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원 "발달장애 아들 안 돌보고 음악 뒤에 숨어, 가장 후회돼"(밥먹다)[어제TV]

최승혜 2020. 8. 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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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최승혜 기자]

김태원이 가슴 아픈 가족 이야기를 털어놨다.

8월 17일 방송된 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서는 부활 김태원이 출연했다.

이날 김수미는 김태원을 보자마자 “좀 많이 야위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태원은 “지난 해 조금 아팠다. 간에 이상이 생겨서 쇼크가 온 적이 있다”고 담담하게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김태원은 “평생 술을 마셨는데 금주한 지 1년이 되어간다. 1년이면 많이 참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호가 “예능감을 누가 발견했냐”고 묻자 김태원은 “김구라가 셋이서 욕하고 다닐 때 인터뷰를 하자고 하더라. 그때 언변을 봤고 초라해보였다. SBS공채 개그맨인데 나갈 무대가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의형제를 맺었다”며 “나중에 SBS DJ를 하더니 방송에 진출하더라. 그때 나를 게스트로 초대했다. 은인이다”라고 밝혔다. “예능 출연 후 비판을 받지 않았냐”고 묻자 김태원은 “그건 데뷔할 때부터 있었다. 백두산이나 시나위는 정통 록이었다면 우리는 대중가요인 ‘희야’를 불렀다. 그때부터 시작된거다”라고 밝혔다.

국민할매라는 별명에 대해선 “윤형빈이 ‘개그콘서트’에서 날보고 우리 할매같다고 했다. 그래서 국민할매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것 때문에 1년간 공황장애에 빠졌다. 그러다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여학생들이 날 보고 몰려오더라. 전 연령을 아우르는 인기를 얻게 됐구나 생각했다. 아무리 열심히 음악을 해도 부활을 몰라줬는데 대중의 관심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김태원은 아버지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가 87세이신데 알츠하이머를 앓고 계신다. 아버지가 내 인생의 목표이자 롤모델이었다”고 털어놨다. 아버지 병세가 악화된 지 얼마나 됐냐는 물음에 김태원은 “2~3년 됐는데 처음에는 (치매를) 믿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점점 날 못 알아보기 시작했다”고 가슴 아픈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기억을 잃어가는 아버지를 생각하며 만든 신곡의 가사를 들려줬다.

김태원은 ‘부활’ 음악 중 인생곡 BEST3를 직접 꼽았다. 이승철이 불러 크게 히트한 ‘마지막 콘서트’의 원곡 ‘회상3’를 이야기하며 김태원은 아내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노래라고 전했다. 그는 당시 연애할 때인데 “아내는 무대 뒤에 있었다. 객석에 앉지도 않았다. 아내가 무대 위 내 모습을 보기 싫어했다”라며 “당시 제가 마약에 손댈 때였다. 아내가 무대 위의 내 모습은 진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 두번째 마약으로 입건되면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그런데 아버지가 거기 있으면 더 망가질 거라 생각하셔서 서재에 나를 가두셨다. 거기 갇혀 있는 동안 서재에서 아버지의 일기장을 발견했다. 내가 태어났을 때의 이야기를 적은 걸 봤다. 희열에 차 있는 글들이었다. 그래서 대마초 등을 한꺼번에 끊게 됐다. 내 인생의 중요한 포인트가 됐다. 마음을 정리하면서 ‘사랑할수록’이란 곡을 썼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데 故 김재기가 ‘사랑할수록’을 불렀는데 녹음 작업하는 도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결국 김재기 동생 김재희를 보컬로 영입해 발표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작곡할 때 히스테리가 정말 심하다. 가족한테도 영향을 미쳐서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캐나다로 떠났다. 나는 나쁜놈”이라며 “어느날 '내가 뭐 때문에 사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운전하다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끝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날 밤에 꿈에서 이 노래 가사 떠올랐다.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라는 가사였다. 그 가사를 바탕으로 곡을 썼다. 그때 아내가 내가 위험한 걸 알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이승철 씨와 다시 만나 '네버 엔딩 스토리'가 탄생했다”고 밝혔다. 김태원은 “아내가 나를 세 번 떠났다. 결혼 후 (캐나다로) 한번, 연애할 때 두 번 떠났다. 내가 객혈하고 몸이 안 좋을 때였는데 당시 전국을 다니며 찾았다. 알고보니 옆집에 살고 있었다”고 말했다. MC들은 “아내 분이 김태원 씨를 걱정했던 거다”라며 놀라워했다.

김태원이 대화를 나누던 중 아내 이현주 씨가 깜짝 등장했다. 이현주 씨는 “제가 필리핀 갔을 때 라디오에서 물 떠줄 사람이 없어서 불편하다고 하더라. 제가 항상 물을 떠다줬다”며 “그렇지만 남편이 자상했다. 또 착한 사람이다. 그런데 본인은 ‘착한 사람이 아니라 선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이현주 씨는 “아들이 발달장애로 태어났다. 생후 8개월 때 진단을 받았다”고 하자 김태원은 “아내가 충격을 받아 많이 힘들었을텐데 저는 나몰라라 하며 음악 뒤에 숨어버렸다. 아버지 자격이 없었던 거다. 그게 내 인생에 가장 후회되는 순간이다”라고 자책했다. 이현주 씨는 “제가 괴로워서 간 거다. 남편이 다른 사람 아픈 것도 못 봤다. 그래서 이해했다”며 “(아들을 위해) 캐나다로 떠났을 때는 남편을 걱정할 여유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김태원은 "제 소원이 죽을 때 아내 옆에서 눈 감는 것"이라고 하자 김수미는 "죽는 얘기를 왜 하냐. 이기적이다"라고 비난했고 김태원은 다시 한번 아내를 향해 "아빠답고 남편다운 사람이 될게"라고 약속했다.(사진=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 캡처)

뉴스엔 최승혜 csh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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