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예견된 비극,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 [TV와치]

박은해 2020. 12. 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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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좀 하세요. 제가 잘못 살았다면 그건 다 아버지 때문이에요. 비교하고, 경쟁시키고, 채찍질하고. 한 번도 진짜 사랑 준 적 없잖아요."

12월 15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 15회에서 천서진(김소연 분)은 자신의 아버지 천명수(정성모 분)에게 그렇게 말하며 절규했다.

천서진 역시 천명수처럼 자신의 딸 때문에 비극적인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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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은해 기자]

"적당히 좀 하세요. 제가 잘못 살았다면 그건 다 아버지 때문이에요. 비교하고, 경쟁시키고, 채찍질하고. 한 번도 진짜 사랑 준 적 없잖아요."

12월 15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 15회에서 천서진(김소연 분)은 자신의 아버지 천명수(정성모 분)에게 그렇게 말하며 절규했다. 이후 천서진은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아버지를 내버려 둬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는 패륜을 저질렀다. 자신의 딸에 의해 결국 죽음을 맞이한 천명수의 비극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25년 전, 천서진이 오윤희(유진 분) 목을 트로피로 그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오히려 오윤희를 학교에서 내쫓아버린 천명수는 그렇게 천서진을 악마로 키워냈다. 동생과 끊임없이 비교하교, 경쟁시키며, 성과를 내놓으라 닦달하는 천명수 밑에서 천서진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어른으로 자라났다.

자신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 아이를 트로피로 삼은 부모. 한 번도 부모의 진짜 사랑을 받은 적 없던 아이는 자신의 부모와 똑같이 성장했다. 천서진은 청아재단 차기 이사장 자리를 사수하기 위해 딸 하은별(최예빈 분)을 끊임없이 압박하고, 정서적으로 학대했다. 심한 수준의 가스라이팅을 당한 하은별은 불안장애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경쟁자 배로나(김현수 분)를 협박해 청아예고를 자퇴하라는 협박까지 한다. 히스테릭한 엄마가 무서웠던 아이는 자신의 안위를 위해 범죄도 불사하는 인간이 됐다.

천서진의 악행을 지적하고 바로잡는 것이 아니라 덮고 넘어갔던 천명수는 결국 딸의 외면 끝에 목숨을 잃었다. 천서진은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사랑 아닌 고통과 압박으로 딸을 키워낸다. 천서진 역시 천명수처럼 자신의 딸 때문에 비극적인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펜트하우스'에는 어른보다 무서운 막장 10대가 흔하게 등장한다. 이제 겨우 고등학교 1학년인 아이들은 부모의 부와 권력을 믿고 죄책감 없이 잘못을 저지른다. 집단 따돌림, 언어폭력은 물론 감금, 폭행에 이르는 범죄까지 가리지 않는다.

김순옥 작가의 전작 속 주인공들은 늘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업보로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자식 교육을 메인 스토리로 내세운 '펜트하우스'에서는 자식을 잘못 키운 업보를 치르는 인물들 모습이 그려질 예정이다. 권선징악이라는 주제 의식 아래 악역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과정은 무척이나 통쾌할 테지만 비극으로 끊어질 천륜에 벌써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사진=SBS '펜트하우스' 방송화면 캡처)

뉴스엔 박은해 p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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