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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터틀맨·김현식에 BTS 슈가까지 소환..신기술에 빠진 방송가

김현식 입력 2020. 12. 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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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다시 한번', 터틀맨·김현식 목소리 재현
SBS, 내년 1월 'AI vs 인간' 방송 예정
'2020 MAMA'는 볼류매트릭 기술 적용해 눈길
‘다시 한번’이 AI 기술로 재현한 故 터틀맨.(사진=Mnet)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넌 결국 해낼 거잖아 / 항상 좋기만 할 수는 없잖아 / 인생이라는 건 각자 주인공인 거야 ♪’

2008년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난 혼성그룹 거북이의 리더 고(故) 터틀맨의 목소리가 신규 방송 프로그램에서 울려 퍼졌다. CJ ENM 음악채널 Mnet의 특집 방송 ‘AI 음악 프로젝트 다시 한번’ 측이 AI 기술로 터틀맨의 목소리를 재현한 것이다. 기존 발표곡이 아닌 새로운 노래로 무대를 꾸미는 모습을 다뤘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2부작으로 기획된 ‘다시 한번’은 대중이 그리워하는 아티스트들의 목소리와 모습을 AI 기술로 재현해 새로운 무대를 선보이고 동시에 고인의 생전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포맷의 프로그램이다. 지난 9일 방송된 첫 화에는 터틀맨의 목소리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OST로 쓰인 가호의 곡 ‘시작’을 개사한 ‘새로운 시작’이 불려지는 과정이 담겼다. 제작진은 AI가 특정 목소리를 학습하고 분석하게 한 뒤 해당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게 하는 AI 음성 복원 기술 방식을 활용했다. 여기에 더해 페이스 에디팅 기술로 터틀맨의 모습까지 재현했다. 이에 거북이의 ‘완전체’ 무대가 12년 만에 만들어졌고, 방송 이후 ‘감동적인 무대였다’는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다시 한번’ 측은 터틀맨에 이어 16일 방송된 2화에서 ‘비처럼 음악처럼’, ‘내 사랑 내 곁에’ 등의 명곡을 남기고 떠난 고 김현식의 목소리를 재현한 무대를 선보여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김현식의 목소리로 재탄생된 ‘너의 뒤에서’ 무대가 공개됐다. 작곡가 김형석의 피아노 연주가 더해져 깊은 울림을 자아냈다.
‘다시 한번’ 2화 방송 화면.(사진=Mnet)
故 김광석 목소리를 재현한다고 예고한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사진=SBS)
◇‘AI vs 인간’ 대결 포맷도…신기술 접목 사례 잇달아

CJ ENM 콘텐츠혁신기획제작팀 유승열 기획 PD는 이데일리에 “요즘 인기 있는 노래들도 충분히 좋지만, 한편으로는 과거에 사랑받았던 노래가 그리울 때가 있다”며 “그 시대 음악을 즐겨들었던 세대에게는 향수를, 어린 친구들에게는 신선함을 느끼게 하고 싶어 ‘다시 한번’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터틀맨과 김현식의 이야기를 다룬 이유에 대해선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분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노래로 감동을 전한 가수였던 그들의 무대가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고인의 유가족 및 주변인들의 의사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Mnet에 이어 SBS도 AI 기술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내년 1월 방송 예정인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이다. ‘AI vs 인간’은 작곡, 골프, 주식투자, 모창, 심리 인식 등 6개 종목에서 인공지능과 인간 최고수가 대결을 벌이는 과정을 그리는 포맷이다. SBS는 4부작으로 기획된 이 프로그램에서 1996년 세상을 떠난 고 김광석이 단 한 번도 부른 적이 없는 노래가 그의 목소리로 등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골프 여제’ 박세리와 AI 골퍼 간의 맞대결 모습도 공개한다고 예고했다.

이처럼 방송사들이 앞다퉈 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일 Mnet을 통해 전파를 탄 대중음악 시상식 ‘MAMA 2020’에서는 불류매트릭 기술로 인기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를 소환한 무대가 공개돼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슈가는 어깨 수술 여파로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방탄소년단은 ‘6인 체제’로 연말 스케줄을 소화 중이다. 이에 Mnet 측은 360도를 커버하는 여러 대의 카메라가 동시에 특정 대상을 촬영해 실사 기반 입체 영상을 만드는 기술인 볼류매트릭 기술을 활용해 슈가의 모습을 구현했다. 이에 방탄소년단 일곱 멤버가 모두 함께 무대에 올라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 1위에 오른 신곡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을 부르는 장면이 연출됐다.

볼류매트릭 기술을 통해 무대에 소환된 BTS 슈가. 사진 가운데.(사진=CJ ENM)
◇BTS 슈가도 소환…음악 분야서 접목 시도 활발

방송계 관계자들은 AI 기술과 각종 방송 콘텐츠를 결합하려는 시도가 앞으로 더욱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신기술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한 형태의 신규 프로그램의 경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용이해 최근 각 방송사들의 관련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신기술을 음악에 적용한 방송 콘텐츠를 만드는 사례가 활발하다는 점이다. 이는 음악 관련 콘텐츠를 즐기는 이들이 신기술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프라인 공연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증강현실(AR), 확장현실(XR) 기술 등을 접목한 온라인 콘서트가 줄줄이 개최됐고, 이에 신기술과 음악의 만남은 낯설지 않은 그림이 됐다. 최근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오는 31일 진행하는 온라인 합동 콘서트 ‘2012 뉴 이어스 이브 라이브’(2021 NEW YEAR’S EVE LIVE)에서 AI 기술로 제작된 홀로그램을 통해 고 신해철과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레이블 소속 가수들이 협업 무대를 펼치는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반감 우려도…신중한 접근 필요”

정덕현 평론가는 “음악 분야가 드라마, 영화 등 타 분야에 비해 신기술을 접목할 때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내기에 수월한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CJ ENM 유승열 기획 PD는 “AI 기술을 적용한 음악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려는 시도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하면서 “‘다시 한번’과 같이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신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이 아직은 실험 단계에 있는 만큼 경계해야 할 지점도 있다. 정덕현 평론가는 “상상력을 덧붙여 세상을 떠난 스타의 모습을 재현할 경우 자칫 해당 인물에 대한 추억이나 기억을 잘못 건드려 반감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AI 기술로 무분별하게 고인이 된 이들을 소환하게 되면 아련한 정서가 상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고, 윤리적인 부분에서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만큼 관련 프로그램 기획 및 제작 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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