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종, '갓수종'이라 불리는 남자 [Oh!쎈 초점]

연휘선 2020. 8. 1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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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제공] 배우 최수종이 '1호가 될 순 없어'에 게스트로 출연해 아내를 진심으로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갓수종'으로 각광받고 있다.

[OSEN=연휘선 기자] "이런 분을 앉혀놓고 결혼하라고 해야지!". 배우 최수종이 '1호가 될 순 없어'에 출연해 여심을 사로잡았다. 배우자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모습이 '갓수종'이라 불릴 만했다. 

최수종은 16일 밤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1호가 될 순 없어'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1호가 될 순 없어'는 최양락과 팽현숙, 김지혜와 박준형, 강재준과 이은형 등 코미디언 부부 세 쌍이 결혼 생활을 보여주는 예능이다. 연예계 다양한 스타 커플이 존재하는 가운데 유독 코미디언 부부들 사이 '이혼 1호'가 탄생하지 않는 이유를 관찰 예능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 가운데 최수종은 개편 첫 방송을 맞아 스튜디오 게스트로 등장, '1호가 될 순 없어' 부부들의 일상 VCR을 보며 남편들을 위한 조언을 건넸다.

평소 최수종은 배우 하희라와 결혼해 유독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며 '이벤트의 신'으로 통했던 터. 그와의 비교에 '1호가 될 순 없어' 남편들은 최수종의 출연이 달갑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반면 아내들은 환영했다. MC 중 장도연은 "'1호가 될 순 없어' 출연하면서 처음으로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분을 앉혀놓고 결혼하라고 해야지"라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만들기도 했다. 이는 시청자 반응 또한 다르지 않았다. 방송 이후 최수종을 향해 '갓수종'이라는 찬사까지 나오는 상황.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를 향해 열광하도록 만들었을까. 

# 1962년 생 동갑 맞아? 최수종X최양락, 같은 나이 다른 남편상

[사진=JTBC 제공] 배우 최수종의 출연에 '1호가 될 순 없어' 속 동갑내기 친구 코미디언 최양락이 도망치듯 일어나며 웃음을 자아냈다.

최수종이 '갓수종'이라고 불리는 첫 번째 지점은 1962년생 동갑내기 친구 최양락과의 비교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동갑내기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최수종은 하희라에게 헌신적인 남편상으로, 최양락은 팽현숙에게 다정하지 않는 남편상으로 묘사돼왔던 터. 이에 최수종도 토크 오프닝부터 최양락에게 "오늘 내가 '이건 이렇게 해야 한다', '저건 저렇게 해야 한다' 하나하나 지적하며 완전히 널 바꿔 놓고 가겠다"며 경고했다.

특히 최수종은 아내 팽현숙을 피해 후배 코미디언 이봉원과 만나러 다니는 최양락에게 "우리나라 살고 있는 모든 부인들이 의지할 곳은 남편뿐"이라고 충고했다. 평소 자신의 정성과 내조를 몰라주고 퉁명스러운 최양락에게 맺힌 게 많은 팽현숙은 자신을 알아주는 최수종의 말에 눈물까지 보였다. 그는 "우리 친정 오빠 살아온 것 같다. 어떻게 여자 맘을 이렇게 잘 알 수가 있나"라고 말했다.

단순히 배우자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최수종은 인간적으로 존중했다. 그는 방송에서 아내를 언급할 때 "하희라 씨"라고 항상 존칭을 사용했고 실제 함께 출연한 다양한 방송에서 서로 존댓말로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부부싸움도 한 번도 안 했다는 그는 "저희도 아이들 혹은 집안일로 신경전이 있기도 하다. (그럴 때는) 먼저 말 꺼내지 않고 그 분위기를 누르고 있어야 한다. 오해가 이해가 되기 위해선 서로가 노력하고 참고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편, 아내 어느 한쪽의 편을 드는 것을 넘어 배우자를 존중하는 모습이 그 자체로 모범적인 부부의 이상향을 보여주는 듯했다.

# 아내에게만? 자녀에게도 '권위 NO'

[사진=하희라 SNS] 배우 하희라가 남편 최수종(오른쪽)이 아들과 가족들을 위해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또 다른 주목할 점은 최수종의 배려와 존중이 배우자 만을 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과거 SBS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사부로 출연하며 아들에게도 존댓말을 쓰는 모습을 보여줘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 바 있다. 아빠와 아들이 전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존댓말을 쓰고 "사랑해요"라고 말하는 모습은 놀라움을 넘어 경악스럽기까지 했다. 권위주의적인 아버지, 남편상에 길들여진 출연진과 시청자들에게 최수종의 행보는 일거수일투족이 새로운 것이었다. 

실제로도 최수종은 다양한 일상을 자녀, 가족과 함께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희라는 최근에도 개인 SNS를 통해 촬영 후 집에 도착하니 최수종이 아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음을 알리며 그 현장을 사진으로 공유하기도 했다. 지극히 자연스러워 보이는 모습은 SNS를 타고 대중을 감동케 했고 역시 '갓수종'의 사례로 회자되기도 했다. 이러한 일상의 소중함에 감사하고 표현할 줄 아는 하희라의 모습 또한 귀감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오랜 시간 유교와 효의 가치관에 길들여진 한국 사회에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수평보다는 수직적으로 인식돼왔다. 경제성장이 둔화되며 자녀가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회 환경이 고착화됨에 따라 그 불균형 또한 심화되기도 했다. 이 가운데 '가장'의 권위를 내려놓은 최수종의 행보는 분명한 시사점을 남기고 있다.

# '갓수종'의 일반화가 필요한 시대 

[OSEN=고척, 최규한 기자]최수종-하희라 부부가 경기장을 찾아 함께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다. /dreamer@osen.co.kr

진정한 양성평등의 의미가 중요해지는 최근 한국 사회에서 최수종의 이미지와 존재감은 더욱 특별해지고 있다. 과거 아내에게 다정한 남편 최수종의 이미지는 특별하다 못해 특이하게 여겨지기도 했고, '이벤트의 신'으로 칭송받으면서도 보편적일 수는 없는 캐릭터였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여전히 '갓수종'이라 불릴 정도로 결점 없는 남편이자 아버지로 미화되고 있지만 "어떻게 저렇게 살아"가 아닌 "저렇게 살아야 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모양새다. 

그렇기에 '갓수종' 최수종의 존재감은 현재 방송가에서 더욱 독보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고종 순종 다음 최수종'이라는 말이 '밈(meme)'처럼 자리잡을 정도로 사극 속에서 맹활약했던 최수종이기에, 대하사극이 사라진 최근 드라마 시장에서 배우 최수종의 기회는 줄어든 모양새다. 하지만 다양한 부부, 커플, 가족의 군상을 보여주는 관찰 예능의 범람 속에 '갓수종'의 효능은 어느 때보다 빛을 발하고 있다. / monamie@osen.co.kr

[사진] JTBC 제공, 하희라 SNS 출처,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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