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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소신 꺾을 때도 됐다, 그를 능가하는 방송인이 없기에

김교석 칼럼니스트 입력 2020. 12. 1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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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개국 30주년 연예대상,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있으려면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2019년 연말 시상식 시즌의 주인공은 김구라였다. 기억이 가물가물한 지난해 방송 3사의 방송연예대상 수상자는 몰라도 김구라의 말은 여전히 기억되고 다시금 회자된다. 그는 '2019년 SBS 연예대상' 대상 후보로서 인터뷰를 하던 중 "내가 대상 후보인 것 자체가 스스로 납득이 안 되는데, 시청자들에게 납득이 될지 걱정스럽다. 방송사에서 구색을 맞추려고 8명 넣은 것 같다"는 이른바 '구색론'을 펼치며 장안의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어 "'연예대상'이 이제는 물갈이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며 방송 3사 통합론을 주장했다. 많은 시청자들이 10년 넘게 답답했지만 방송사가 애써 외면해온 이야기를 생방송에서 터트렸다.

그리고 1년여가 지난 지금, SBS의 유튜브 프로그램 <제시의 쇼터뷰>에 출연해 이번 주말(19일) 앞두고 있는 <2020 SBS 연예대상>에 대해 또 한 번의 조언을 했다. 한마디로 "이제는 백종원이 받아야 할 때"라고.

백종원은 그간 사업가의 정체성을 내세우며 방송 시상식에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걸 불편해했다. 매번 강력한 불참 의사로 기권 의지를 확실히 밝히거나 고사했다. 2014년 <마리텔>로 방송에 들어온 이후 방송가의 센세이션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수많은 대형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도 연말 시상식에서 호명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이런 백종원의 개인적 소신은 연예대상 시상식의 안 그래도 얇고 바스락한 신뢰도에 치명타다. 현재 방송인 중 유재석, 김병만 정도를 제외하고 자신의 브랜드로 프로그램을 런칭할 수 있는 인물이 없을 뿐 아니라 지난 5년으로 따지면 백종원을 능가하는 방송인은 아예 없다.

방송인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보다 활발히 방송 활동을 하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지상파 정규 편성 프로만 현재 3편을 진행 중이며, 활발히 활동 중인 구독자수 464만 명의 대형 유튜버기도 하다. 그간 타이틀롤을 맡은 프로그램만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한식대첩>시리즈, <집밥 백선생>, <고교급식왕>, <백종원의 삼대천왕>, <양식의 양식> 등이 있다. 나영석 사단의 <강식당>, 최근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등등 얼굴을 내비친 프로그램도 숱하다. 여기에 최근 넷플릭스에서 제작하는 술과 음식을 곁들인 토크쇼 <백스프릿>까지 출연을 확정하며 그 어떤 방송인보다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중이다. 더 이상 방송인인가 사업가인가의 정체성 논란이나 경계는 무의미해졌다.

게다가 SBS는 백종원을 피해가기 곤란한 입장이다. 여전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은 집밥, 요리연구를 넘어선 오늘날 백종원 브랜드의 근간이 된 이른바 '선한 영향력'의 핵심 콘텐츠들이다. 예상치 못한 팬데믹까지 덮치며 선한 영향력은 개인의 진심인 동시에 '감성' 마케팅의 자리를 차지한 비즈니스의 근간이자 시대정신으로 각광받고 있다.

내년이면 4년차에 접어드는 <골목식당>은 백종원만이 가질 수 있는 브랜드 가치를 드러내는 핵심 콘텐츠다. <골목식당>은 이번 주 돌아온 연말을 맞이해 방송에 나온 집들을 찾아가 불시에 점검하는 '연말특집'을 시작했다. 약속을 지키지 않고, 기본이 안 된 가게에서는 "장사 진짜 너무 심하게 한다. 손님한테 이렇게 얘기하면 안 된다"고 일갈하기도 하지만, 표절과 법적 도용 문제가 불거진 포항 덮죽집 같은 경우는 바쁜 스케줄 와중에 소수의 제작진만 데리고 홀로 찾아가서 이야기를 들어준다. '혼자가 아니라며 내가 대신 싸워줄게요'라며 '우리가 듣고 싶은' 한마디를 남기며 든든한 버팀목다운 면모를 선보였다.

백종원 이외에 방송의 힘을 활용해 긍정적인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리고 이를 예능 콘텐츠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한 사람을 돕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위생, 리뷰 문제를 굳이 다루는 것처럼 문화와 의식 수준을 바꾸는 데 자신의 영향력을 십분 활용한다.

백종원은 2014년 집밥 열풍을 일으킨 이래 지금까지 굉장히 다양한 프로그램과 콘텐츠로 대중과 만나고 있지만 전혀 고갈되지 않고 오히려 플랫폼을 확장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의미와 재미, 콘텐츠와 캐릭터, 정보와 웃음, 휴머니즘을 동시에 갖춘 프로그램을 보장하는 방송인은 여전히 백종원이 유일하다. 올해는 특히나 여건상 새로운 시도나 바람이 불지 못한 가운데 기존 장수 예능들이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SBS의 경우 개국 30주년을 맞아 풍성하게 차린다고는 하지만, 연말 시상식에 대중의 관심과 기대가 쏠리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런 이때 또 한 번 시상식이 방송사의 내부 논리만으로 진행된다면 촌극을 넘어선 불상사가 될지도 모르겠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SBS,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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