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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촌놈', 역시 류호진 PD의 여행엔 진한 사람냄새가 난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입력 2020.07.2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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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촌놈', 차태현·이승기가 찾아가는 로컬스타들의 추억 여행

[엔터미디어=정덕현] 지난 부산편에 이어 광주편을 보니 tvN 예능 <서울촌놈>이 어떤 차별점을 갖고 있는가가 보인다. 서울토박이 차태현과 이승기가 지역에 내려가 그 곳 출신 스타들이 추천하는 음식점과 장소를 여행하는 <서울촌놈>은 애초 그 주역이 차태현과 이승기처럼 보였다. 물론 이들이 고정 출연자들이고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아가는 인물들인 건 분명하지만, <서울촌놈>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그 회차에 출연하는 게스트들이다.

이렇게 된 건 <서울촌놈>이라는 제목에 등장해 있듯이 호스트인 차태현과 이승기가 그 특정 지역에 내려가면 게스트가 되는 이 프로그램의 특징 때문이다. 결국 그 지역을 가장 잘 아는 그 곳 출신 연예인들이 주인 역할을 하고 서울에서 내려온 촌놈 호스트인 차태현과 이승기에게 그 곳의 사투리부터 사람들의 특징, 음식, 명소 등등을 알려준다.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건 그래서 당연히 그 곳 출신 연예인들이다.

지난 부산편에서는 그래서 그 주인공이 장혁, 이시언, 쌈디였다. 부산역에 내리자마자 한바탕 사투리 공부(?)가 벌어졌고 그 후 장혁이 작품을 할 때 계속 찾아갔었다는 돼지국밥집을 찾아갔다. 그리고 이들이 소개하는 명소로 태종대를 거쳐 쌈디가 무명시절 자주 갔었던 클럽과 친구들과 함께 힙합의 꿈을 키웠던 부대 똥다리를 찾아가 그 클럽을 운영했던 사장님과의 깜짝 만남을 가졌다.

광주편도 마찬가지다. 광주에 내린 차태현과 이승기는 그 날의 주인공인 김병현, 홍진영 그리고 유노윤호가 추천하는 코스들을 찾아다녔다. 제일 먼저 간 곳은 해태 타이거즈 무등경기장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챔피언스필드. 이들에게 배우는 사투리는 역시 지난 부산편에 이어 이 프로그램만의 색깔과 재미를 톡톡히 만들어준다.

김병현이 선수 시절 자주 갔다는 나주곰탕집을 찾아가고, 야구의 명문고인 광주제일고등학교를 찾아 후배들과 보내는 시간이 등장한다. 또 홍진영이 추천하는 생고기집에 이어 유노윤호가 무명시절 자주 가곤 했다는 쌍암공원에서 당시 함께 춤을 추며 꿈을 키웠던 B.O.K 친구들을 다시 만나 추억을 나눈다.

<서울촌놈>은 물론 밥 한 끼를 먹어도 그냥 주지 않는 '게임 예능'의 면면들을 그대로 가져오지만 그 게임의 소재가 사투리를 맞춘다거나 아니면 테이블 위에 얹어진 캔을 야구공을 맞추는 식으로 이 로컬의 지역성이나 그 곳을 소개하는 이들의 추억을 떠올리는 게임을 선택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로컬의 여행지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곳을 소개하는 그 곳 출신 출연자들의 추억이나 감성이다.

사실 나주곰탕집은 맛집으로 유명할지 몰라도 그것보다 중요한 건 김병현은 물론이고 해태타이거즈 선수들이 자주 왔던 집이라는 점이고, 광주제일고등학교 역시 김병현의 모교로 후배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또 광주의 쌍암공원은 여행자들에게는 그리 중요한 장소가 아닐 수도 있지만 유노윤호에게는 자신이 무명시절 꿈을 키웠던 각별한 공간이다.

<서울촌놈>의 여행이 어딘지 사람 냄새가 나는 건 바로 이 지점 때문이다. 프로그램이 온전히 그 지역을 살았던 이들의 추억과 기억에 맞춰져 있다는 것. 그래서 여행지라는 공간이나 예능적 재미를 위한 게임 속에서 시청자들은 그 곳이 각별해질 수밖에 없는 출연자들의 온기를 느끼게 된다.

이것은 과거 <1박2일> 시절 서울여행 콘셉트로 같은 공간을 담은 과거와 현재의 사진을 병치시켜 출연자들과 그 가족으로 떠나는 여행을 그려냈던 류호진 PD의 색깔이 묻어나는 면이 아닐 수 없다. 부산이든 광주든 그 많은 여행 프로그램들이 그토록 많이 찾아갔지만 <서울촌놈>이 달라 보이는 건 바로 그런 이유다. 같은 곳을 가도 누가 어떤 추억과 생각을 갖고 그 곳에 가느냐에 따라 달리 느껴질 수 있는 것. <서울촌놈>이 여타의 여행 프로그램들과 차별화된 지점이 아닐 수 없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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