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쌓인 감정을 터뜨린 기분" 박신혜의 이유있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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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의 시차를 두고 무선 전화기로 연결된 두 여성, 심지어 본인들의 행동이 상대의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안다.
호기심 어린 마음은 한 사람의 폭주로 인해 공포와 분노로 변하고 둘 다 미처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박신혜는 <콜> 을 택한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콜>
제가 나이를 한 살씩 먹으며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이 쌓였고, 그 에너지를 <콜> 을 통해 터뜨린 기분이었다.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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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필 기자]
▲ 영화 <콜>에서 서연 역을 맡은 배우 박신혜. |
ⓒ 넷플릭스 |
20년의 시차를 두고 무선 전화기로 연결된 두 여성, 심지어 본인들의 행동이 상대의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안다. 호기심 어린 마음은 한 사람의 폭주로 인해 공포와 분노로 변하고 둘 다 미처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영화 <콜>은 구성과 캐릭터 설정면에서 매우 간결한 이야기다. 푸에트리코와 영국의 합작 영화인 <더 콜러>를 한국적으로 리메이크 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배우 박신혜는 2010년대를 사는 서연 역을 맡아, 1990년대를 사는 영숙(전종서)과 말 그대로 자신과 가족의 운명을 건 맞대결을 펼친다.
네 명의 여성 배우가 모이다
호기심과 흥미. 박신혜는 <콜>을 택한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가상 현실 게임을 차용한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막 끝내고 지쳤던 터라 한 차례 거절한 이후 제작사 용필름과 감독을 만나면서 출연하기로 했다.
"(주요 배경이) 집 안이라 세트를 만들고 부셨다가 새로 짓고 또 부시는 과정을 반복하며 촬영했다. 아무래도 배우들이 얼굴이 아닌 수화기 너머로 연기해야 해서 목소리에 의지하며 촬영했다. 물론 실제로 배우들이 앞에서 대사를 읽어주긴 했지만 서로 실제 표정이나 행동을 보고 하는 게 아니라 더 감각에 기대 연기한 면이 있다. 생소하면서도 즐거운 도전이었다.
▲ 영화 <콜> 스틸 컷 |
ⓒ 넷플릭스 |
박신혜 말대로 영화엔 유독 서연이 혼자 욕하며 분노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애드리브도 일부 있었다. 박신혜는 "영숙의 광기처럼 서연도 독기가 있는 걸 표현하려 했다"며 "사람이 죽기 직전에 몰리면 어떤 말을 할까 생각하다가 제 안에 솔직한 면을 드러내려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극 중 서연의 엄마로 등장하는 김성령, 영숙 역의 전종서, 영숙 모인 이엘 등 여성 배우가 주축이 된 현장에서 호흡 또한 좋았다고 덧붙였다.
"터널에서 찍은 분량이 있는데 그땐 영숙에게 당한 상황을 곱씹으니 정말로 화가 났다. 복잡한 감정이 한꺼번에 오더라(웃음). 성령 선배님과는 벌써 세 번째 작품인데 인연이 10년이나 됐다. 엄마로 뵈니 그간 쌓아온 시간 덕에 애틋함이 커진 것 같았다. 그리고 전종서 배우는 영화에선 되게 무섭게 나오지만 실제로는 수줍음도 애교도 많았다. 정말 네 배우가 현장에서 엄청 많은 이야길 했다.
(이충현) 감독님이 저와 동갑이신데 상업영화 데뷔하는 감독님이라고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명쾌하고 확신에 차 있었다. 물론 의견이 안 맞을 때도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자세하게 이해가 가도록 설명해주셨다. (영화에서 서태지 음악이 주요하게 쓰이는데) 친한 이은성 배우에게도 연락이 왔었다. 서로 시나리오 얘길 하면서 제가 맡은 게 어떤 역할인지 얘기하고 그랬다. 음악 저작권은 저희가 통화하기 전에 이미 해결된 상태라 제가 따로 부탁할 게 없었다(웃음)."
넷플릭스 공개? "극장에 비해 몰입도 떨어지지 않을 것"
주요 사건이 인물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박신혜 또한 선택의 문제에 보다 깊이 생각할 기회를 가졌다고 한다. 박신혜는 "<콜>을 통해서도, 그리고 인터뷰를 하면서도 과거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며 말을 이었다.
"과거에 대한 후회 혹은 제가 선택한 것, 실수한 것에 대한 후회가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미련과 후회를 하는 건 그만큼 과거를 떠올려서일 텐데 그런 후회가 있기에 지금 또한 있는 게 아닐까 싶더라. 그걸 발판 삼아서 더 나은 삶을 살려고 하는 게 사람인 것 같다. 그래서 저도 후회에 사로잡히지 않으려 한다. 거기에 갇히지 않는 방법은 현재를 선택하는 것이다.
제가 저지른 여러 실수가 있지만 그걸 통해 더 나은 방법을 택하려 했던 것 같다. 음, 최근에 가장 잘한 선택이 있다. 집에 새로운 식물을 들인 건데 공기정화 식물을 누가 가져가겠냐고 해서 고민하다가 가져왔거든. 너무 예쁘더라. 그리고 <콜>에 출연한 것도 잘한 선택인 것 같다(웃음)."
▲ 영화 <콜>에서 서연 역을 맡은 배우 박신혜. |
ⓒ 넷플릭스 |
더불어 박신혜는 애초 극장 개봉을 목표로 했던 <콜>이 내부 사정과 코로나 19 상황으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현실에 생각을 밝혔다. 사운드와 색감이 중요하고, 촬영 또한 극장 스크린을 염두에 뒀기에 세밀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대신 넷플릭스는 전 세계 190여 개국에 동시에 <콜>을 알릴 수 있는 플랫폼이기도 하다.
"일단 190여 개국 동시 공개라 많은 분들이 보실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되기도 한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데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해 그 장벽을 넘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제가 일전에 한류 드라마로 신기하고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는데 이번 기회에 스릴러 장르물로 도전하게 됐다.
극장에서 못 보게 된 아쉬움도 물론 있지. 큰 스크린으로 봐야 볼 수 있는 디테일이 있거든. 아쉽긴 하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잖나. 코로나 19 시국에 택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극장보다 집중도가 깨질 수도 있겠지만 <콜> 자체가 그렇게 산만한 영화가 아니라 몰입도의 부분에선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콜> 이후 박신혜는 JTBC 드라마 <시지프스>에 출연한다. 촬영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보조출연자 중 코로나 19 확진자가 나와 변수가 생겼다. 작품 자체로 박신혜는 "제가 그간 보여드리지 않은 모습이 나올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신혜의 정서적인 큰 진폭을 보고 싶다면 <콜>을, 액션과 역동적 모습을 보고 싶다면 <시지프스>를 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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