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석 PD "팬이었던 '비밀의 숲', 시즌2 합류 중압감 컸지만.." [인터뷰]

김가영 2020. 10. 3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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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시즌1의 성과를 이어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에 부담, 고민이 컸지만 이수연 작가님 작품을 좋아했기 때문에 팬심으로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박현석 PD(사진=tvN)
tvN ‘비밀의 숲2’ 박현석 PD가 시즌2에 새롭게 합류한 것에 대해 이같이 전했다. 최근 진행된 서면 인터뷰에서 박 PD는 “작가님의 대본과 배우분들, 스태프들을 믿고 연출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방송된 ‘비밀의 숲’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외톨이 검사 황시목이, 정의롭고 따뜻한 형사 한여진과 함께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내부 비밀 추적극으로, 탄탄한 대본과 섬세한 연출, 배우들의 명품 연기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시청자들의 이같이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시즌2까지 제작됐다.

시즌1부터 함께한 것이 아닌, 시즌2의 메가폰을 새롭게 잡은 만큼 박 PD에겐 드라마의 이런 인기가 부담도 됐을 터. 박 PD는 “제가 팬이었기 때문에 적어도 ‘비숲’ 세계관을 잘 이어야 한다는 각오가 있었다. 배우분들, 작가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만 해도 역할을 다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고 드라마에 합류한 각오를 전했다.

그렇다면 ‘비밀의 숲’ 대본을 만났을 때의 기분은 어땠을까. 박 PD는 “어려웠다”며 “한 줄 한 줄 새기듯 읽었고, 부족해서 작가님께 여쭙기도 했다. 시즌1의 폭풍 같은 질주 그리고 2년의 시간 후 뭔가 시즌2 대본은 좀 더 차분하고 가라앉은 상태의 좀 더 현실적인 시작점이어서 더 정서적인 기운이 흘렀다. 그런 것들을 잘 연결한다는 느낌으로 작업했다”고 밝혔다.

박현석 PD(사진=tvN)
매회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탄탄한 서사, 휘몰아치는 사건들로 수많은 시청자들의 ‘인생 드라마’로 꼽히는 ‘비밀의 숲’. 박 PD 역시 드라마를 애청한 시청자였다. 박 PD는 “작품 준비 때문에 시즌1을 다시 보기도 했습니다만 사실 ‘비밀의 숲1’ 방영 당시 본방을 본 시청자였다”면서 “첫 방 때 엄청난 충격이었다. 제가 그때까지 외국드라마에서 간간이 찾을 수 있던 세련된 장르적 플롯과 캐릭터, 그리고 에피소드들이 가득 찬 보물상자 같았다”고 털어놨다.

팬이었던 만큼 연출에도 남다른 자세로 임했다. 박 PD는 “시즌1 연결선 상에서 시즌2의시간, 상황, 인물들의 변화가 그려지도록 노력했다. 다르게 보이기보다 비슷해 보이기 위해 애썼다”면서 “이외에 사건해결의 단서들이나 전체 구조에 대한 복선이 너무 숨어있거나 또 너무 드러나지 않도록 조절하는데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첫 회가 중요했다. 박 PD는 1회 안개 씬에 가장 공을 많이 들였다며 “실제 넓은 개활지, 바람 부는 해안에서 안개를 구현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안개 씬은 작가님이 주제의식을 중의적으로 보여주는 오프닝이라 제대로 구현하려고 애썼다. 현장 스태프들과 CG팀의 노고로 잘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시청자들이 기다렸던 드라마 ‘비밀의 숲’은 3년 만에 돌아왔다. ‘비밀의 숲’의 귀환에 많은 시청자들이 열광했다. 그러나 팬덤이 두터운 만큼, 기대가 컸던 만큼 방송 초반에는 “아쉽다”는 시청자들의 의견도 더러 보였다.

박현석 PD(사진=tvN)
이에 대해 박 PD는 “시즌1이 분명한 동기나 이유가 있는 상황에서 살인사건이 났다면 시즌2는 사실 눈길이 잘 가지 않는 사건으로 시작하는 차이가 있다. 좀 더 불분명한 정보들 사이에서 범인을 찾았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작가님은 ‘사소하고 평범한 사건들이 얼마나 많은 사회적, 구조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가’라는 주제의식을 대본 구성 자체로 구현하신 거 아닌가 싶다. 전체 그림, 구조를 보면 꼭 필요한 전개였지만 저 또한 시즌1 팬이었기 때문에 시청자의 아쉬움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

특히 시즌1의 캐릭터 황시목, 한여진, 서동재, 이창준, 영은수 등이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시즌2에 새롭게 합류한 캐릭터인 우태하(최무성 분), 최빛(전혜진 분)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박 PD는 “거대한 팬덤이 있는 시즌제 드라마 작업을 중간에 들어와 잇는 것은 너무 어려운 작업이다. 하지만 결국 출연 결정을 내려 주셨고 최선을 다해 소화해 주셨다. 두 분 다 저에겐 너무 과분하고 감사한 분들”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시즌2에서 최빛 캐릭터에 애정이 갔다며 “모든 분들을 말씀드리고 싶지만 하나만 꼽는다면 최빛. 멋진 캐릭터이기도 했지만 캐스팅 때 전혜진 배우님이 그동안 해 오신 역과 이미지가 겹치기 때문에 고민이 많으셨는데 출연을 승낙해 주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황시목(조승우 분), 한여진(배두나 분)에 대해서도 “극의 기둥 캐릭터들”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황시목, 한여진이 ‘비밀의 숲’의 기둥인 만큼,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도 두 사람이 마주한 장면이다. ‘비밀의 숲2’ 6회에서 황시목 검사와 한여진 경감의 집 앞 대화씬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황 검사의 천재적 추리능력, 그리고 한 경감의 흔들리는 마음, 그리고 주제의식까지 유려하게 표현된 비숲다운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비밀의 숲’(사진=tvN)
시즌2까지 최고 시청률 9.4%를 기록하고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으며 성공리에 종영한 ‘비밀의 숲’. 박 PD는 “드라마 내 사건이 해결되지도 않았던 시점에 이미 극의 주제와 지향점을 정확히 지적해주신 시청자분들이 많았다. 그건 극을 진짜 사랑해 주시고 숨은 의미를 찾아서 봐 주시고 계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말 시청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비밀의 숲2’가 멋진 배우들과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박 PD는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부족하지만 시즌1에서 시즌2로 이어지도록 무사히 연결 시킨 것 같아 조금은 안도하고 있다”며 “좋아해 주시고 극의 진정성을 받아주신 시청자 분들께 감사하고 또 감사드린다”고 거듭 감사함을 전했다.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시즌3에 대한 궁금증도 크다. 특히 마지막 회 엔딩에서 실종됐다 돌아온 서동재(이준혁 분)가 무언가를 알고 있는 듯한 제스츄어를 보이며 극이 마무리돼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시즌3에 대해서는 “제작 여부는 아직 모르는 상황이긴 하다. 시즌2 제작도 비숲 팬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조승우 배우의 말을 인용해보자면, 시즌3이 제작된다면 그건 비숲 팬들의 사랑과 성원 덕분일 것. 그땐 작가님이 다시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진 드라마를 써 주시리라 믿고 있다”고 전했다.

김가영 (kky120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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