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의 구원투수 '싱어게인', 오디션 홍수 속 사랑받는 이유 [스경X이슈]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2020. 12. 1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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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오디션 예능계에서도 JTBC에게도 ‘구원투수’다. 주춤하는 기세를 ‘싱어게인’이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첫 방송된 JTBC 예능 ‘싱어게인-무명가수전’(이하 ‘싱어게인’)은 성별, 국적, 장르를 불문하고 단 한 장이라도 앨범(싱글 포함)을 낸 적 있는 가수들이 참가해 경쟁을 펼치는 시스템이다.

‘또 오디션이야?’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잠시, ‘싱어게인’은 그간 쏟아져나왔던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과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참가자들이 자신의 이름 대신 1호부터 71호까지 번호를 붙이고 등장하는 ‘번호제’는 ‘무명가수전’이라는 부제에 걸맞은 콘셉트이자 보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묘책이 됐다. 뿐만 아니라 번호제는 탈락 이후 공개된 참가자들의 이름에 더 큰 관심을 집중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무엇보다 ‘싱어게인’이 사랑받는 이유는 ‘착한 오디션’이라는 매력 때문이다. 1등을 향한 치열한 경쟁을 보여주는 ‘독한 매력’이 이전 오디션 프로그램의 포인트였다면, ‘싱어게인’은 ‘무명 가수’들이 한 번 더 무대 위에서 반짝이도록 만드는 데 의미를 둔다. 이에 특정 장면을 여러 번 반복해서 편집하거나 이슈 메이킹을 위한 자극적인 편집을 하는 인위적인 연출 없이 ‘순한 맛’으로 진행된다.

이런 ‘싱어게인’의 방식은 자극적이어야 화제를 모을 수 있다는 과거 오디션 예능의 공식을 제대로 깼다. 진심을 다해 무대 위에 오른 참가자들의 마음을 시청자들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연출로 감동을 더하고 있다.

이렇듯 전에 없던 매력에 ‘싱어게인’은 예능과 드라마 모두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JTBC의 효자 프로그램으로 떠올랐다. JTBC의 장수 예능인 ‘아는 형님’은 4% 안팎의 시청률로 버티고 있고, 높은 화제성을 자랑했던 ‘뭉쳐야 찬다’와 ‘1호가 될 순 없어’ 역시 3~4%대 시청률로 주춤하고 있다. 드라마 역시 화요극 ‘라이브온’이 1%대를 넘기지 못하고 있고, 지난 11일 첫 방송된 금토극 ‘허쉬’도 1회 3.4%에서 2회 2.6%로 하락해 16일 첫 방송되는 수목극 ‘런 온’의 선전만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싱어게인’은 첫 방송 3.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에서 2회에는 5.4%, 3회에는 7.1%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 14일 방송된 5회는 7.5%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본선 2라운드 팀 대항전으로 시대별 명곡 대결이 펼쳐졌다. 나이와 시대를 뛰어넘는, 때론 유쾌하고 때론 먹먹한 무대들이 펼쳐지며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싱어게인’의 상승세는 JTBC에게만 반가운 게 아니다. ‘오디션 예능계 장인’으로 불렸던 케이블 채널 엠넷이 악마의 편집과 조작 논란으로 하락세를 걷고 있다면, ‘싱어게인’은 오디션 예능계의 단비 같은 존재로 떠올랐다. 트로트 열풍을 타고 호응을 얻고 있는 트로트 오디션을 제외하고, 반복된 경쟁에 지쳐 열기가 꺾인 오디션 예능에 대한 관심도를 다시 높이고 있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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