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양우석 감독 "'강철비3'? 공중전 가야 할까요"

조연경 입력 2020. 8. 1. 15: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감독의 연출 의도가 명확하게 담겼다. 직설적이고 노골적이지만 '팩트'에 입각해 더 뜨거운 이야기다. 지난 2017년 450만 관객을 끌어모은 '강철비'에 이어 '강철비2: 정상회담'으로 돌아온 양우석 감독은 교과서에도 실리지 않는 한반도의 현재진행형 역사를 스크린에 펼쳐 놓으며 새로운 정보와 공감대 높이는 메시지, 그리고 영화적 재미까지 '1석n조'의 효과를 노린다.

데뷔작 '변호인'(2013)을 통해 1000만 감독에 등극한 양우석 감독은 이후 7여 년의 시간동안 '강철비' 시리즈에 매달렸다. 한국 영화계에서 감독 양우석으로서 존재할만한 이유와 자신의 위치에 대해 고민했다는 양우석 감독은그는 '남북관계'에 대한 시뮬레이션 전달을 운명이자 숙명으로 여겼다. 전문가의 진정성은 웰메이드 결과물 탄생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최근 유행하는 '부캐'를 따졌을 때 '국방부 소속이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 양우석 감독은 한반도 상황 전반에 해박한 지식을 자랑한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없이 쏟아지는 정보들에 정우성은 "질문을 포기했다" 말했을 정도. 그 방대한 내용을 131분으로 깔끔하게 압축시킨 연출 능력도 엄지척이다. '변호인' '강철비' 에 이어 3연타 홈런을 예고한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일본을 주적으로 설정하면서 독도를 수면 위로 올렸다. 특히 독도에 대해 설명하는 대사를 한국어와 영어 모두 편집없이 반복, 강조해 인상 깊었다. "개인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나에게 영화는 세상을 보는 창이었다. 어렸을 땐 해외여행도 잘 가지 못했고, 외국을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영화였다. 그래서인지 난 내가 모르는 것이 영화로 나오면 참 좋더라.(웃음) 누군가는 우리 영화를 통해 몰랐던 정보를 알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 사이사이 수 많은 이야기가 있고,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야 하지만 최대한 객관적으로 다루려 했다."

-팩트와 판타지를 적절히 섞었다. "'왜 맨날 싸울까'라는 원초적인 질문을 던지게 되는 순간이 있었다. 사실 이번에 목표한 바는 '빌런처럼 보이는 사람은 없게 하자'였다. 누군가에게는 빌런일 수 있지만, 그것이 맞든 틀리든 제 입장만큼은 명확하게 보이는. 일본은 남의 영토를 자기들 영토라고 꾸준히 교과서에 올린다. 이런 식으로 100년간 더 쌓이고 쌓이면 전쟁 터지지 말란 법도 없을 것이다. 일본의 시비는 극중 센카쿠 설정과 거의 비슷한 것이 사실이다."

-집중하느라 혼났다. "하하. 센카쿠 가케무샤처럼 다양한 방식의 군사 전략 시뮬레이션이 가동되고 있고 존재한다. 역사상으로 봤을 때 남의 손에 의해 전쟁이 끝나면 어떻게든 다시 싸운다. 2차 중일전쟁을 끝낸건 미국이었다. 일본과 중국은 필연적으로 (다시 싸우게 될 것이라는걸) 알고 있었을 것이다. 2010년 중국은 초고속 성장을 이뤘고, 일본 군사 전문가들은 '2015년까지 중국과 결판을 내야 한다. 그래야 확실히 부술 수 있다'고 봤다. 대등한건 2018년까지. 그 이후는 '진다'고 분석했다. 근데 정치인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지금은 2020년이다. 일본이 미일 동맹에 목을 매는 이유가 있다. 그들 싸움에도 그 중간에 버티고 있는 한반도와 독도는 빠질 수 없는 이용 대상이고."

-대외적인 평화에도 이유가 있는 것 같고. "각 나라들은 싸움과 전쟁에 대비해 기본적인 훈련을 하지만 침공 계획도 시뮬레이션 한다. 일본 역시 독도 침공계획을 시뮬레이션 한다. 그게 원래 군인들이 할 몫이라 비난할 문제는 아니다. 다만 일본은 반대로 '한국이 대마도를 점령했을 때 우리가 이길 수 있나?'를 따져 봤을테고, 그들에게는 아쉽게도 한국 육군은 비정상적으로 강하다. 한국 대포는 세계 정상급이다. 러시아, 중국을 제외하고 어느 나라 대표와 견주어도 한국이 최고다. '부산에서 쏘기 시작하면 대마도 못 지키겠는데?' 싶으니 포기했다. "

-현 시점 남북 문제는 어떻게 바라보나. "사실 어느 순간부터 남북 문제를 좁게 보고 있는 것 같다. 감정이 개입할 수 밖에 없다. 짜증도 나고, 분노도 치솟고. 집안 형제 중에 깡패같은 놈 하나가 교도소에 들락거리는, 그런 동생보듯 본다. '너 그냥 교도소에 있어!' 하는 것 같다. 근데 그렇게만 생각하면 안 되는 것 아닐까 싶다. 북이 느꼈을 참담함을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 그들은 '핵을 포기해도 UN 재제 못 풀겠구나' 싶었을 것이다. 물론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시진핑을 만난 것을 미국은 불쾌해 했을 수 있다. '뭐야 우리랑 협상하기로 했는데 누가 중간에 끼어?' 할 수 있다. 그러니 우리도 느껴야 한다. 이제는 핵 이슈가 아니다. '너 어디 편이야?' 노골적으로 묻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안보 보좌관 책을 보면 미국은 중국을 나치와 비교하기도 했다."

-'강철비2'가 탄생함으로써 '강철비' 시리즈가 비로소 완성됐다. "사실 '강철비'를 찍을 땐 '강철비2'까지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근데 '강철비'를 마무리 지은 후 다른 시나리오를 쓰려니까 안 써지더라. 마음에 압박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 '그냥 '강철비2' 시나리오를 쓰자' 싶었고, 신기하게 술술 써졌다. 결과적으로 '강철비' 시리즈의 목적은 '한반도 시뮬레이션 제공'이다."

-'강철비3'도 나올 수 있을까. "사실 1, 2에서 보여준 시뮬레이션들은 내 머리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아니다. 이미 석학들이 분석한 내용을 영화화 시킨 것 뿐이다. 네가지 시뮬레이션 외 '다섯번째가 있을 수 있을까. 새로운 길이 있을까'에 대한 답이 떠오른다면 더 들어가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배우들은 '이제 남은건 공중전 밖에 없지 않아?'라고 하더라.(웃음)"

-현재 구상하고 있는 차기작은 무엇인가. "가족의 형태가 몇 십년간 많이 변했다. 한쪽에서는 200만 명이 난임의 고충을 겪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학대받는 아이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그 이야기는 꼭 한번 건드려야 할 것 같다. 더해 인구 수에 대한 내용도 함께 다뤄보고 싶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