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당' 나영석PD가 이수근을 멘붕 빠트릴 궁리하는 까닭

정덕현 칼럼니스트 입력 2020. 8. 1. 15:42 수정 2020. 8. 1. 15:4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홀로 이식당', 이수근의 멘붕? 의외의 힐링 기대된다는 건
'나홀로 이식당' 나영석PD 입꼬리 올라갈수록 시청자는 즐겁다


[엔터미디어=정덕현] "차라리 달나라 가는 게 편할 뻔 했어요." tvN 예능 <나홀로 이식당>에서 이수근은 그렇게 말한다. <나홀로 집에 Home alone>를 식당 버전으로 가져온 <나홀로 이식당 Restaurant alone>이 이수근을 홀로 세운 까닭은 그가 <강식당>에서 보였던 뭐든 척척 해내는 일당백의 모습에서 비롯됐다. 설거지에서부터 고객 응대는 물론이고 갖가지 청소까지 '요리만 빼고' 뭐든 다 잘하는 이수근이 자신도 '기능직'을 하고 싶다는 뜻을 보인 바 있고 그래서 이번에 그 기회를 준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다.

인제의 3천 평 감자밭을 끼고 있는 식당을 이수근 혼자 운영한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콘셉트다. 준비과정에서 조언을 위해 출연한 백종원은 스스로도 혼자 식당을 운영하게 되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했던 말과는 다른 행동이 나올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만큼 혼자 식당을 운영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사정을 알 리 없는 이수근은 괜한 의욕에만 가득 찼다. 숯불로 구워내는 고등어구이와 제육에 밥도 '가마솥밥'으로 하겠단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손님들에게 한 끼 밥을 통해서라도 힐링을 주고픈 마음이 거기에는 담겨졌다. 여기에 나영석 PD는 자꾸만 백종원을 통해 이수근을 더욱 멘붕으로 빠뜨릴 궁리를 더한다. 가마솥밥을 할 때 감자를 넣어 감자밥을 하고 옥수수를 넣어 옥수수밥을 하는 그런 아이디어를 백종원이 이야기할 때마다 나영석 PD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척 봐도 어떤 그림이 나올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숯불에 생선과 고기를 구워보고는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알아차리고 이수근은 백종원으로부터 제육볶음과 짜글이 두 메뉴를 메인으로 하고 갖가지 반찬이 더해진 한 상 밥상을 전수받는다. 하지만 인제의 식당에 도착해 장사 준비를 하기 위해 사전에 반찬을 만들고 재료들을 준비해 놓는 데만 하루가 꼴딱 가버리는 현실을 마주한다.

이수근은 그러나 이런 멘붕 상황에서도 특유의 언변으로 슬쩍슬쩍 상황을 넘기고 끊임없이 웃음을 터트리는 멘트들을 쏟아낸다. 그러면서도 역시 일꾼다운 면모를 드러내며 솥밥에서부터 반찬까지 하나하나 준비를 해나간다. 예고로 슬쩍 등장한 장면들을 보면 손님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내놓고 심지어 노래도 부르고 때론 레크리에이션까지 하는 이른바 '31수근'이라는 별칭에 걸맞는 그의 모습들이 등장한다.

특히 손님들이 많아지면 어쩔 수 없이 멘붕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생은 결국 혼자다'라는 문구가 적힌 풍선인형이 춤을 추지만 이수근은 홀로 그 많은 일들을 과연 해낼 수 있을까. 단순하지만 <나홀로 이식당>의 관전포인트는 명확하다.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를 궁금해하게 되고, 실전에서 벌어지는 의외의 상황들에 이수근 특유의 순발력이 어떤 웃음을 줄 것인가를 기대하게 만든다.

<나홀로 이식당>도 그렇지만 나영석 사단은 이른바 숏폼 프로그램을 만들 때 그 출연자에게서 어떤 상황이 웃음을 줄 것인가를 먼저 파악해낸다. <강식당>에서 화가 많은(?) 강호동이 "흥분하지 말아요"라며 요리를 할 때 주는 웃음이 있다면 <나홀로 이식당>은 이수근의 정신없는 멘붕 상황에서도 돋보이는 순발력이 주는 웃음이 있다.

그리고 아직 첫 방송이라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기는 해도, 혼자 고군분투하는 이수근을 찾아온 손님들이 그냥 나몰라라 앉아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십시일반 참여하는 손님들의 배려나 도움은 그 자체로 이 프로그램의 중요한 메시지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생은 결국 혼자'라는 문구에서 시작했지만 그래도 옆에서 같이 도와주고 함께 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발견하는 그런 순간을 마주하게 되지 않을까. <나홀로 이식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부분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Copyright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