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엔터미디어

'한다다', 이초희·이상이 커플이 뜬 건 이 엄마들 덕분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입력 2020.09.14. 16:07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한다다', 차화연·김보연 같은 어른들이어서 행복했던 시간들
'한다다', 여전한 한계 속에서도 이 드라마가 따뜻했던 건

[엔터미디어=정덕현] KBS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가 종영했다. '이혼에 대한 부모 자식 간의 간극과 위기를 헤쳐 나가는 과정을 통해 각자 행복 찾기를 완성하는 유쾌하고 따뜻한 드라마'라는 애초 기획의도를 충실하게 완성한 엔딩이었다.

아이를 유산한 후 그것이 갈등의 원인이 되어 이혼까지 했던 송나희(이민정)과 윤규진(이상엽)은 재결합해 쌍둥이를 낳아 단란한 가정을 꾸렸고, 결혼식 날 배우자의 외도를 목격한 후 헤어진 송다희(이초희)는 그가 대학을 다시 들어가는 동안 옆에서 도움을 주며 예쁜 사랑을 키웠던 윤재석(이상이)과 결혼해 행복을 찾았다.

스턴트맨으로 현실적인 여력이 없어 이혼까지 하게 됐던 송준선(오대환) 역시 어엿한 스턴트 회사 대표로 성장해 성현경(임정은)과 재결합했고, 남편의 바람으로 이혼해 홀로 아이를 키우며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던 송가희(오윤아)는 온라인 쇼핑몰로 성공해 그를 옆에서 늘 지켜봐주던 박효신(기도훈)과 공식커플이 되어 사랑을 피워나갔다.

알코올성 치매 판정을 받았던 최윤정(김보연)은 완치 후 술을 끊고 쌍둥이 손자를 돌보는 행복한 할머니가 됐고 장옥분(차화연)과 송영달(천호진)은 함께 시장 대표로 댄스대회에 나가 툭탁대면서도 살가운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줬다. 무엇 하나 여지가 없는 꽉 찬 해피엔딩. 그것은 시청자들이 원했던 가족 판타지 그 자체였다.

물론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주말 가족드라마가 갖는 공식적인 한계를 보여주기도 했었다. 이혼해도 괜찮은 삶을 이야기하면서 다시 결혼에 대한 결말만을 보여준 점이나, 중간에 갑자기 송영달의 동생을 사칭하는 인물이 등장해 범죄적 갈등요소가 들어간 점, 출생의 비밀이나 겹사돈 같은 늘 봐왔던 가족드라마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 등이 그렇다.

하지만 이런 한계들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를 통해 상당 부분 행복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었던 건 작가가 그려가는 따뜻한 시선 덕분이었다. 갈등이 극화된 부분에 있어서도 드라마는 이를 코미디적 요소들로 중화시키거나, 극으로는 치닫지 않는 절제를 보여준 면이 있다. 이게 가능해진 건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어른들, 즉 송영달이나 장옥분 그리고 최윤정 같은 인물들이 어쩔 수 없는 세대의 차이를 드러내면서도 자식이나 타인에 대한 배려를 잃지 않아서다.

특히 장옥분이나 최윤정 같은 나이는 있어도 여전히 소녀 같은 귀여운 엄마 캐릭터는 이 드라마가 극적인 갈등 상황 속에서도 밝음을 잃지 않게 해준 원동력이 되었다. 이들의 따뜻한 시선 아래서 이 드라마 속 인물들은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송나희, 윤규진 커플과 송다희, 윤재석 커플이 그들이다. 특히 이 드라마 최대의 수혜자가 된 송다희, 윤재석 커플을 연기한 이초희와 이상이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건 이 특별한 엄마들의 따뜻한 시선 덕분이 아닐 수 없다.

혼자 사는 1인 가구들이 급증하고 있는 시대에 가족을 이야기한다는 건 어딘지 현실적이지는 않지만, 그래서 가족 판타지에 대한 갈증은 더 커지는 지도 모른다. 그 판타지 속에서 이 드라마가 하려는 메시지는 크게 두 가지였다. 이혼 같은 삶의 어려움이 있어도 참고 버티다 보면 좋은 날이 온다는 것과,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나가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특별한 메시지는 아니지만 요즘 같은 코로나 시국에 이 메시지가 주는 울림은 적지 않다 여겨진다. 장옥분이 평범한 엄마의 목소리로 전한 엔딩 내레이션이 이 시대를 버텨내고 있는 우리에게 훈훈한 덕담으로 다가온 것처럼.

"옛말에 무자식이 상팔자요,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지만,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는 꽃이 피고 비가 온 후엔 또 쨍하고 해 뜰 날이 온다. 그러니 너무 절망하지도 오만하지도 말고 하루하루를 살다보면 행복은 너희들의 안마당에도 살포시 둥지를 틀리니. 자식들이여. 그 행복을 지켜라. 사랑을 결국 배려와 존중이란다. 부모들이여 자신의 삶을 살아라 오늘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니. 내가 행복해야 세상도 아름답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KBS]

포토&TV

    투표

    포토로 보는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