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 출산 경험자에 공감, 무경험자에 간접체험케 한 이유 [TV와치]

육지예 2020. 11. 1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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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경험자와 출산 무경험자 모두 공감한다는 게 어떻게 가능할까.

출산한 적 없는 시청자들 역시 어떤 심정인지 가늠할 수 있게 만들었던 것.

출산이라는 이야기를 다루지만 시청자는 출산 경험자에게만 국한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신선한 연출이 무경험자에게까지 전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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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육지예 기자]

출산 경험자와 출산 무경험자 모두 공감한다는 게 어떻게 가능할까. 그걸 가능하게 한 연출이 단연 돋보인다.

tvN 월화드라마 '산후조리원'(극본 김지수, 최윤희, 윤수민/연출 박수원)은 ‘격정 출산 느와르’라는 새로운 K-드라마 포문을 열었다. 드라마에서 다뤄진 적 없는 소재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신선하다는 호평 일색이다. 그동안 임신과 출산은 아름답고 고결하게만 그려졌다. 이에 ‘산후조리원’은 기존 통념을 과감히 깨부수었다.

노골적이면서 불쾌감 없이 그려내는 방법으로 과장과 비유를 택했다. 만화처럼 과장된 장면들에서 출산 경험을 생생하게 전하고자 하는 의도가 느껴졌다. 출산 경험자에게는 공감을 부르고 무경험자에게는 간접체험을 선사할 수 있던 까닭이다.

11월 16일 방송된 5회에서는 오현진이 ‘젖몸살’로 고통받는 장면이 나왔다. 오현진은 한밤중 가슴에 돌덩이가 떨어진 느낌에 잠에서 깼다. 최혜숙(장혜진 분)이 열심히 가슴을 마사지하는 과정은 거대한 바위에 콩주머니를 던지는 장면으로 연출됐다. 마침내 몸살이 풀렸을 때, 바위 속 “젖지만 잘 싸웠다” “모유 대탈출”이라는 글자가 경축을 알리듯 터졌다.

이런 비유적인 연출은 1회 오프닝에서부터 내비쳤다. 첫 장면 속 오현진(엄지원 분)은 출산 도중 저승사자를 만났다. “삶과 죽음 경계”라는 나레이션이 출산의 고통을 함축적으로 전했다. 출산 전후로 나뉘는 이들 인생을 단번에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맨 처음 병원을 퇴원하는 오현진과 김도윤(윤박 분) 부부에게 펼쳐진 세상도 마찬가지였다. 누군가 들고 있는 커피도, 머리를 벅벅 긁는 행위도, 친정엄마의 기침까지 재난 상황과 다를 바 없었다. 갓 태어난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뛰쳐나가는 부부와 긴박한 음악.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이를 본 출산 경험자들은 격한 공감을 보였다. 과장이 되면 될수록 메시지는 강렬해졌다. 출산한 적 없는 시청자들 역시 어떤 심정인지 가늠할 수 있게 만들었던 것.

출산이라는 이야기를 다루지만 시청자는 출산 경험자에게만 국한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신선한 연출이 무경험자에게까지 전파됐다. 낭만으로 둘러싸인 출산은 이제 없었다.

앞서 그려진 장면들을 정말 과장이라고만 볼 수 있을까. 오직 현실과 극도로 밀접한 모습들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그걸 가능케 한 건 비유적인 연출을 택한 힘이 분명 컸다. (사진=tvN ‘산후조리원’ 방송 캡처)

뉴스엔 육지예 mii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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