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서울촌놈', 지방과 지역이 조금 더 잘 보인다

입력 2020. 7. 30. 09:54 수정 2020. 7. 3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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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이 나온다.

tvN '서울촌놈'도 그 중의 하나일 것으로 생각했다.

지방 출신 스타들이 추천하는 음식점과 장소를 함께 여행하면서 음식을 걸고 게임을 하는 콘셉트라 '1박2일' 등 여느 여행예능과 비슷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서울촌놈'은 지역과 지방이 조금 더 잘 보이길 바란다는 유호진 PD의 기획의도가 이미 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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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이 나온다. tvN ‘서울촌놈’도 그 중의 하나일 것으로 생각했다. 아니었다.

서울만 아는 ‘서울 촌놈’들인 차태현과 이승기가 게스트가 살아온 동네를 함께 체험하는 로컬 버라이어티다. 이 형식은 단순하지만 차별화가 확실하게 될 정도로 좋다.

지방 출신 스타들이 추천하는 음식점과 장소를 함께 여행하면서 음식을 걸고 게임을 하는 콘셉트라 ‘1박2일’ 등 여느 여행예능과 비슷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여행지가 일반적 코스가 아니다. 일반적 코스 외에도 단순 관광객들은 알 수 없는, 진짜 지역 토박이만이 아는 숨겨진 장소들을 통해 지역과 지방을 재발견한다.

여기서는 게스트들이 어릴 때 품었던 순수한 꿈과 뜨거운 열정이 보인다. 무엇보다 따뜻하다. 부산편에서 쌈디가 친구들과 힙합의 꿈을 키웠던 부산대앞 똥다리와, 그때 자주 갔던 클럽 사장을 이 곳에서 만나는 장면은 뭉클함을 선사했다.

광주편에서 유노윤호가 연예인을 꿈꾸며 댄스팀(B.O.K)을 만들어 연습하던 쌍암공원을 찾아, 4명의 멤버들을 다시 만나 18년만에 팀을 재결성하며 추억을 나누는 장면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 공간들은 각별한 의미가 부여된다. 한 사람이 성장하기까지 많은 영향을 미치는 ‘고향’이란 공간적 의미와 유년 시절 영향을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해진다.

게스트들의 삶의 기억과 추억이 묻어있는 공간을 찾아나서기 때문에 호스트보다는 게스트가 조금 더 주인공이다. 이시언이 고교시절 매일 찾아왔다고 들려주는 깡통시장 상인과의 즉석 만남, 미국 메이저리그 출신 김병헌이 야구의 꿈을 키웠던 광주일고 야구부 방문에 이은 나주곰탕집 탐방 등이 모두 그렇다.

게스트들이 호스트들에게 “까리하네”(부산) “느자구없네”(광주) 등 지역 사투리의 의미를 물어보고, 게임을 나누는 것도 흥미롭다. 지역 다큐를 예능적 재미로 즐길 수 있다.

태종대에서 소라와 멍게, 해삼을 놓고 게임을 하면서 부산사람이라면 모두 회를 좋아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준다. 쌈디는 “멍게는 바닷물 맛”이라며 회를 안좋아한다고 했다.

서울토박이 호스트들은 최적격이다. 차태현은 사람의 마음을 잘 읽고 편하게 해주면서도 자연스럽고, 예능에 최적화된 이승기는 게임으로 지방 출신 연예인들의 배를 곯게 만드는 등 게스트를 당겼다 놓았다 하며 잘 스며든다.

‘서울촌놈’은 지역과 지방이 조금 더 잘 보이길 바란다는 유호진 PD의 기획의도가 이미 달성됐다. ‘1박2일‘에서 멤버들에게 각각 특정 장소에 가 사진을 찍어오라고 해놓고, 그 곳이 자신들의 부모님이 과거에 사진을 찍었던 장소임을 알게 해준 ‘서울 시간 여행편’의 PD가 내놓은 또 한 편의 역작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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