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 서툰 엄마에 그 누구도 손가락질할 순 없다[TV와치]

서지현 2020. 11. 1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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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지현 기자]

엄마는 누구나 처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툰 엄마'에 대해 그 누구도 손가락질할 순 없다.

11월 9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산후조리원'(극본 김지수/연출 박수원) 3회에서는 모유와 분유 수유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오현진(엄지원 분)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산후조리원 내에서는 한차례 칼바람이 불었다. 바로 모유수유를 주장하는 조은정(박하선 분)과 분유를 주장하는 이루다(최리 분)가 맞붙게 된 것.

오현진은 난처한 상황에 어쩔 줄 몰랐다. 이에 조은정은 "딱풀이 엄마, 지금 좀 편하자고 분유를 준다고 쳐도 애한테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느껴지는 죄책감은 어떻게 감당할 거예요? 아이가 돌부리에 넘어지기만 해도 엄마인 내 잘못 같은 게 엄마예요. 근데 줄 수 있는 모유를 안 줬다? 그러다 나중에 애한테 문제라도 생기면요? 내가 모유를 안 줘서 그런 건 아닐까 평생 후회하게 될 거라고요"라고 말했다.

오현진은 딱풀이가 성장하며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다. 아토피부터 비염, 탈모 등 몰려드는 두려움에 오현진은 후회와 죄책감을 호소했다. 실제로 앞서 울산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양호 교수팀에 따르면 모유 수유 기간이 9개월 이상인 영아의 인지발달 지수가 분유만 먹은 영아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모유가 영아의 면역력, 두뇌발달, 애착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모유가 항상 절대적인 정답이 될 순 없다. 실제로 현재 모유 대신 분유를 수유하는 엄마들도 증가하고 있다. 극 중 이루다(최리 분) 역시 처음부터 모유가 아닌 분유를 선택했다. 그러나 산후조리원 속 산모들에겐 이 모습이 아니꼽게 비친 모양이다. 이들은 이루다를 별종 취급하고, 모성애가 없는 엄마로 여겼다.

이에 더해 '산후조리원' 속 산모들과 직원들은 모유를 수유하지 않는다는 것에 죄책감을 조성했다. 만약 아이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그 모든 것이 엄마의 책임이라는 것.

'산후조리원'에선 엄마가 아이를 위해 당연히 포기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유 수유를 위해선 금지해야 될 행동도, 음식도 너무 많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 상황에 대해 반박하지 않는다. 엄마는 당연히 포기해야 하고, 엄마가 아이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 무언가를 선택하게 되는 상황이 오면 죄책감을 안겨준다. 엄마라면 당연히 아이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인식이다.

특히 오현진은 다른 엄마들과 달리 아이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두고 자신을 사이코패스가 의심된다고 말한다. 모든 엄마들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엄마라면 해야 되기 때문에 이에 뒤처질 경우 '못된 엄마' '나쁜 엄마'로 낙인찍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여성들은 임신과 출산, 육아의 과정을 거쳐가며 한 명의 '엄마'가 된다. 이 과정에서 모성애는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일 뿐 결코 한순간 갑자기 찾아오진 않는다. 하지만 산후조리원 사람들은 이제 막 출산기를 지난 오현진에게 완벽한 엄마의 모습을 요구한다. 올리블리 최연소 상무 오현진이 아닌 딱풀이 엄마로서의 삶을 살라고 강조한다.

오현진은 혼란스럽다. 평생을 '오현진'으로 살아왔던 그에게 갑자기 '딱풀이 엄마'로서 삶을 요구한다. 무언가를 배울 시간도, 느낄 시간도 없다. 결점 없는 엄마는 없다. 그저 부단한 노력과 개인 가치관이 더해져 각자만의 육아 방식이 존재할 뿐이다.

'산후조리원'은 초보 엄마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그려내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유발하고 있다. 그들에게 완벽한 엄마가 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엄마가 되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남들이 하는 것이 꼭 정답일 순 없다. 남들이 이러쿵저러쿵 떠들어대도 결국 내 아이를 가장 사랑하는 것은 나이니까. (사진=tvN '산후조리원')

뉴스엔 서지현 sjay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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