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언니' 룰을 모르는구나? 남자끼는 거 안 좋아해![TV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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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을 모르는구나? 남자끼는 거 안 좋아해." 룰을 모른 건 제작진이 아니었을까.
E채널 예능 '노는 언니'는 여성 스포츠 스타들이 그동안 놓치고 살았던 것들에 도전하며 '놀아보는' 세컨드 라이프 프로그램.
8월 11일 방송된 '노는 언니' 2회에서는 박세리가 세 남자의 등장에 농담 반 진담 반 "룰을 모르는구나? 남자끼는 거 안 좋아해"라며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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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유나 기자]
"룰을 모르는구나? 남자끼는 거 안 좋아해." 룰을 모른 건 제작진이 아니었을까.
E채널 예능 '노는 언니'는 여성 스포츠 스타들이 그동안 놓치고 살았던 것들에 도전하며 '놀아보는' 세컨드 라이프 프로그램. 지난 8월 4일 첫 방송에선 그 흔한 소풍, 수학여행 한 번 가본 적 없다는 언니들이 함께 MT를 떠나 무해하게 웃고 떠드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 소소한 웃음을 안겼다.
하지만 첫 방송 당시에도 시청자들은 예고편 잠시 얼굴을 비친 유세윤, 장성규, 황광희에 걱정을 드러냈다. 언니들의 상견례 자리이자, 방송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줄 첫 회에 굳이 등장한 세 남자는 여자 스포츠 스타 예능이라는 '노는 언니' 기획 의도에 조금 많이 벗어난 듯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걱정은 현실이 됐다. 8월 11일 방송된 '노는 언니' 2회에서는 박세리가 세 남자의 등장에 농담 반 진담 반 "룰을 모르는구나? 남자끼는 거 안 좋아해"라며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에 유세윤은 "MT 온다고 해서 분위기가 안 잡힐까봐 (왔다)"고 방문의 이유를 밝혔지만 이미 분위기 제대로 잡고 놀고 있던 언니들은 "아니, 더 이상해졌다"고 단언했다.
언니들끼리 소소하게 대화하고 미나리 접어 먹는 재미가 있던 '노는 언니'는 세 남자의 등장 이후 급격하게 토크쇼 자리로 변질됐다. 호스트는 언니들이고 게스트는 세 남자인데, 어느새 게스트들이 MC자리를 맡았다. 이후 대화는 나이 서열, 소개팅, 연예인에 대시 받은 경험 등 흔하디 흔한 주제로 흘러갔다. '노는 언니'가 기획 초반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건 고작 이런 것이었을까?
제작진의 걱정을 공감 못하는 건 아니다. 제작진은 예능이 익숙지 않은 스포츠 스타들이 첫 만남에 얼마나 잘 놀 수 있을지를 걱정했을 것이다. 제작진의 이런 걱정은 세 남자의 "어색할까 봐 우리를 섭외한 거 같다"는 말에서 잘 드러났다. 박세리 역시 "(제작진이) 친해졌냐고 자꾸 물어보더라"고 제작진의 고민을 전했다.
하지만 좋게 말해 기우였고, 나쁘게 말하면 제작진의 신뢰 부족, 역량 부족이었다. 다수의 시청자들은 "언니들의 첫 만남이 재미 없을 거라 단정짓고 첫 여행지부터 게스트를 투입한 거냐", "제작진이 컨셉만 잘 잡아주면 게스트 없이도 충분히 재미있다", "참신한 기획의도가 퇴색된 거 같다", "멤버들끼리 수다떨며 끌어낼 수 있는 재미를 굳이 다른 사람을 껴서 뽑아내려고 한 게 아쉽다"고 반응했다. 지나친 걱정이 독이 된 격이었다.
좀 더 특별한 예능을 바라온 시청자들이 '노는 언니'에 바라는 바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여성 스포츠 스타들이 해보지 못한 것들을 누리며 그 속에서 유발되는 진솔하고 소소한 웃음들, 바로 기획의도 그대로의 모습이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건 숙련된 예능인들이 주는 거창한 웃음이 아니다. 이쯤되면 오히려 시청자들이 제작진보다 기획의도를 100%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진=E채널 '노는 언니' 캡처)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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