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날' 방탄소년단 "과분한 성공으로 방황도, 서로 의지"(종합)

이민지 2020. 9. 1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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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민지 기자]

방탄소년단이 미래의 청년에 특별한 메시지를 남겼다.

9월 19일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제1회 청년의 날 기념식이 진행됐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기념식에 참석해 특별한 메시지를 남겼다.

리더 RM은 "오늘 제1회 청년의 날을 맞아 이 자리에서 섰다.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 오늘 탄생한 청년의 날이 19년 후 진짜 청년이 되는 날, 문뜩 그 날을 떠올려 본다. 우리는 오늘 미래의 주인공이 되어있을 그날의 청년분들께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미래의 청년 여러분 잘 지내고 계시냐. 전세계 어딘가에서 지금도 도전을 멈추지 않고 용기있게 삶을 이끌고 있을 대한민국의 모든 청년들에게 응원의 말씀 전한다. 지금부터 스물일곱, 롤러코스터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어느 일곱청년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한다. 만약 미래의 삶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2020년 지금 우리의 이야기가 작은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이홉은 "빌보드 1위가수, 글로벌 스타, 우리는 요즘 이런 멋진 표현을 듣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비현실적인 기분이다. 시대와 관계없이 아이돌, 아티스트는 이정표가 없는 길과 같다. 음악이란 큰 꿈 하나 매고 떠나지면 내가 걷는 길이 어디로 가는지, 이제부터 오르막인지 내리막인지, 한참 가다 너무 힘들어 멈췄을 때 조금만 더 가면 코 앞에 낙원이 나오는지 낭떠러지인지 알 수 없다. 우리의 시작은 그랬다"고 말했다.

슈가는 "지금으로부터 7년전 방탄소년단은 오기와 패기, 열정과 독기를 무기 삼아 감히 예측도 할 수 없는 길을 걷기 시작했다. 누구보다 성공하고 싶었다. 작은 회사에서 데뷔해 많은 어려움, 걱정과 맞서가며 어쩌면 무모하고 바보 같을 만큼 앞뒤 돌아보지 않고 열심히 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랐지만 멋 훗날 다 추억이 될것이고 지금 힘든 것들은 다 지나갈 것이라고 절실하게 주문을 외웠다"고 회상했다.

지민은 "쉬지 않고 달린 것 같은데, 분명 열심히 하고 있는데 오랫동안 제자리였던 것 같다. 서로 다투고 예민해지고 지쳐갈 때 쯤 일곱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때 항상 우리를 도와주시던 형들이 한 말이 있다. '너희를 다 이해할 순 없지만 너무 마음이 아프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 지나갈 수 있는 그 말이 우리에게 큰 힘이 됐다. 그 한마디가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청년들에게 큰 불빛이 되었다"고 밝혔다.

진은 "그 시절 스무살이 갓 지났던 나는 또다른 현실과 싸워야 했다. 데뷔 전엔 노력만 하면 뭐든 될거라 생각햇다. 하지만 데뷔하고 나니 노력보다 재능이 필요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친구들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 자신감, 자존감은 크게 아파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깨닫게 됐다. 진짜 내 모습은 뭘까. 지금 내 모습에 더 당당해져도 되지 않을까. 자신을 믿어보자"고 말했다.

제이홉은 "어느새 방탄소년단이 걷던 길은 조금씩 넓어지고 밝아졌다. 팬들의 행복한 얼굴도 보이고. 그렇게 마냥 괜찮을줄 알았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큰 사랑과 관심, 우리의 그림자도 점점 크고 무거워졌다. 음악을 사랑했던 우리의 마음까지 짖누르기 시작했다. 우리는 누구인가, 어떤 사랑을 받고 있는가. 치열하게 자신을 다그치며 되물을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뷔는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쳤었던 것 같다. 이제 내가 어디로 가야하는건지 좋아보이는 이 길도, 이 길이 원치 않게 되는건지 목표를 잃어버린 듯 했다. 행복하지 않았고 공허함이 밀려왔다. 감정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지금 이 순간 스스로에게 솔직해지자, 감정 하나하나까지 느끼고 쏟아내자"라고 말했다.

정국은 "그리고 마치 거짓말처럼 멤버들과 팬들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힘내보기로 했다. 아무것도 없는 길에서 시작했는데 이제는 서로가 서로의 이정표가 된 것 같았다. 함께 하는 것이 고맙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그 마음이 우리의 할 일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알게 해줬다. 혼자 걸었다면 이렇게 멀리 오지 못했을 것이다. 즐겁게 춤추며 노래하며 달려가지도 못했을거다"며 멤버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RM은 "2018년 무렵 과분한 성공을 얻고 방황하던 때가 생각난다. 걷고 있는 길에 꽃밭이 펼쳐지고 탐스러운 열매가 떨어져도 우리는 그 길이 늘 그럴 것이라 믿지 않는다. 언제 다시 내리막이 시작되고 또 폭우가 쏟아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불안과 우울의 끝에서 우리 일곱은 다시 한번 소년이 된듯 서로에게 꿈과 믿음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0년 8월이 됐다. 빌보드 1위, 또 한번 빌보드 1위. 우리가 다시 일어서게 됐을 때 주신 이 상들, 일곱명 모두가 눈물을 흘리며 감사했다. 더욱 감사한건 포기와 낙오의 순간에 서로 단단히 붙잡고 의지가 되어준 멤버들과 팬들이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진은 "미래의 청년 여러분. 미래가 돼 우리가 서로 청년과 어른으로 마주하게 되어도 이것이 정답이라고 말하지 않겠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늘 강하고 대단했다. 대신 순간의 행복과 불행이 인생 전체를 좌우하지 않도록, 2020년 방탄소년단이 해낸 것처럼, 항상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지켜드리겠다. 여러분이 함께 돕고 의지하며 갈 수 있게 격려해드리겠다. 어제의 청년들처럼, 오늘의 청년들처럼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멈추지 않고 씩씩하게 걸어가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여러분의 훌륭한 생각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그보다 더 미래 청년을 위해 앞장서 시대의 불빛이 되어주길 바란다. 방탄소년단이 대한민국의 모든 청년분들을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라색 상자를 전달했다. 멤버들이 심사숙고해 채운 상자 속 내용물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상자는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 기탁돼 오는 2039년 공개될 예정이다. (사진=KBS 1TV 캡처)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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