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성 무기로 유니버스 무한 확장.. 예능·음원 싹쓸이

박민지 입력 2020. 7. 27. 04:03 수정 2020. 7. 2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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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년 맞은 MBC '놀면 뭐하니?'
27일 1주년을 맞은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정점에 신인 혼성 그룹 ‘싹쓰리’가 있다. 사진은 그룹 싹쓰리(왼쪽부터 비룡, 린다G, 유두래곤)가 25일 ‘쇼! 음악중심’ 데뷔 무대를 앞두고 앨범을 소개하는 모습. 아래 사진은 90년대 감성이 담긴 앨범 자켓. MBC 제공


MBC ‘놀면 뭐하니?’의 유일한 고정 출연자 유재석이 이번엔 유두래곤으로 변신했다. 옆에는 린다G(이효리), 비룡(정지훈)이 서있다. 이들이 결성한 신인 혼성 그룹 ‘싹쓰리’가 ‘놀면 뭐하니?’의 1주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김태호 PD가 ‘무한도전’ 종영 후 유재석 한 명만 데리고 실험적 성격의 프로그램을 시작했을 때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지난해 7월 27일 첫 방송 후 1년 만에 예능 분야 최정상에 섰다.

1주년 정점은 ‘싹쓰리’

25일 싹쓰리가 MBC TV ‘쇼! 음악중심’에 타이틀곡 ‘다시 여기 바닷가’로 데뷔했다. 앞서 공개된 커버곡 ‘여름 안에서’는 이들의 데뷔와 동시에 1위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싹쓰리에 쏠린 관심은 다양한 기록 경신으로 이어졌다. 평소 0~1%대에 머물던 ‘쇼! 음악중심’ 시청률은 이날 2.1%(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를 기록했다. 지상파 음악방송 시청률이 2%를 넘긴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들의 출연 영상은 26일 오전 9시 기준으로 누적 조회수 170만뷰(네이버TV)에 육박한다.

새로 공개된 ‘그 여름을 틀어줘’도 여름 안에서와 다시 여기 바닷가 열풍을 이으며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에 진입했다. 25일 방송된 놀면 뭐하니?는 채널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에서 최고 9.7%를 기록했다. 다시 여기 바닷가 뮤직비디오가 첫 공개되는 순간 2049 시청자들의 시선이 쏠리며 토요일 해당 연령대 시청률 전체 1위에 올랐다.

이들은 이날 신인의 마음으로 팬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데뷔 무대 직후 열린 ‘싹쓰리 온택트(온라인 언택트) 라이브 팬미팅’에서 유두래곤은 “실수를 많이 했다”면서도 “두 사람 믿고 했다”고 말했다. 린다G는 “오랜만에 방송국에 와서 어색했는데 재밌었다”고 했고, 비룡은 “그간 섭섭했는데 잘 마무리해 다행”이라고 전했다. 싹쓰리가 인기에 대해 비룡은 “30~50대의 향수를 자극한 것 같다”고 말했다.

MBC 놀면 뭐하니?는 싹쓰리 돌풍에 힘입어 현재 8주 연속 토요일 비드라마 TV 화제성 1위에 올라 있다. 음악방송 데뷔를 통해 비로소 싹쓰리는 ‘본캐(원래 캐릭터)’인 톱스타 자리를 시원하게 내려놓고 여름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완벽한 ‘부캐(또 다른 캐릭터)’가 됐다.

릴레이 카메라·부캐…예능의 ‘확장’

1년 전 첫 방송은 지금 같은 캐릭터쇼가 아닌 릴레이 카메라 형식을 띠었다. 카메라 한 대가 사람과 사람을 이으며 확장되는 이야기를 지켜보자며 시작됐다.

MBC ‘무한도전’으로 캐릭터쇼를 개척한 김 PD는 유튜브의 1인 BJ포맷을 TV로 들여오려는 시도로 1인 크리에이터 방식을 택했고, 그 결과물이 놀면 뭐하니?였다. 실험 대상인 유재석은 론칭 당시 “10%라도 새로움이 있는 걸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예능이 확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실험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유재석이 인물을 옮겨가며 찍은 릴레이 카메라는 카메라 자체를 넘기는 ‘1 대 1 릴레이’로 확장했다. 여기서 인연을 맺은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결핍 버라이어티 ‘조의 아파트’의 탄생은 인물의 확장이라는 코드를 통해 예능계의 인적 인프라를 넓히는 시도였다. 그 다음은 카메라의 확장이었다. ‘대한민국 라이브’는 대중교통 이용 풍경, 세월이 녹아있는 사진관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일련의 과정으로 실험과 경험이 축적됐고, 그렇게 ‘유(Yoo)니버스’(유재석의 세계관)가 탄생했다.

유연함으로 ‘유니버스’ 확장 이어간다

이 프로그램의 또다른 무기는 유연성이다. 이는 드럼부터 요리, 트로트, 하프, 치킨, 혼성 댄스 그룹 등 예측 불가한 방향으로 확장 및 변주하는 원동력이 됐다. 그 중심에는 유재석이 있다. 첫 방송 전 공개된 인터뷰에서 그는 “나를 괴롭혀달라”고 선언했다.

유재석은 늘 예측할 수 없는 변화와 마주했지만 매우 당황하면서도 이내 집중했다. 보잘것 없어 보이던 드럼 8비트로 시작된 ‘유플래쉬’의 드럼 신동 ‘유고스타’는 수많은 음악인과 컬래버레이션을 완성했고, ‘뽕포유’의 ‘유산슬’은 타 방송사 프로그램까지 넘나들며 방송 대통합을 이뤘다. 훈훈한 인생 이야기가 담긴 ‘인생라면’에서 ‘라섹’의 폭풍 성장도 신선했다.

여기에 ‘방구석 콘서트’처럼 시의적절한 아이템은 쌍방향 소통을 표방해 그 안에 담긴 휴머니즘을 조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상생을 위한 역발상으로 무관중 공연을 기획해 아티스트에게 무대를 제공하고 시청자에게는 힐링의 시간을 선물했다. ‘닭터유’ 프로젝트도 들여다보면 휴머니즘이었다. 티격태격하는 닭터유와 ‘치킨의 명수’ 박명수 콤비의 성장기를 유쾌하게 담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된 치킨 업계의 소비 촉진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였다.

놀면 뭐하니? 제작진은 “더욱 확장된 ‘멀티 유니버스’의 모습은 어떨지 기대해 달라”며 “새로운 디지털 숏폼 콘텐츠와 스핀오프 프로그램, 다양한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한 또 다른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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