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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코로나19 속 가요 시상식, '강행' 의미 있었나

홍혜민 입력 2021. 01. 0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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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팬데믹 시국 속 주요 가요 시상식들이 일제히 행사를 강행한 가운데, 이들의 선택이 주는 아쉬움은 어느 때보다 짙다. '2020 MAMA' 제공, 골든디스크어워즈 제공

2021년이 시작된 지 일주일째, 지난 한 해를 결산했던 주요 연말 가요 시상식 역시 대부분 막을 내린 가운데 '골든디스크어워즈'가 대미의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유례없는 팬데믹 시국 속 주요 가요 시상식들이 일제히 행사를 강행한 가운데, 이들의 선택이 주는 아쉬움은 어느 때보다 짙다.

지난 연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확산세가 날로 악화되면서 연말 가요 시상식들의 개최 여부에도 큰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확산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2020 멜론 뮤직 어워드(MMA)'나 '2020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는 물론 방송 3사 연말 가요 시상식 등 국내 주요 시상식 사운데 행사 취소를 택한 곳은 없었다.

취소나 일정 연기 대신 '강행'을 택한 시상식들은 무관중을 원칙으로 정부의 방역 수칙을 지키는 가운데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행사에 참석하는 아티스트들의 동선이 겹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 녹화를 최대한 활용한 무대 구성 역시 예전과는 달라진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사례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2020 MAMA'의 경우 시상 사이사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투입된 방역 스태프의 의상과 방역의 실효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형광색 하이힐과 은색 전신 타이즈 의상을 착용한 방역 요원의 차림새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스태프로서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수상자들의 앞에서 소독약을 뿌리는 행위가 큰 효과가 없는 '보여주기식 방역'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철저한 방역 지침 준수를 증명하기 위해 도입됐던 해당 장치는 결국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 부족'이라는 비판 여론만 불러일으킨 셈이 됐다.

가요 시상식들이 줄줄이 강행되는 가운데 가요계에서 잇따른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시상식 사전 녹화에 참석했던 일부 가수들이 '연쇄 감염'의 불안에 떨어야 하기도 했다.

지난달 7일 청하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직후 앞서 청하와 밀접 접촉을 가졌던 다수의 걸그룹 멤버들이 선제적 코로나19 검사와 자가 격리를 실시하며 일대 혼란이 일었다. 문제는 트와이스 사나였다. 비활동기였던 타 그룹 멤버들과 달리, 트와이스는 당시 '2020 MAMA' 등에도 참석했던바 사나가 확진 판정을 받게 될 경우 그 여파가 거셀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후 사나는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활동을 재개했지만, 이 과정에서 다수의 가요계 관계자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KBS2 '가요대축제'의 경우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이 동선 겹침을 최소화하고자 사전 녹화 방식을 이용해 무대를 꾸몄지만, 골든차일드 봉재현의 확진 이후 그와 동선이 겹친 멤버 및 스태프가 있던 그룹 NCT·세븐틴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며 일대 혼선이 일었다. 앞서 사전 녹화를 취소했던 NCT의 경우 행사 당일 멤버 전원 음성 판정을 받은 뒤 급박하게나마 무대에 섰지만, 에스쿱스의 검사 결과가 뒤늦게 나온 세븐틴의 경우 끝내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문제는 이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들과 대규모 확산의 위험, 방역 시스템에 대한 비판 여론이 애초부터 예상됐음에도 모든 시상식들이 '강행'만을 고집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예년과 비교했을 때 올해 시상식의 무대가 이 모든 리스크를 감안할 만큼 뛰어나지도 않았다는 점은 더 큰 아쉬움을 불러일으킨다.

실제로 올해 대부분의 시상식들은 축제의 분위기보다는 '명맥 잇기'식 행사라는 이미지를 지우기 어려웠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행사에 대한 의미는 있었을지 몰라도, '시상 쪼개기' '임팩트 없는 무대' '지나치게 긴 행사 시간' 등 매년 연말 시상식에 쏟아졌던 지적들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저 연말을 기념한 '대규모 음악 방송'을 보여주고자 했던 거라면, 이토록 많은 아티스트들과 인력들이 감염의 우려를 감안하면서까지 행사를 강행할 의미가 있었나 하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다행히 잇따른 가요 시상식 일정 속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코로나19 연쇄 확진자 발생'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과연 '확진자 발생을 피했다'라는 사실에 위안을 삼으며 올해 행사를 성공적 마무리라 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팬데믹 시국, 쏟아지는 우려의 시선 속 개최를 택한 데 대한 '명분'과 그를 뒷받침할만한 '결과'는 도무지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제35회 골든디스크어워즈'는 오는 9·10일 오후 3시 50분 개최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는 물론 한 해 음악 시장을 총결산하는 시상식으로서의 '본분'과 '의미'를 모두 다 잡는 축제의 장으로 아쉬웠던 올 연말 가요 시상식의 마침표를 찍길 바란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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