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콘' 뜬금없는 돼지탈, 왜 못 버리나 [TV와치]

이해정 2020. 11. 1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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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택트' 3MC 강호동, 이상민, 하하가 쓰는 돼지 인형탈이 재미 요소는커녕 몰입을 깨는 애물단지가 됐다.

지난해 8월 첫 방송 당시 '아이콘택트'는 3MC가 돼지로 변신한 이유에 대해 이들이 인간이 아닌 '돼지의 시선'으로 출연자들을 지켜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뜬금없는 돼지탈로 자아내는 억지 재미보다 3MC가 보여주는 배려 깊은 진행, 출연자들의 솔직한 고백이 시청자에게 울림을 준다는 걸 다시금 상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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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해정 기자]

'아이콘택트' 3MC 강호동, 이상민, 하하가 쓰는 돼지 인형탈이 재미 요소는커녕 몰입을 깨는 애물단지가 됐다.

11월 18일 방송된 채널A 예능 '아이콘택트'에는 '이춘재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 동안 옥살이를 한 윤성여 씨와, 오랫동안 그를 믿어준 단 한 사람인 박종덕 교도관의 감동적인 눈맞춤이 그려졌다.

윤성여 씨는 1989년 22세 때 경기도 화성 일대에서 연쇄적으로 벌어진 부녀자 살인사건 중 하나인 '화성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무기징역을 받았고, 감형돼 19년 6개월 만에 출소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사연에 현장과 안방극장은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숙연해졌다. 그러나 이날도 어김없이 몰입에 찬물을 끼얹는 불청객이 있었으니 바로 MC들이 쓴 돼지 인형탈. 돼지 인형탈을 쓴 채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MC들이 비칠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 대신 황당함만 느껴졌다.

돼지탈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은 이미 첫 방송부터 감지됐다. 시청자들은 "돼지탈 꼭 써야 하는 거냐", "매번 심각한 소재 다루면서 콘셉트는 정반대", "무슨 의도인지 이해할 수 없다" 등 프로그램과 동떨어진 소품 활용을 지적해왔다.

지난해 8월 첫 방송 당시 '아이콘택트'는 3MC가 돼지로 변신한 이유에 대해 이들이 인간이 아닌 '돼지의 시선'으로 출연자들을 지켜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누구보다 인간적인 고민을 털어놓는 출연자들을 왜 돼지의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1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아이콘택트'는 돼지탈에 어떤 기능도 부여하지 못하고 있다. 3MC가 돼지의 속성을 녹인 특징을 보이는 것도 아니고, 돼지탈을 써야만 가능한 진행 방식 따위도 포착되지 않는다. 말 그대로 필요도 없고 시청자 보기에도 불편한 돼지탈을 '그냥' 쓰고 있는 셈이다.

'아이콘택트'는 방송 초기부터 침묵 예능이라는 신기한 콘셉트는 내걸었다. 돼지탈도 어쩌면 그 신기함을 형성하기 위한 요소로 첨가되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돼지탈은 신기함을 넘어 이상한 불편함을 자아내고 있다. 말 못 할 고민을 안고 어렵게 '아이콘택트'를 찾은 출연자들을 민망하게 만들고, 시청자들이 사연에 집중하지 못하게 방해한다.

사연을 다루는 예능 특성상 진지함과 재미를 동시에 가져가야 하는 고민은 충분히 이해한다. 어떻게든 3MC에게 캐릭터를 부여하고, 출연자와 시청자 사이 재미있는 가교 역할로 활용해보고자 한 것도 좋다.

문제는 그 방식을 선택하는 데 있어 출연자와 시청자 감정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출연자의 용기가 무색하지 않도록, 시청자의 몰입이 깨지지 않도록 돕는 것이 3MC 역할이라는 걸 유념해야 한다. 뜬금없는 돼지탈로 자아내는 억지 재미보다 3MC가 보여주는 배려 깊은 진행, 출연자들의 솔직한 고백이 시청자에게 울림을 준다는 걸 다시금 상기하길 바란다.

(사진=채널A '아이콘택트' 캡처)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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