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플렉스' 최자=죽일놈? 이 다큐의 위험성[TV와치]

이민지 2020. 9. 1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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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다큐플렉스'가 고(故) 설리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를 선보였다.

설리 엄마는 설리가 연애를 시작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회상했고 '다큐플렉스'는 설리가 13살 연상의 최자와 열애 후 각종 악플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누군가는 최자와의 열애 후 전보다 과감한 행보를 보인 설리가 대중과 언론의 먹잇감이 되었다는 것은 사실이고, 다큐가 이를 사실 그대로 남아냈을 뿐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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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민지 기자]

MBC '다큐플렉스'가 고(故) 설리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를 선보였다. 그리고 방송 후 최자가 악플러들의 타깃이 됐다.

9월 10일 방송된 MBC '다큐플렉스'는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 편을 선보였다. 수많은 오해와 그 뒤에 감춰진 진실, 편견 가득한 시선들과 이에 맞서 끊임없이 자신을 표현하고자 했던 고 설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는 소식에 방영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다큐멘터리이다.

다큐멘터리는 어려웠던 가정 형편 때문에 유치원 대신 연기 학원을 다니고 서울로 올라와 아역배우로, 2009년 그룹 에프엑스로 데뷔한 설리의 이야기를 따라갔다. 고 설리 엄마와 친구들, 선배들과 매니저 등의 이야기를 통해 설리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들어보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인을 추억했다.

문제는 이날 다큐멘터리가 또다른 타깃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고 설리와 최자는 몇차례 열애설 끝에 2014년 열애를 인정했고 3년여의 공개열애 후 2017년 결별했다. 설리 엄마는 설리가 연애를 시작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회상했고 '다큐플렉스'는 설리가 13살 연상의 최자와 열애 후 각종 악플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자연스럽게 방송 후 고 설리에 대한 다양한 추억과 추모 대신 전 남자친구 최자를 향한 악플과 자극적인 기사가 더 크게 남았다. 최자의 인스타그램은 악플로 도배되기 시작했다. 고 설리를 죽음으로 몰아간 것이 마치 최자라는 듯한 댓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누군가는 최자와의 열애 후 전보다 과감한 행보를 보인 설리가 대중과 언론의 먹잇감이 되었다는 것은 사실이고, 다큐가 이를 사실 그대로 남아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다큐가 최자라는 또다른 악플러들의 먹잇감을 만들어낸 것을 부정할 순 없다. 고 설리를 괴롭힌 것은 최자가 아니라 자극적인 기사들과 악플러들이었음에도.

다큐에도 연출과 구성, 편집이 있다. 이는 다큐의 방향성을 결정한다. 같은 사실도 어떻게 담아내느냐에 따라 이를 보는 대중의 반응은 달라진다. '다큐플렉스'는 당시 설리가 받았던 성적인 악플들을 짚었다. 배경음악으로는 최자가 속한 다이나믹 듀오 '죽일놈'이 깔렸다. 길지 않은 시간 등장한 장면이라지만 이날 다큐에서 가장 자극적인 장면이었고 이러한 편집은 자연스럽게 시선을 최자에게 쏠리게 만들었다.

제작진이 방송 후 나올 기사들과 네티즌의 반응을 모르지 않았을터다.

'다큐플렉스'는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라는 제목으로 그저 자유롭고 솔직했던 그녀의 악의 없고 꾸밈없었던 모습이 안타깝게도 언론과 악플러들의 타깃이 됐다고 조명했다. 동시에 최자와의 연애는 불편했다는 뉘앙스를 심어줬다.

고인에 대한 다큐는 보다 신중해야 한다. 망자는 말이 없고 그가 진짜 어떤 생각으로 살아갔었는지, 무엇이 가장 그녀를 힘들게 했었는지 알 수 없다. 다큐멘터리 제작을 원하는지 조차 알 수 없다. 그만큼 더 신중하고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

고 설리의 팬들은 '다큐플렉스'가 그녀에 대한 편견을 깨주고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역할을 하길 바랐지만 악플로 힘들어했던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며 또다른 공격대상을 만들어내는 결과가 나왔다. 설리를 그리워 하는 이들과 그녀의 이야기를 나누고 또다른 비극을 막기 위해 여러가지를 이야기 하는 시간이 돼야 할 다큐가 또다른 타깃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사진=MBC '다큐플렉스' 캡처)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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