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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의 골목식당' 속터짐과 뿌듯함 사이에서..[SE★VIEW]

최상진 기자 입력 2020. 12. 2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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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내가 그럴 줄 알았다.”

23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중간점검 편을 본 많은 시청자들이 이와 같이 말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가끔 돌아오는 중간점검은 속터짐과 뿌듯함 사이에서 사람들을 오락가락하게 한다. 뜻하지 않게 상표권 분쟁을 앞둔 덮죽집 문제를 알아보는 과정을 통해 제작진은 소상공인들이 겪을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대비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했다. 변함없이 노력해 온 이들에 대한 보상이기도 하지만, 흔하디 흔한 ‘사냥꾼’ 들에 대한 경고이기도 했다.

함박스테이크집 청년 사장님들의 모습은 ‘노력하면 좋은 일이 온다는, 성공은 일확천금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치를 다시 일깨웠다. 수제 함박집을 쇼핑몰에 입점시키는 것을 염두하고 노력하고 있지만, 패티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어려운 상황을 호소하는 이들에게 백종원은 ‘심각하게 같이 고민해보자’며 손을 내밀었다. 열심히 노력해왔으나,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에 부딪힌 그들에게 프로그램이 든든한 길잡이 역할을 해준 셈이다.

갑작스레 떠난 엄마의 맛을 지키려는 딸의 노력도 큰 감동이었다. 엄마와 딸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던 국수집 사장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곳으로, 어머니가 지난 5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뒤 딸이 그 맛을 유지하고 있었다.

국수와 김치 레시피는 엄마가 딸에게 남겨놓은 유언이자 유산이었다. 평소에 비해 양념을 두 배나 해놓고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말과 ‘골목식당’ 촬영분을 통해 엄마의 레시피를 확인하며 그 맛을 찾기 위해 수없이 다시 김치를 담갔다는 딸 사장님의 말은 큰 울림을 남겼다. 묵묵히 삶을 지탱하던 어머니의 길을 따라 이제 홀로 걷기 시작하는 그에게 프로그램과 MC들의 ‘맛있다’는 한 마디는 앞으로도 잘할 수 있다는 든든함으로 다가왔으리라 믿는다.

백종원은 이들에게 “잘 지켜주셔야 힘도 나고 에너지도 생긴다”며 응원했다. 이 말은 프로그램의 취지 이면의 목적이기도 하다. 장사를 잘 되게 하는 것이 아닌, 근본적인 행동 변화를 통해 의지를 불어넣는 것. 인터레어 바꾸고 레시피 주는 것은 단지 일부일 뿐,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 기회를 붙잡고 앞을 보며 나아가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운다.

잠시의 욕심에 무너지고, 받아들이지 못해 무너지고, 성실하지 못해 무너지는 모습을 통해 프로그램은 ‘견뎌내는 의지와 발전하고자 하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일확천금을 꿈꾸지만 무너지는건 한순간이다. 50% 할인해준다는 말에 헬스장을 1년 계약해놓고 불룩한 배를 쓰다듬으며 식스팩을 상상하지만, 한달도 안돼 환불해달라 떼쓰는 사람들이 어디 한둘인가.

“왜 손님이 안 오는지 모르겠다”는 떡볶이집은 극명한 사례를 보여줬다. 반가운 말투와 배려가 짜증스럽게 느껴지는 순간 올게 오고야 말았다. 6일된 기름, 덜 익은 튀김, 굳어버린 떡볶이까지. 가르쳐준 모든 것을 잃어버린 듯한 사장님의 모습은 ‘늘 해왔던 대로’ 돌아가버렸다. 정말 어려웠던 걸까. 계속 ‘이제 다시 잘 하겠다’는 이들에게 백종원은 말한다. “미안하지 않냐”고. “저울 눈금은 맞출 줄 아냐”는 질문에 모든 것이 무너져내렸다.

‘골목식당’은 미약한 상권에서 어려움을 겪는 식당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방송의 힘을 더해 부흥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여러 골목이 특혜를 봤으나, 지방 관광지를 제외하고는 효과가 오래 가지 못했다. ‘어떻게 유지하는가’에 대한 문제를 일부 사장님은 풀어냈고, 많은 사장님들은 제자리로 돌아갔다.

방송은 집 짓는 과정을 알려주고, 바닥을 다져주고, 재료까지지 제공했다. 그런데 귀찮아 쉬고, 설계를 마음대로 바꾸고, 싼 재료로 바꿔쓰면 다 지은 집이 비가 새지 않고 버티겠나. 중간점검은 ‘천금같은 기회’를 부러워하는 이들에게 ‘정신 차리고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숨겨진 메시지를 차분히 전하고 있다.

/최상진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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