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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t] "빅히트는 단순한 엔터사가 아니다, 애플보다 더 혁신을 얹은 기업"

윤형준 기자 입력 2020. 08. 17. 00:03 수정 2020. 08. 1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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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처로서의 BTS 해부

올 하반기 주식시장 '최대어'는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다. 지난 7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 연내 기업공개(IPO)를 계획 중이다. 현재 기업 가치는 최소 3조원 이상. 국내 상장 엔터테인먼트 기업 3사(SM·JYP·YG)의 시가총액 합산(약 3조원)에 육박한다.

이런 높은 평가는 BTS의 글로벌한 인기가 이끌었다. 빅히트는 BTS의 앨범·음원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 상반기 매출(2940억원)과 영업이익(497억원)이 각각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 사태로 공연 등이 취소되면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문 기업들이 실적 악화를 겪은 것과 대비된다.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 빅히트가 지난 6월 개최한 BTS의 유료 온라인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에는 75만6600여명의 접속자가 몰렸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러나 그뿐일까. 미 경제 매체 패스트컴퍼니는 최근 빅히트를 '2020년 글로벌 가장 혁신적인 50대 기업' 중 한 곳으로 꼽으면서 "BTS가 각종 차트를 석권하는 배경엔 빅히트의 기술과 데이터, 마케팅 노하우가 있다"고 평가했다. 빅히트가 기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 무언가 다르다는 의미. Mint가 그 이유를 분석해봤다.

애플보다 혁신적인 회사

'50대 혁신 기업 리스트'에서 빅히트는 스냅·마이크로소프트·테슬라에 이은 4위에 올랐다. 이 리스트는 매년 바뀌지만, 빅히트가 혁신 기업의 상징과 같은 애플(39위)이나 끊임없이 신약을 개발·출시하는 글로벌 제약사 머크(18위)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건 지난해 스마트폰 앱 '위버스'와 '위버스샵'을 출시하며 전통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정보기술(IT)을 접목했기 때문이었다.

온라인 공간에 흩어져 있던 팬 커뮤니티 공간을 모바일로 구현한 게 위버스이고, 여기서 공연 티켓이나 한정판 상품(굿즈)을 바로 구입할 수 있게 한 게 위버스샵이다. 패스트컴퍼니는 "위버스 덕분에 지난 10월 서울에서 열린 BTS 콘서트에선 티켓이나 굿즈를 사기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서지 않아도 됐다"며 "고객의 공연 경험을 바꾼 이런 앱들은 빅히트가 직접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버스는 팬과 아티스트의 거리를 좁히는 통로 역할도 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경영대학원 애니타 앨버스 교수팀은 최근 발간한 연구 보고서 '빅히트와 블록버스터 밴드 BTS'에 "BTS는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개인 계정은 없지만, 위버스에서 빅히트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계정을 관리하며 팬들과 소통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사태로 공연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에, 빅히트는 비교적 빨리 '온라인 유료 콘서트'라는 새 수익처를 찾아냈다. 지난 6월 열린 BTS의 유료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은 전 세계 75만명이 봤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비슷한 시기 온라인 콘서트를 연 슈퍼주니어(12만), 트와이스(10만) 등을 압도했고,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생중계한 SM·JYP와 달리 자체 플랫폼으로 중계하면서 수익(약 260억원)도 전액 가져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빅히트는 10월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BTS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음반 매출이 증가하자, BTS의 앨범 출시 빈도도 예년보다 두 배 늘렸다. BTS는 올해 국내에서 싱글·정규 포함 앨범 3장을, 일본에선 정규 앨범 1장을 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한 외연 확장도 특징이다. 쏘스뮤직(여자친구)이나 플레디스(세븐틴·뉴이스트)와 같은 동종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를 인수했고, 아이돌 그룹 콘텐츠를 바탕으로 게임 등 디지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게임 제작사인 '수퍼브'도 인수했다. 빅히트의 BTS 매출 의존도는 작년 93.6%에서 올해 70%대로 떨어졌다. 앞으로도 계속 낮아질 전망이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히트는 플랫폼, 공연 제작, 지식재산권(IP) 라이선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다변화하며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히트가 아니라 방시혁이다"

BTS가 데뷔하기 이전인 2011~2012년 빅히트에 40억원 초기 투자를 집행한 SV인베스트먼트의 박성호 대표는 '왜 빅히트에 투자했느냐'는 질문에 "빅히트가 아니라 창업자 방시혁(빅히트 의장)에게 투자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2018년 1088억원을 회수, 원금 대비 27배 수익을 거뒀다.

박 대표는 "방시혁은 박진영 같은 창의적 감수성과 김범수(카카오 의장) 같은 기업가 정신을 동시에 갖춘 사람"이라고 했다. 수많은 명곡을 지은 스타 작곡가이면서도 이에 파묻히지 않고 기업 가치를 키우는 데 집중했다는 것이다. 예컨대 방 의장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아닌 대표이사로 책임 경영에 나섰고, BTS의 곡과 안무를 해외에서 '글로벌 소싱'했으며, 본인 저작물의 소유권 일부를 빅히트로 돌려 수익이 회사로 잡히게 했다. 박 대표는 "방 의장이 항상 '성공 재생산 시스템' 구축에 매진해 온 점이 투자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빅히트는 SV 이외에도 LB인베스트먼트,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다양한 벤처캐피털 투자를 유치해 왔다.

방시혁 의장은 2019년 회사 설명회에서 "혁신이란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새 부가가치를 창출해 더 큰 매출을 일으키는 것"이라며 "빅히트는 끊임없이 음악 산업을 혁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정욱 tbt 대표는 "방시혁 의장은 스스로를 '스타트업 창업가'라고 부른다"며 "기존의 판을 깬다는 점에서 빅히트는 엔터테인먼트 기업보단 스타트업이란 평가가 더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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