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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그만 '가짜사나이2', 교관들 인성 논란 무척 뼈아픈 까닭

정덕현 칼럼니스트 입력 2020.10.15. 16:15 수정 2020.10.1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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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사나이', 어째서 시즌1 호평이 시즌2 논란으로 바뀌었나
영향력만큼 책임감도 커진 '가짜사나이', 인성 논란은 치명적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유튜브 채널 '피지컬 갤러리'와 군사전략컨설팅회사인 무사트(MUSAT)가 함께 해 내놓은 <가짜사나이>는 시즌1에서 굉장한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사실 특수부대 훈련을 유튜버나 BJ, 래퍼들이 받는 콘셉트는 그 강한 자극성이 논란의 소지가 있었지만, 그래도 유튜브라는 공간이 가진 지상파 같은 보편적 채널과는 다른 특성이 있었기 때문에 혹평보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여기에는 MBC에서 방영됐던 <진짜사나이>의 패러디로서 스스로 <가짜사나이>라 이름 붙인 이 프로그램 속의 군 훈련이 '더 진짜 같다'는 지상파와 유튜브의 기존 위상을 뒤집는 전복적인 카타르시스가 더해졌다. 웹 예능이 마이너한 입장에 있던 시절을 훌쩍 벗어나 이제는 지상파들이 오히려 이들에 영향을 받는 위상 변화가 이미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가짜사나이> 신드롬은 그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처럼 보인 면이 있다.

시즌1에서 '가학성' 논란 같은 것들이 크게 불거지지 않았던 건, 여전히 힘겨운 훈련들이지만 그 과정들과 거기에 얹어진 진정성 그리고 무엇보다 자극적인 장면만이 아닌 이를 예능적으로 중화시키는 편집(<진짜사나이>를 패러디한 인터뷰 같은)이 적절하게 균형을 맞췄기 때문이다. 본래 <가짜사나이>가 기획된 건 거대 프로젝트로 시작한 게 아니라 '피지컬 갤러리'의 김계란이 유튜버이자 스트리머인 공혁준의 건강을 위해 살을 빼는 프로젝트를 하다가 우연히 게으름을 없애기 위해 UDT 훈련이라도 받아야 된다고 했던 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 스토리는 <가짜사나이> 프로젝트에 어느 정도의 정당성을 제공했다.

시즌1의 성공으로 시즌2는 판이 커졌다. 시작부터가 달랐다. 출연하겠다는 이들이 쏟아져 나와 면접을 통해 선별했고 그 중에는 우리가 잘 아는 줄리엔 강이나 샘김, 김병지 같은 유명인들도 있었다. 시즌1 때 한 곳뿐이었던 광고 협찬은 시즌2에 무려 21 곳으로 늘었다. 30분 남짓한 영상을 보다보면 그래서 수시로 중간에 들어가 있는 광고들을 보게 됐다. 시즌1에 출연했던 이근 대위는 방송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SBS <집사부일체>, MBC <라디오스타>, JTBC <장르만 코미디> 등에 출연했고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서바이블>과 KBS <재난탈출 생존왕> 등에도 합류했고 광고도 여러 편 찍었다.

문제는 이처럼 유명하고 영향력도 커지면서 거기 요구되는 책임 또한 무거워졌다는 점이다. 순식간에 스타덤에 오른 이근 대위에 대한 각종 논란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근 대위는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사과, 부인, 해명을 했지만 논란의 무게는 점점 커졌다. 결국 방송사들은 찍어놓은 그가 출연한 영상들을 지워내기 시작했다. 광고도 마찬가지였다. "인성 문제 있어?"라는 유행어로 대중들 앞에 나서게 된 그는 바로 자신의 '인성 문제'들이 논란으로 터져 나오며 본인은 물론이고 그가 출연한 방송, 광고도 힘겨운 상황을 맞이하게 만들었다.

<가짜사나이> 2기에 출연한 교관들에 대한 폭로 또한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가짜사나이>에 드리워진 인성 검증에 대한 갑론을박들은 이 콘텐츠의 아킬레스건이 되었다. 물론 그 폭로성 갑론을박의 진위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근 논란과 더불어 교관들에게도 생겨난 논란들은 이 프로그램에 딜레마를 만들어낸다.

그것은 2기에 참여한 출연자들이 면접을 통해 원했던 것처럼 이러한 혹독한 훈련을 통해 자신의 나태함을 깨고 나아가 뭔가 좀 더 나은 사람, 가짜가 아닌 진짜가 되고픈 그 욕망이 허상일 수 있다는 걸 그 자체로 드러내주기 때문이다. 그 혹독한 훈련을 척척 받아냈다는 교관들이 인성 논란에 휘말려 있다는 사실이 그걸 말해주고 있어서다. 현재 이 프로그램은 후속편 공개 일정을 잠정 연기 중이다. 인성 논란에 직격탄을 맞아 동작 그만 상태인 셈.

결국 <가짜사나이>의 혹독한 군대 훈련을 통해 '진짜'가 되고픈 그 욕망이 허상이라면 남는 건 자극적인 장면들뿐이다. 시즌1보다 더 혹독해진 시즌2의 훈련들로 인해 포기하는 출연자들이 속출하고, (그것도 훈련의 일부라고 강변하지만) 이들을 조롱하며 "나라면 포기한다"고 말하는 교관들의 발언들은 이제 구독자들에게 불편한 느낌을 줄 수밖에 없다.

혹자는 '포기' 세대로까지 불리는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가짜사나이>의 육체적 고통을 감수하는 '정신 훈련(?)'을 통해 자신도 포기하지 않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런 관점이 만들어내는 허점은 젊은 세대들이 겪는 어려운 현실이 기성세대들이 만든 문제가 아니라 이들이 이겨내지 못한 문제인 양 치부하는 지점이다. 그래서 잘못된 현실을 지적하기보다는 그걸 이겨내지 못하는 자신을 채찍질하는 것. 그것이 과연 건강한 것일까.

<가짜사나이>는 웹 예능이 콘텐츠의 메인 스트림으로 올라오고 있다는 걸 증거 하는 사례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모두가 보편적으로 소비하는 콘텐츠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그래서 영향력만큼 책임감도 커지면서 <가짜사나이>는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해야하고 고민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것은 아마도 향후에 등장할 또 다른 블록버스터 웹 예능들이 성장과 확장을 하게 될 때 먼저 고민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듯 싶다.

<영상 : 엔터미디어 채널 싸우나에서 정덕현 평론가가 시즌1에 비해 동기부여가 부족한 상황에서 더 가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가짜사나이2' 신드롬과 논란의 실체를 따져봤습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유튜브, 카카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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