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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이경규의 솔직한 반성이 주는 의미

정한별 입력 2021. 01. 1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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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가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 고민을 털어놨다. 방송 캡처

누구나 잘못을 한다. 연예인도 예외는 아니다. 중요한 건 자기반성과 개선 의지다. 그럼에도 스타들이 공개적으로 자아 성찰의 시간을 갖긴 어렵다. 그래서 이경규의 행보가 더욱 눈에 띈다.

지난 11일 방송된 KBS Joy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이경규가 의뢰인으로 등장했다. 이경규는 자신의 태도에 대한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왜 이렇게 화가 많이 나는지 모르겠다. 옛날보다 더 심해졌다"고 입을 열었다.

이경규는 "카메라 앞에서는 화를 잘 안 낸다. 이미지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카메라만 없어지면 화가 난다. 누구든 걸리면 화를 낸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전에도 화를 냈다. (작가에게) 프로그램 설명을 듣는데 정말 많은 일을 시키더라. 휴대폰을 던져 버렸다. 그런데 막상 촬영 현장에 오니 시킨 일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규는 이어 "애꿎은 작가들에게 화를 낸다. 저녁에 함께 술을 마시면서 사과한다. 전날 통화한 '무엇이든 물어보살' 작가에게도 밥을 한 번 사주려고 한다. 그동안 잘 참았었는데 요즘 부쩍 다시 화가 난다"며 자신이 상처를 줬던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진정성은 느껴졌지만, 많은 이들이 분노할 법한 내용의 고백이었다. 실제로 이경규는 방송 후 시청자들로부터 비판받았다. 1981년 데뷔해 41년째 대중의 앞에 서고 있는 이경규도 이러한 반응을 예상했을 것이다.

자신의 흠을 나서서 떠벌리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이미지가 중요한 연예인들 중에는 더욱 찾아보기 힘들다. 이경규 역시 방송을 통해 이미지 관리에 신경 쓴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도 이경규는 왜 굳이, 욕을 먹기 위해 시청자들의 앞에 나선 것일까.

그 이유는 이경규의 자기반성과 개선 의지에서 찾을 수 있다. 반성한 이경규는 스스로를 고발하고, 시청자들의 정중한 비판을 받아들여 자신의 태도를 고쳐나가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이경규는 이전에도 다양한 방송을 통해 자신의 흠을 털어놓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자신을 비판하는 자리가 편하지만은 않았을 텐데도 이경규는 늘 침착한 태도로 대응했다.

과거 이경규가 진행하던 SBS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는 홍석천이 등장했다. 홍석천은 방송에서 자신의 출연을 이경규가 반대했던 일을 언급했다. 이경규가 홍석천의 출연을 꺼린 이유는 성 소수자가 등장하면 불편해하는 시청자들이 존재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김제동은 "이경규 씨가 진심으로 반성했다"고 말했고, 홍석천은 "이경규 씨가 녹화 후 내게 '선입견이 있었다. 미안하다'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경규는 이때 시청자들로부터 비난 대신 응원을 받았다. 반성하는 태도와 개선 의지가 돋보였기 때문이다.

때때로 이경규는 카메라 앞에서도 까칠하고 솔직하다. 이러한 성격 때문에 그는 대중으로부터 비난받기도 한다. 그런데 그를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까칠'과 '솔직'뿐이었다면, 긴 시간 방송계에서 롱런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이수근은 '무엇이든 물어보살'을 통해 "이경규는 화가 많다. 그렇지만 미담도 많다. 1년에 한 번씩 미담이 꼭 나온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다양한 방송을 통해 한철우 션 서민정 이윤석 윤형빈 등의 스타들은 이경규의 미담을 공개했다.

눈치 보지 않고 내뱉는 '사이다 발언'으로 이경규가 큰 사랑을 받아온 만큼, 자신만의 캐릭터를 위해 어느 정도의 '예능용 분노'를 남겨놓는 것은 좋다. 그러나 그 분노가 방송작가 등 죄 없는 타인을 향한다면 시청자들은 어느 순간 그에게서 등을 돌릴 것이다. 이경규도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태도를 확실히 바꾸고자 스스로의 흠을 들춰낸 듯하다.

방송을 통해 강한 개선 의지를 드러낸 이경규. 그의 달라진 모습을 본다면 더 많은 이들이 그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정한별 기자 onest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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