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틀맨·김현식 AI로 부활시킨 이유 묻자, PD가 내놓은 답
[손화신 기자]
우리나라 가요사에서 빠져서는 안 될 뮤지션 고 김현식. 1980년에 데뷔해 '봄여름가을겨울', '사랑했어요', '비처럼 음악처럼', '내 사랑 내 곁에' 등 음악사에 길이 남을 명곡들을 세상에 선물하고 떠난 사람.
김현식의 30주기를 맞이해, Mnet < AI음악프로젝트 다시 한번 >이 국내 최초로 그의 목소리와 모습을 복원하는 데 도전했다. 2부작으로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첫 편으로 지난 9일 거북이의 멤버 고 터틀맨을 복원해 12년 만에 거북이 완전체 무대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 16일엔 고 김현식을 복원해 그를 그리워하는 대중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 Mnet 특집프로그램 <다시 한번>의 한 장면 |
ⓒ Mnet |
< AI음악프로젝트 다시 한번 > 김현식 편은 앞선 터틀맨 편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와 함께 한 동료인 김종진, 권인하 등의 이야기 덕분에 김현식이 왜 대중들에게 그토록 깊은 울림을 안길 수 있었는지, 왜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전설로서 기억되는지 그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영혼을 토해내듯, 절규하듯 부르는 그의 특별한 목소리를 다시 한번 듣고 싶다는 생각을 시청자는 자연히 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AI 기술을 활용해 그의 목소리를 재현해내는 게 쉽지는 않았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CJ ENM 콘텐츠혁신기획제작팀 유승열 기획피디는 지난 16일 서면인터뷰를 통해 "시간이 오래 흐른 만큼 데이터가 오래되기도 했고, 양이 충분하지 않아 기술을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 Mnet 특집프로그램 <다시 한번>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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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의 동생으로 사는 게 어렸을 때는 싫었는데 오늘만큼은 김현식 동생 김현수라는 게 자랑스럽다.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주신 제작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처럼, 복원된 목소리로 구현된 무대를 지켜보는 유가족을 비롯한 주변인들의 반응을 보고 유승열 피디는 큰 감동을 느꼈다고 인터뷰에서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고인을 추억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드린 것 같아 다행이었다"며 기획취지에 공감해준 데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본질 흐려지지 않을까 경계하며 만들어"
유승열 피디는 터틀맨과 김현식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거북이의 경우 오랜 시간 미디어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으면서 대중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히는 것 같아 아쉬웠다. 또 김현식 님의 경우 30주기에 맞춰 추모 프로젝트의 하나였다"고 답했다.
▲ Mnet 특집프로그램 <다시 한번>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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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송이 시작되기 전 일각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해 고인을 되살리는 것이 추모인가, 존엄성 훼손인가 하는 질문도 있었다. 이러한 질문에 유승열 피디는 "제작 전 저희 제작진은 고인의 유족, 주변인들, 그리고 오래된 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동의를 얻고 시작했다"고 밝히며 "고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이들을 추모하고자 하는 제작진의 기획의도를 훼손시키지 않기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했다"고 답변했다.
"제작진 모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진정성'이었다. 고인을 주변에서 지켜본 이들의 의견을 가장 중요시했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저희의 본질이 흐려지지 않을까 경계하며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유승열 피디)
방송 전 일각의 우려와 달리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AI 기술을 통한 고인의 복원이 그를 추모하는 방향으로 온전히 기울어져 있었다. 덕분에 촬영을 함께한 객석의 유가족과 팬들도, 안방에서 이를 지켜본 시청자들도 그리운 목소리를 다시 듣는 기적을 통해 감동을 받을 수 있었다.
▲ Mnet 특집프로그램 <다시 한번> 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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