지나갔죠.

아무리 배우가 직접 한 말을 글로 옮겨보는 것이라지만, 3자가 상대의 흰머리까지 언급하는 게 과연 괜찮을까 싶어 살짝 소심하게 몇 번을 다시 생각했었습니다. 혹시나 해 찾아보니, 이미 배우 본인이 자신의 흰머리를 직접 언급한 적이 있더군요.



11년 전인 2010년 영화 '하녀'의 방송 인터뷰 당시에는 "데뷔한지 17년째다. 이제는 흰머리도 많이 나고 주름도 생기고 있다. 염색을 하고 있다"고 고백했고요. 2013년 대종상영화제에서 인기상을 수상했던 때에는 객석 인터뷰 중 '젊음의 유지 비결이 무엇이냐'는 MC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 저도 지금 옆쪽에 흰머리가 너무 많다"고 솔직하게 답해 오히려 MC를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흰머리 헤어스타일은 '신과함께' 시리즈의 염라대왕 역 등 분장한 그의 작품 속 캐릭터로도 만나볼 수 있었죠. 이 스타일까지도 워낙 자연스럽게 소화했던 그였습니다.

"모든 파트에서 기능 저하가 시작됐다"고 넉살을 부리는 이정재에게 '건강검진은 받았냐'고 물으니 "11월(2018년)에 받았어요. 다 안 좋죠 뭐. 특별히 어디가 딱히 안 좋거나 한 곳은 없지만 조금 조금씩 다 수치가 많이 낮아졌더라고요. 아이고, 이거…"라면서 슬쩍 쓴웃음을 지으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건강해야 한다"는 너스레에는 "기원해주십시오"라며 화답했죠.



이정재는 출연작인 '신세계'(2013), '관상'(2013), '암살'(2015)로 "거 중구형 장난이 너무 심한 거 아니오", "내가 왕이 될 상인가", "내 몸에 일본 놈들의 총알이 여섯 개나 박혀있습니다" 등 다양한 명대사를 보여주며 연예인들이 도전하는 대표적인 성대모사 인물로도 꼽힙니다. '관상' 개봉 전 팬들과의 만남 당시 한 팬이 언급한 "얼굴에 (잘생)김 묻었어요"라는 에피소드를 통해 연예계 '잘생김'의 대명사가 된 것까지, 시간의 흐름과 상관없이 전 세대들과 폭넓게 소통해오고 있고요.

이정재와 작품 이야기를 나눴던 것은 '암살'과 '사바하' 개봉 전 두 번 뿐이었지만, 짧은 만남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그가 대화에서 주로 많이 사용하던 표현은 "맞습니다"였습니다. 상대의 말을 먼저 듣고 동조한 뒤,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곤 했죠. 그의 말처럼 흰머리도 나고 주름도 생기고, 20대 시절 이정재가 가졌던 날카로움은 조금씩 둥글둥글하게 깎여가고 있는 듯 합니다. 쌓여가는 세월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구나 생각해보고요.

현재의 이정재는 드라마 '오징어게임' 촬영에 이어, 감독 데뷔작인 '헌트' 준비까지 쉴 틈 없이 일하고 있습니다. 23일 종영한 SBS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는 정우성을 지원사격하기 위해 특별출연하며 화제를 모았죠. 시간이 갈수록 연기를 바라보는 이정재의 시선은 그렇게 조금씩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각 영화·드라마 스틸컷, KBS·SBS 방송화면, 스튜디오앤뉴, 아티스트컴퍼니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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