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이슈] '거짓·편향 논란' 예능..경솔한 제작진에 진정성만 멍든다

류지윤 입력 2020. 9. 17. 07:30 수정 2020. 9. 17.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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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tvN

최근 SBS '집사부일체',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박인철 파워풀엑스 대표와 백희나 작가의 발언이 잇따라 논란을 야기했다. 거짓과 한 쪽 주장에 기운 시선으로 전파를 탄 내용은 잡음과 사과문이라는 씁쓸한 결과를 야기했다. 제작진의 안일한 태도는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행위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시점이다.


지난 6일 '집사부일체'에 출연한 박인철 대표는 자신이 동영상 플랫폼 판도라TV의 공동창업자이며 15초 광고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또 "구글에서 1600억 정도에 판도라TV를 매입하겠다고 연락을 했다"고 말했다.


화제가 됐던 이 발언은 판도라TV의 반박으로 거짓으로 밝혀졌다. 판도라TV는 10일 공식홈페이지에 "판도라TV는 김경익 대표가 1999년에 설립했다. 동영상 서비스는 2004년 10월에 시작됐다. 2006년 5월 광고사업본부를 만들 때 박인철 상무가 입사해 1년 8개월 정도 근무했던 직원이다. 공동창업자가 아니다"라며 "구글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1600억 인수 금액은 터무니없는 거짓 내용"이라고 밝혔다.


결국 SBS는 공식홈페이지에 실수를 인정하는 사과문과 함께 해당 발언 부분을 VOD 서비스에서 편집했다. 박인철 대표 역시 회사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해명과 함께 사과문을 게재했다.


'유퀴즈'도 백희나 작가의 발언으로 진정성이 얼룩졌다. 지난 9일 방송한 '유퀴즈'에 출연한 백희나 작가는 2004년 집필한 '구름빵' 저작권을 두고 소속사와 대법원까지 갔던 소송을 언급했다.


그는 "계약서를 보고 뭔지 모르겠지만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라고 했다. 형평성 때문에 다른 작가들과 똑같은 계약서에 사인을 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솔수북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작가는 작품성과 인간성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스스로 나서서 또 보여주었다”며 “본인이 어떻게 그림책 작가가 될 수 있었는지, 어떻게 구름빵이 유명해질 수 있었는지는 일절 얘기하지 않고, 모든 것을 혼자서 다 해냈고 출판사는 아무 역할도 없이 열매를 가로챈 것처럼 얘기한다”고 즉각 반박했다.


조 대표에 따르면 그림책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던 백 작가에게 먼저 연락을 해 작업 제안을 했고, 다른 작가들보다 훨씬 많은 작업 비용과 사진 찍는데만 수개월의 시간과 인력을 투여했다면서 '구름빵'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출판사의 수고를 강조했다.


2004년 출간된 ‘구름빵’은 15년 동안 대략 40여만부가 팔려 20여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신인 시절 저작권을 인정받지 못하는 계약으로 1850만원 밖에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백 작가와 출판사가 소송에 돌입했고 판결 끝에 출판사가 승소했다. '유퀴즈'는 법적으로 이미 판결이 난 내용을 백 작가의 입장만 담아 한솔수북의 원망을 들어야 했다.


정확한 사실 확인이 부족했던 사례는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도 있었다. 지난 2월 한 일반인 출연자는 여자친구를 암으로 떠나보냈다면서 충격을 받아 정신적 치료를 받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방송이 담긴 영상에 지인들이 "남성이 한 말은 거짓이다", "허언증 아직도 못 고쳤냐"라는 댓글을 달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무엇이든 물어보살' 제작진은 "내용 중 일부는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 재방송은 정정방송으로 나간다"고 입장을 밝혔다. 지금까지 일반인 출연자의 고민을 듣고 조언을 건넸던 '무엇이든 물어보살'의 감동이 반감된 순간이었다.


반면 출연자의 불륜 의혹이 제기되자 즉각 삭제처리하며 대처를 한 경우도 있었다. 지난 4월 MBC '구해줘 홈즈'는 방송 예고편에 출연한 신혼부부가 불륜 커플이라는 주장이 나오자 발 빠르게 사실 관계확인에 나서 예고편을 삭제하고 본 방송에서도 편집,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도록 싹을 잘랐다.


한 방송관계자는 "제작진들이 이슈가 될 만한 사안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자꾸만 이런 잡음이 반복되고 있다. 제일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태도 부재로 프로그램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을 반성해야 한다. 하나의 논란이 일어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감동이나 교훈을 준 다른 에피소드까지 의미가 퇴색되는 경우가 있다. 방송이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조금 더 신중함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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