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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13년 만에 전성기 맞은, 코미디언 김민경의 온도

박정선 입력 2020.11.22. 13:30 수정 2020.11.24.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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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녀석들' '운동뚱' '나는 살아있다' 등 활동 활발
"어릴 때도 없었던 별명, 지금은 '근수저'로 불려 기뻐"
ⓒJDB엔터테인먼트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온도’가 있다. 코미디언 김민경은 누구 보다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에 묻어 있는 배려와 겸손 때문이다. 무려 13년 만의 전성기를 누리면서도 그 기분에 취하지 않고, 자신이 가지게 된 영향력으로 조금 더 ‘따뜻한 개그’를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 2008년 KBS 23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민경은 ‘개그콘서트’를 통해 안방극장에 눈도장을 찍었으며 2015년 KBS 연예대상에서 코미디 부문 여자 최우수상을 받았다.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을 통해 전성기를 누리고 최근 ‘오늘부터 운동뚱’ ‘나는 살아있다’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인기의 정점을 찍었다.


“인기를 실감한다기 보단, 제 능력보다 조금 더 과한 사랑을 받는 것 같아요.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밖에 나가면 ‘홍윤화 아니냐’ ‘이국주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도 알아봐 주시는 걸 보고 내가 진짜 사랑을 받고 있구나 느껴지더라고요”


개그맨들에게 ‘유행어’는 인기의 지표이기도 하다. 김민경은 최근 ‘유행어’보다 더 값진 ‘별명’들을 갖게 됐다. “어릴 때부터 별명이 하나도 없었다”는 그에게는 최근 운동신경을 타고 났다는 의미로 ‘금수저’에 빗댄 ‘근수저’(근육수저)라는 별명을 얻었다. 또 ‘민경장군’ ‘운동뚱’ ‘태릉이 놓친 인재’ 등으로 불린다.


“유행어는 내가 만드는 거고, 별명은 다른 사람이 지어주는 거잖아요. 어릴 때부터 별명도 없었고, 개그맨이지만 유행어도 없어요. 어느 순간 내 이름 앞에 별명이 붙고 나서 완전히 마음가짐이 달라지더라고요. ‘운동뚱’ PD가 절 정말 애정하고, 좋아해주는 친구에요. 저에게 애정을 가진 PD 덕분에 시청자가 만들어준 이 별명을 자막으로 쓰게 됐고, 제 별명이 만들어지게 됐죠. 정말 기뻐요(웃음)”


지금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도록 한 영광스러운 프로그램이지만, 처음부터 김민경이 운동에 관심을 가진 건 아니었다. 오히려 “운동을 싫어했다”는 그녀다. 실제로 ‘운동뚱’의 시작이기도 한 제작발표회 당시 책상에 붙어 있는 아령을 번쩍, 그것도 한 손으로 들어 올렸던 것도 “절대 하지 않겠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출연진과 제작진은 물론 스스로도 놀란 ‘잠재력’(?)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아마 운동을 싫어하고, 몸집도 큰 제가 하나씩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대중들이 감동하는 것 같아요. 사실 지금도 매니저에게 ‘쉬운, 몸 혹사 시키지 않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해요. 방송에서 이제 저를 ‘운동하는 코미디언’으로 보고 자꾸 그런 종류의 프로그램에서 섭외가 들어와요. 사실 매번 도망가고 싶죠. 하하. 하지만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저를 믿어주시는 분들에 대한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JDB엔터테인먼트

개그프로그램이나 예능프로그램에서 웃긴 연기를 하고, 털털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김민경은 ‘소녀’ 같은 매력이 있다. 방송에서도 언제나 그의 주변엔 따뜻한 기운이 감돈다. 음식을 먹으면서도, 운동을 하면서도, 누군가와 함께 운동을 하면서도 기분 좋은 에너지를 전달한다. 전성기라는 것이 단순히 ‘인기를 얻었다’는 것에서 오는 즐거움도 있지만, 김민경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성기를 만끽하고 있다.


“선한 영향력을 주는 것이 제 코미디언 인생의 목표에요. 제 주변엔 정말 좋은 사람이 많아요. 그래서 그들과 ‘우리가 메인이 될 수 있는 방송인이 되었을 땐 함께 착한 방송, 따뜻한 방송을 많이 하자’고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래서 ‘운동뚱’이 제게 더 특별한 이유죠. ‘언니로 인해 힘을 받았어요’라는 댓글을 보고 나도 누군가에게 힘을 줄 수 있구나 생각할 수 있게 됐어요. 사실 제가 자존감이 없었는데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자존감이 많이 생겼어요”


“아 팬들에게 이런 이야기 하는 게 좀 낯간지럽고 부끄럽긴 한데,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저를 착하게 봐주시고, 따뜻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저 또한 그렇게 말씀해주시면, 더 착하게 살고, 선한 영향력을 주려고 노력할 거예요. 저를 좋게 봐주시는, 그 이상으로 더 열심히 방송하면서 살거라고 약속할 수 있어요. 우리 모두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그들에게 힘이 되고 싶어요”


김민경은 코미디언으로 데뷔한지, 벌써 13년차다. 시간이 흐른 만큼,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실제로 그 역시도 “자신감과 수익”을 가장 큰 변화로 꼽았다. 한 가지 달라지지 않은 건, 그가 코미디언을 시작하기 전부터 세워뒀던 ‘착한 방송’을 하고자 하는 소신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공채가 되면 끝인 줄 알았죠. 하지만 1년 동안 보조 역할만 하고 제 코너가 없었죠. 다행히 선배님들의 도움으로 코너를 짜게 됐고, 그 이후로는 꾸준히 활동했어요. 아쉽게도 제 이름을 알리진 못했지만요. 하하. 그때까지만 해도 올해 이렇게 터질지 꿈도 못 꿨어요. 제 꿈은 스타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대로 쭉 이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 뿐이었어요. 제가 저를 알기 때문에 안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치를 떨 정도로 싫어했던 운동으로 인생이 바뀐 셈이죠. 이런 제 모습을 보고, 누구에게나 ‘기회’가 꼭 올 거라는 희망을 가졌으면 합니다”


큰 목표인 ‘착한 방송’을 하겠다는 신념은 있었지만, 김민경은 “닥치는 대로 살아왔다”고 연거푸 강조했다. 성격 자체가 누군가가 시키는 것을 해내는 것에서 편안함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최선을 다하지 않은 건 아니다. 꾸준히 자신의 자리에서,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해냈기 때문에 우연히 찾아 온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한결 같은 그의 성격이 만든 지금의 전성기인 셈이다. 이제 그가 보여줄 다음 스텝도 기대가 된다.


“지금처럼 쭉 발전해나가면서 살고 싶어요. 한 가지 도전하고 싶은 건 있어요. 최근 채널A ‘천일야사’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긴 호흡의 연기를 하고 있어요. 사실 제가 어릴 때부터 꿈이 연기자였거든요. 하하. 잘 할 수 있을지, 그렇지 않을진 모르겠지만 연기를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어요”

데일리안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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