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 나영석-'황당 멘트' 은지원..혼 쏙 빼놓은 '신서유기8'
[김상화 기자]
▲ 지난 9일 방영된 tvN '신서유기8'의 한 장면 |
ⓒ CJ ENM |
tvN의 간판 예능 <신서유기>가 9개월만에 돌아왔다. <신서유기8 : 옛날 옛적에>라는 이름을 달고 시작된 시즌8 속 고전은 바로 '흥부전'. 멤버들에게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특정 지역에 떨어진 용볼을 차지하라고 하는 기본 틀은 변함이 없었지만, 이전과 다르게 행동 반경에 큰 제약이 적용되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여러 곳을 옮겨다니면서 진행되던 기존 대규모 촬영은 더이상 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앞선 <신서유기7 : 홈커밍>만 하더라도 서울 상암을 시작으로 계룡산, 용인, 춘천, 인천, 가평, 속초, 밀양 등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기상천외한 웃음전쟁을 유발시켰지만 이젠 과거 속 희미한 기억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여기에 굴복할 나영석 PD 등 제작진이 결코 아니었다. 지리산 계곡을 배경삼아 더욱 독해진 게임 및 분장쇼를 앞세워 다시 한번 금요일 밤을 떠들썩한 웃음꽃으로 채우기 시작했다.
▲ 지난 9일 방영된 tvN '신서유기8'의 한 장면 |
ⓒ CJ ENM |
그간 호프집 등에서 간단하게 만남을 갖고 준비에 돌입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제작진의 아지트인 상암동 인근 아파트에서 최소 인원만으로 새 시즌을 위한 결의를 다졌다. <신서유기> 세계관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용볼마저 '코로나를 피해 지리산에 떨어졌다'는 다소 황당한 설정을 부여했다. 이후 멤버들은 흥부전 속 인물을 맡아 각종 게임을 수행했다.
지리산 인근에 위치한 대형 숙소를 벗어나지 않은 범위에서 3박4일간의 첫 촬영에 임한 멤버들은 여전히 2% 부족한 게임 수행 능력을 선보이며 웃음을 선사했다. 흥부전 내용에 맞게 각 캐릭터를 선택하고자 좌회전, 우회전, 급정지, 후진 등을 몸으로 표현하는 붕붕붕 게임에선 강호동의 바람과 달리 인형 포함 1인 3역(?)을 담당해야하는 흥부 아들 분장이 부여되어 그를 좌절케했다. 판정 오심으로 인해 초반부터 탈락을 맛본 은지원은 '앵그리 제비' 역할을 맡게되자 '한신포차에서 내 다리 뽑아갔다'는 황당 멘트를 쉴 새 없이 날리며 시청자들의 혼을 쏙 빼놓기에 이른다.
제작진의 역할도 만만찮았다. 전통 있는 '전요리' 전문점으로 이들을 모시겠다고 차에 태웠지만 한바퀴 돌아 원위치에 내려선 후 간판만 급히 바꾼 숙소를 뻔뻔하게 목적지로 소개하기에 이른다. 두 번째 게임인 '이어말하기'를 마친 후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한 이동 역시 마찬가지였다. 4시간가량 이동해야 한다는 뻔뻔한 나PD의 소개에 이어 도착한 곳 역시 '까사 데 흥부, 까사 데 놀부라는 플래카드를 내건 동일 장소였다. 반경 100m 이내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환경 속에서 <신서유기8>은 독해진 분장쇼를 앞세워 쉴 새 없이 웃음을 줬다.
▲ 지난 9일 방영된 tvN '신서유기8'의 한 장면 |
ⓒ CJ ENM |
이른바 '나PD 예능 세계'에선 <꽃보다 OO>, <삼시세끼>처럼 서울 도심을 벗어나 해외 혹은 시골을 벗삼아 여행, 쿡방을 펼치는 잔잔한 예능이 큰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이에 못잖은 존재가 바로 <신서유기> 시리즈다. 시즌 초반 제목에 걸맞게 중국 대륙을 배경으로 과거 < 1박2일 > 시즌1부터 이어진 야외 버라이어티 예능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보여준 출연진들의 허술한 행동거지는 시청자들을 즐겁게 만들어줬다.
<신서유기8>의 첫 회만 놓고 본다면 기본 구성 면에선 이전 시즌과 큰 차이는 없다. 대신 시민들과의 접촉 및 타지역 이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한 장소에서만 진행해야 한다는 원하지 않았던 제약이 생기다보니 좀 더 치밀한 운영 기획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 멤버들을 차에 태운 후 잠시 한바퀴 도는 사이 제작진들이 부랴부랴 간판을 바꾸면서 보는 사람들을 실소케 만든다. 게다가 다음주 2회분에선 유튜브 생방송 내용도 담는 등 변화의 움직임도 엿볼 수 있다.
특히 본격 방영에 앞서 진행된 인터넷 생방송은 <신서유기> 고정팬들을 즐겁게 만들어줬다. 제작진은 지난 1년간 <아이슬란드 간 세끼>, <금요일 금요일 밤에>, <라끼남>등을 만들면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자칫 <신서유기>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었던 언택트 환경을 오히려 프로그램 재미를 극대화시키는 도구로 역이용하기에 이른다. 자칫 뻔해질 수도 있는 '방구석 예능'은 이를 계기로 자신만의 색깔을 더욱 강화했고, 이에 시청자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금요일 밤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 지난 9일 방영된 tvN '신서유기8'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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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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