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이' 비혼 황정음을 로맨스로 끌고가는 과정은 왜 불편할까[TV와치]

서유나 2020. 7. 2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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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월화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의 서현주(황정음 분) 캐릭터는 일찍이 일가친척을 모아놓고 비혼식을 거행해 비혼주의를 선언한 인물.

하지만 서현주의 비혼라이프는 황지우(윤현민 분)과 박도겸(서지훈 분) 두 남자가 나타나며 연일 흔들리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부모님 몰래 비혼식까지 열었던 서현주가 순순히 따라줄 리가 없는데, 서현주와 황지우, 박도겸의 극적인 삼각관계를 위해 이 두 사람을 딸에 대한 애정 없는 캐릭터로 만들어 버렸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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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유나 기자]

KBS 2TV 월화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의 서현주(황정음 분) 캐릭터는 일찍이 일가친척을 모아놓고 비혼식을 거행해 비혼주의를 선언한 인물. 하지만 서현주의 비혼라이프는 황지우(윤현민 분)과 박도겸(서지훈 분) 두 남자가 나타나며 연일 흔들리고 있다.

특히 7월 28일 방송된 '그놈이 그놈이다' 8회에서는 흔들리는 서현주의 마음이 잘 드러났다. 이날 서현주는 친구 강민정(송상은 분)에게 황지우와의 일을 후배의 일인 척 연애 상담해 "네 후배 곧 그 남자랑 사귀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서현주는 황지우에게 흔들리는 마음, 그로 인한 연애 감정을 부정할 수 없었다.

서현주 부모님은 서현주보다 서너발 앞서 나갔다. 늘 서현주를 결혼시키고 싶어하던 정영순(황영희 분)과 서호준(서현철 분). 이들은 두 남자의 마음을 알자마자 각각 황지우와 박도겸을 사윗감으로 밀며 신경전에 들어갔다.

급기야 두 사람은 자신들의 결혼기념일 파티에서 가족 및 서현주의 직장동료들을 모아놓고 두 남자를 사윗감으로 발표했고 이에 서현주는 "나랑 결혼할 사람은 내가 정할 거다. 이중에서 나와 결혼할 사람은"이라며 조금은 이른 선택의 순간을 맞이했다.

시청자들은 이런 서현주 캐릭터로 로코를 그려내기 위해 '그놈이 그놈이다'가 선택한 스토리 진행 방식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결혼을 강요하는 부모님 캐릭터가 불편하다는 반응이 컸다. 딸의 감정을 신경쓰기보단 결혼을 밀어붙이기에만 급급한 부모님. 그렇다고 해서 부모님 몰래 비혼식까지 열었던 서현주가 순순히 따라줄 리가 없는데, 서현주와 황지우, 박도겸의 극적인 삼각관계를 위해 이 두 사람을 딸에 대한 애정 없는 캐릭터로 만들어 버렸다는 평이다.

또 비혼주의 서현주가 결국 사랑을 깨닫고 결혼을 결심할 장치, 전생 서사가 너무 반복돼 지루하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비혼주의 서현주를 바꾸기 위해선 그 어느 드라마보다 운명적인 사연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에 선택된 게 전생의 인연과 어린시절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라는 설정. 하지만 전생 서사의 경우 실마리는 풀리지 않고 비슷한 장면을 매 회마다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지치게 만들었다.

시청자들이 바라는 건 한 가지다. 비혼주의 서현주를 로맨스로 이끌고 가는 게 이 드라마의 주 스토리일 수밖에 없다면, 차라리 그 과정이 서현주의 자발적 선택에 의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현주의 부모님께 물량공세하는 황지우, 박도겸부터 그것에 넘어가 대외적으로 사윗감 발표를 하는 부모님까지. 모두가 서현주의 선택보단 자신들의 마음을 앞세웠다. 이에 서현주는 뜬금없이 "이중에서 나와 결혼할 사람은"이라며 선택의 기로에 놓여 버렸다.

'그놈이 그놈이다'가 담아내는 메시지는 비혼을 결심한 이들에게 건네지는 "네가 아직 진짜 사랑을 못 만나서 그래", "제 짝을 못 만나서 그래"의 전형 같이 느껴져 아쉬움을 자아낸다. 하지만 이왕 그렇게 짜여진 로맨스라면, 시청자들은 서현주의 선택이 보다 적극적이고 자발적이길 바란다. 서현주가 주변의 압박에 의해서 보단 자신의 마음에 응해 비혼주의도 재고할 진실된 사랑을 찾을 수 있기를. 이 드라마가 본래 그리고자 한 사랑도 바로 그런 것일 테니 말이다. (사진= KBS 2TV '그놈이 그놈이다' 캡처)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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