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아직은 반쪽짜리에 불과한 '킹덤', 업계 관계자들 '반감' 여전

박정선 2020. 12. 9. 09: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엠넷

한 차례 론칭이 미뤄진 엠넷이 ‘킹덤’의 ‘커밍순’ 이미지를 공개하면서 내년 상반기 방영될 것으로 예고됐다. 그러나 아직 ‘반쪽짜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유는 현재까지 전체 출연 그룹(가수)의 ‘반쪽’이 공개 됐는데, 이들과 경합할 나머지 팀을 섭외하는 것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엠넷이 주최한 음악시상식 ‘2020 MAMA’에서 더 보이즈, 스트레이키즈, 에이티즈가 합동 무대를 꾸몄다. 이 무대는 ‘킹덤’의 예고편과 같은 역할을 했다. ‘킹덤’은 지난해 방송한 ‘퀸덤’의 보이그룹 버전이다. 앞서 엠넷은 “내년 상반기 편성을 목표로 섭외를 진행 중이다. 정확한 촬영 및 편성 일자는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


더 보이즈는 ‘킹덤’에 앞서 방송됐던 ‘로드 투 킹덤’의 우승 특권으로 자동으로 ‘킹덤’ 출연이 확정됐다. 여기에 스트레이키즈와 에이티즈가 새롭게 합류한 것이다. 앞선 방송에서 더 보이즈는 화려하고 스토리 있는 무대 연출로 극찬을 받았다. 이번 ‘2020 MAMA’에서 선보인 세 팀의 합동 무대도 기대 이상의 퀄리티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기획사 관계자들이 ‘킹덤’ 출연에 회의적인 이유는 프로그램의 성격과 포맷의 영향도 있다. 포맷 자체가 아이돌 그룹의 ‘급’을 나누고 줄을 세우는 형태이기 때문에 소속사, 혹은 가수들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뿐만 아니라 출연하게 되면 약 일주일의 짧은 시간, 그리고 완성도 높은 무대를 만들기 위한 제작비를 모두 소속사와 아이돌이 떠안아야 한다는 점도 달갑지 않다.


한 보이그룹의 소속사 관계자 A씨는 “신인들이라면 충분히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킹덤’은 이미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고, 도약점에 선 그룹을 섭외해야 하는데 이미 자신들의 위치에서 바쁘게 활동하고 있는 가수들이 가능할리 없다. 바쁜 와중에 출연을 하게 되면 쫓기듯 연습을 해야 하는데 엄청난 부담”이라고 말했다. 또 “소속사 입장에서도 소속 가수들이 나가봐야 본전 찾기도 힘든 프로그램에 엄청난 무대 제작비를 투자할 리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형 기획사 관계자 B씨 역시 “‘로드 투 킹덤’은 상대적으로 조명 받지 못했던 팀들에 대한 재발견의 의미가 있었다면, ‘킹덤’은 이미 어느 정도 팬덤이 구축된 팀들 간의 경쟁이다. 그러나 굳이 팀별 정체성이 잘 잡혀가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이라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격차를 만들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또 “출연자들의 면면을 보면, 기본 제작 의도도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디션 프로그램 조작으로 판결까지 받은 방송사에서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아이돌을 데리고 또 경연을 한다는 것에 대중이 얼마나 진정성을 느낄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엠넷은 오디션 프로그램 투표 조작으로 대중의 싸늘한 시선을 받고 있다. “(피해 연습생들에게)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로드 투 킹덤’에 이어 이번 ‘킹덤’ 섭외 과정에서도 적절치 못한 언행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을 피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돌 그룹이 다수 소속된 대형기획사 관계자 C는 “섭외가 아닌 협박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들 역시 “겉으론 오디션 프로그램 조작에 대한 반성의 뜻을 내비치면서, 여전히 기획사들에게는 방송사의 힘을 과시하면서 ‘갑질’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킹덤’ 뿐만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 출연까지 들먹이면서 합류를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긍정적인 시선도 ‘일부’ 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해외 투어가 불가능해지고, 국내에서도 설 수 있는 무대가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 ‘킹덤’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시선이다. 한 관계자는 “대형 기획사처럼 온라인 공연이 활성화 된 곳이 아니라면 소속 가수가 설 무대가 없기 때문에, 스케줄이 되면 나가서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방송이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진 못하지만, 남자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는 분명 화제성이 있긴 하다. 팬들 입장에서도 남자 아이돌들의 공들인 무대를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 듯 보인다”고 평했다.

데일리안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