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 여성은 왜 항상 성범죄 피해자가 될까 [TV와치]
[뉴스엔 서지현 기자]
예고 살인 추리극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앞세운 '낮과 밤'. 이 때문이었을까. '낮과 밤' 1회에선 많은 피해자들이 줄을 이었다.
11월 30일 첫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낮과 밤'(극본 신유담/연출 김정현) 1회에서는 도정우(남궁민 분)가 이끄는 서울지방경찰청 특수팀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도정우 팀은 언론에 제보된 예고살인을 토대로 현장을 쫓아다녔다. 앞선 세 건의 예고살인 현장에선 고등학생 김영준을 비롯해 만외그룹 전무 박규태, 재벌 2세 백승재 등이 숨졌다. 이어 네 번째 예고살인이 날아든 가운데 한 여성을 겁탈하려던 성폭행범은 특수팀이 보는 앞에서 기차에 치어 사망했다.
앞서 '낮과 밤'은 미스터리, 스릴러, 추리, 판타지 등을 토대로 한 극을 예고했다. 특수팀이 연쇄살인사건을 따라가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만큼 1회에선 극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앞서 '빌드업'이 펼쳐졌다.
특히 주인공이 특수팀 소속인만큼 다수의 범죄 장면과 살인 장면이 등장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또한 예고살인으로 사망한 이들 가운데 범죄자들도 있어 이들의 이야기를 설명하며 또 다른 범죄 장면이 사용됐다.
거듭되는 범죄 장면은 극을 긴장감 넘치게 만들었고,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장면엔 모두 여성 피해자들이 깔려있다는 점을 짚어 봤을 때 마냥 흥미진진한 드라마로 소비하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첫 번째 예고살인 사망자인 고등학생 김영준은 학교 후배를 강간한 뒤 집행유예를 받은 인물이다. 그의 배경을 풀어가며 피해 고교생이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 치는 장면이 사용됐다. 세 번째 예고살인 사망자는 클럽을 운영하는 안하무인 재벌 2세로 술에 약을 타거나 만취한 여성을 겁탈하는 장면이 표현됐다. 네 번째 예고살인 사망자는 대학교수였다. 그는 자신의 제자를 겁탈하려고 시도했고 이 같은 장면에선 "죽는 것보다 나랑 한 번 하는 게 낫지 않냐"라는 대사를 사용했다. 결국 피해 대학생은 성범죄를 피하기 위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에 더해 대학교수는 극의 말미 또 한 번의 성범죄를 저지르려던 중 피해자가 반항하며 미수로 그쳤다.
과연 극을 전개함에 있어서 이 같은 장면들이 꼭 필요했을까. 물론 '추리극'이라는 타이틀 아래 범죄 장면들이 표현될 순 있다. 그러나 성폭행범의 자극적인 대사나 피해 장면들을 굳이 여러 차례 집어넣어야 했을진 의문이 남는다.
앞서 다수의 작품에선 극적인 요소로 여성들이 성적 폭력을 당하는 장면을 자주 사용해왔다. 공포에 질리거나 범죄로부터 반항하는 여성들은 극을 전개하기 위한, 또는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요소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이러한 장면을 과한 연출로 부각해 '흥미' 요소로 소비한다는 것에 불편함이 느껴진다.
물론 드라마나 영화에서 남성 피해자들을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강도형 범죄의 피해자일 뿐, 성적 폭력에 대한 희생자는 드문 편이다. 여전히 극에서 여성들을 피해자로 그릴 때 '성폭력'이라는 장치를 사용해야 하는지는 아쉬움이 더해진다.
이러한 여성형 범죄 장면을 차치하고 '낮과 밤' 속 여성 캐릭터 소비 방식만을 봤을 땐 아쉬움이 없다. 공혜원(김설현 분)은 특수팀의 당당한 일원으로 힘을 쏟고 있고, 제이미 레이튼(이청아 분) 역시 1회 말미 성폭행범을 잡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등 주체적이고 당당한 여성 캐릭터로 표현됐다. 다만 그저 '낮과 밤'을 포함해 다수의 작품에서 '여성' 피해자를 그릴 때 천편일률적으로 '성범죄'를 떠올린다는 부분이 아쉬울 뿐이다.
'낮과 밤'은 이제 막 포문을 열었다. 1회에선 예고 살인과 관련해 다수의 의문점이 제기됐다. 과연 이들이 '믿고 보는' 배우들의 힘을 얻어 탄탄한 전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tvN '낮과 밤')
뉴스엔 서지현 sjay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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