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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정의 미어캣]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 누굴 위한 다큐였나

윤효정 기자 입력 2020.09.11. 13:00 수정 2020.09.11. 13:34

설리는 또 이렇게 날 선 말과 글 속에서 회자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MBC '다큐플렉스'의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 편은 설리의 생전 삶을 조명하고, 그의 비극적 죽음을 바라보는 주변인들의 말들을 담았다.

그러면서 이 다큐멘터리는 설리와 최자의 열애가 가져온 악의적 결과물을 조명했다.

그럼에도 이 다큐멘터리는 다시 가장 설리의 삶 중에서 가장 자극적인 부분을 파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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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다큐플렉스' 방송 화면 캡처 © 뉴스1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설리는 또 이렇게 날 선 말과 글 속에서 회자되고 있다. 그가 세상을 떠난지 1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음에도 말이다. '설리가 불편하셨나요?'는 누굴 위한 다큐멘터리였나.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MBC '다큐플렉스'의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 편은 설리의 생전 삶을 조명하고, 그의 비극적 죽음을 바라보는 주변인들의 말들을 담았다. 이날 설리를 추억하는 여러 인물 중 가장 주목된 것은 바로 그의 어머니였다. 설리가 연예인 생활을 시작하게 된 순간, 위기 그리고 그의 마지막을 바라볼 때의 슬픔까지 고백했다.

그중 설리와 최자의 지난 공개연애가 중요하게 다뤄졌다. 설리의 어머니가 설리와 멀어지게 된 계기가, 딸과 최자의 연애였다고 했다. 설리의 어머니가 열애를 반대하자 설리도 독립을 선언한 것. 어머니는 그 후 설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적이 있었고, 그것이 연애의 마지막 발악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다큐멘터리는 설리와 최자의 열애가 가져온 악의적 결과물을 조명했다. 설리가 받은 성적인 악플, 최자의 예명으로 불거진 조롱 등에 대해서 말이다.

방송 이후 많은 누리꾼들은 설리의 삶의 고통의 이유를 최자로 지목, 그의 인스타그램에는 다시 설리와 관련한 악플이 넘쳐나고 있다. 그토록 설리를 괴롭게 했다고 지적한 악플이, 다시 또 다른 누군가를 향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설리의 어머니는 딸과의 지난 일을 털어놓는 것. 그것이 가져올 파장을 모를 수도 있다. 다만 제작진은 몰랐을리 없다. 설리의 최자와 연애가 악플의 시작점이었다는 것처럼 그리는 시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드는것은 아닐지 고민하지 않았을리 없다. 그럼에도 이 다큐멘터리는 다시 가장 설리의 삶 중에서 가장 자극적인 부분을 파고 들었다.

MBC '다큐플렉스' 방송 화면 캡처 © 뉴스1

이 다큐멘터리는 (연애로 인해) 노는 문화가 달라지지 않았겠냐는 설리의 어머니의 말 뒤에 설리와 최자가 술잔을 부딪치는 장면을 이어붙였고, 최자의 예명으로 인한 악플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생각을 유도했다. 이 연애로 설리는 달라졌고, 수많은 문제의 시작이었다고.

유명인이어서, 공개연애여서, 상대방과 나이 차이가 커서 등을 근거랍시고 설리의 지난 연애를 제멋대로 오해하고 재단했던 지난 과거의 악플과 이 다큐멘터리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설리와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는 친어머니의 말을 빌려, 또 다시 설리의 괴로움과 악플을 되풀이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를 통해 악플이나 말 많았던 연애사가 아닌, 알려지지 않았지만 설리가 생전 말하고자 했던 바를 들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는 설리를 다시 악플과 같은 이미지로 재포장하는데 그쳤다.

고인이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어떤 연애를 했는지, 어떤 마음으로 마지막을 맞았는지 우리는 전부 알지 못 한다. 다만 안타까운 비극에 슬퍼할 뿐이다. 그러므로 이처럼 다시 생전의 그를 안다며, 그의 죽음의 이유를 그럴싸하게 추측할 수 있다며 또 다시 지난 날을 되풀이하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

이 다큐멘터리가 누굴 위한 것이었나 다시 생각해보자. 다시 생각해도 설리, 설리의 어머니, 그를 기억하는 많은 이들을 위한 것은 아닌 듯하다. 이 다큐멘터리로 뭔가를 가장 크게 얻은 이가 있다면, 새롭게 론칭한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를 제대로 알리고 단 2 회만에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며 홍보 보도자료를 배포한 제작진일 듯 하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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