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훌륭' 물리고 또 물려도..이것이 강형욱 클라쓰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0. 7. 2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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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이 물릴 걸 알면서도 손을 내밀었다.

아루가 가슴줄과 장갑 그리고 특히 아빠 보호자에게 공격성을 드러내는 데 대해서 강형욱은 이 반려견이 겪었을 만만찮은 상처들을 짐작했다.

그래서 안아주고 사랑으로 나쁜 기억들을 지워보려 했지만 아루는 자신을 만지는 것 자체를 극도로 싫어하는 개가 되어 있었다.

아루의 만만찮은 저항이 계속 됐지만 강형욱은 꽤 오래도록 그 행동들을 천천히 교정시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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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훌륭', 파양 상처 끝까지 보듬은 강형욱과 보호자 가족


[엔터미디어=정덕현] 그는 자신이 물릴 걸 알면서도 손을 내밀었다. 무려 6번의 파양을 겪은 포메라니안 아루는 극도로 예민했다. 손이나 가슴줄 그리고 장갑 등에 대한 안 좋은 기억들이 있어 가슴줄을 하려하거나 안으려 하면 돌변해 물기 일쑤였다.

가슴줄을 하기 위해서 보호장갑까지 끼고 나선 엄마 보호자는 극도의 공격성을 보이는 아루 때문에 무서워 뒤로 물러나곤 했다. 역시 포메라니안종을 키워 경험이 있다며 자신감을 보인 제시도 손에 상처를 입고 물러났다. 이제 이 보호자 가족의 집에 온 지 겨우 한 달밖에 안되었지만 엄마 보호자의 어머니를 무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했다.

도저히 훈육이 어려울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었다. 투입된 강형욱조차 손을 물어버렸으니 말이다. 그런데 강형욱은 다른 이들과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다. 물려도 마치 물라고 손을 내밀어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별로 놀라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그건 아루에게는 하나의 시그널이 되었다. 물어도 이 사람은 물러나거나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시그널.

아루가 가슴줄과 장갑 그리고 특히 아빠 보호자에게 공격성을 드러내는 데 대해서 강형욱은 이 반려견이 겪었을 만만찮은 상처들을 짐작했다. 그만큼 많이 맞았을 거라는 거였다. 가슴줄이 싫은 건 그것이 묶여지는 듯한 느낌을 줘서일 거라고 했다.

보호자 가족은 그런 사정들을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안아주고 사랑으로 나쁜 기억들을 지워보려 했지만 아루는 자신을 만지는 것 자체를 극도로 싫어하는 개가 되어 있었다. 아루랑 하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에 눈물을 뚝 떨어뜨리는 주보호자인 둘째 딸에게서 아루를 진정으로 생각하는 진심이 느껴졌다.

아루의 만만찮은 저항이 계속 됐지만 강형욱은 꽤 오래도록 그 행동들을 천천히 교정시켜 나갔다. 마음대로 하려는 행동을 막아섰고 그 때마다 발등을 물었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물러나지 않았다. 아루는 조금씩 변화했다.

팔꿈치를 아예 물게 내버려둔 채 아루를 껴안으며 조금씩 익숙해지게 하려는 강형욱을 보며 보호자들은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그 때마다 강형욱은 "괜찮다"고 보호자 가족을 안심시켰다. 결국 안아주고 목줄을 채우는 것까지 성공시킨 강형욱은 주보호자인 둘째 딸에게 목줄을 건네고 실내산책을 시도하고 바깥 산책까지 나섰다. 계단을 점프에 내려오는 것조차 힘겨워했지만 강형욱이 알려주는 대로 간식으로 유도하자 아루는 드디어 점프를 하는 광경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 지난한 과정을 거쳐 아루는 둘째 딸의 소원대로 품에 안겼다.

KBS 예능 <개는 훌륭하다>에서 주로 문제견의 심각성은 대형견 이야기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 아루의 경우는 작아도 겪은 상처가 극도의 공격성을 드러내게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특히 이번 아루의 이야기가 의미 있게 다가온 건 파양 같은 상처를 여러 번 겪은 반려견이 보여주는 공격성을 없애고 진정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그 아픔에 공감하는 것만큼 적절한 훈육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겪은 상처가 크면 클수록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훈육의 과정 또한 결코 쉽지는 않다는 거였다. 보호자 가족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아루의 마지막이자 새로운 가족으로 자신들이 남기를 희망한 진심은 강형욱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강형욱이 흘린 피에 대해 아빠 보호자는 너무나 미안해하며 그것이 자신들 때문이라 여겼다. 물고 피를 흘리게 되도 피하지 않고 조금씩 다가가 결국 껴안아준 강형욱의 모습은 마치 상처입은 반려견을 안아주기 위해 얼마나 큰 희생과 끈기가 필요한가를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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