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시일반' 추리극 정석 보여줬지만, 남는 아쉬움 [첫방기획]

김종은 기자 2020. 7. 2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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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시일반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십시일반’이 배우들의 연기, 편집, BGM 등의 연출을 적절히 버무리며 브라운관에 짜릿한 서스펜스를 선사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영화 ‘나이브스 아웃’과 유사하다는 점은 ‘십시일반’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MBC 새 수목드라마 ‘십시일반’(극본 최경·연출 진창규)이 22일 밤 첫 방송됐다.

‘십시일반’은 저택 안에 모인 인물들이 유명 화가 유인호(남문철)의 수백억 원 대 재산을 두고 펼치는 두뇌 싸움을 담은 드라마로, 기존 한국 드라마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블랙코미디 추리극 장르를 표방했다는 점에서 많은 스릴러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여기에 지상파 드라마에 첫 도전한 ‘킹덤’의 김혜준과 ‘SKY 캐슬’ ‘99억의 여자’ 등으로 사랑을 받은 오나라의 조합을 비롯해, 7인의 개성파 배우들이 총출동한다고 알려지며 기대감을 드높였다.

◆ 추리극의 정석 보여준 ‘십시일반’

모두의 기대처럼 ‘십시일반’은 빠른 전개와 긴장감을 더하는 연출 등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십시일반’은 1회부터 유인호가 생일을 명목으로 모든 가족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유산에 대한 계획을 밝힌 뒤 살해되는 과정이 그려졌다. 순식간에 모든 일이 벌어지다 보니 시청자들은 ‘십시일반’에서 눈을 뗄 수 없었고, 이 가운데 등장하는 복선들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범인이 누구일지 추리할 수 있게 했다.

유인호의 생일에 초대된 8인은 모두 유인호에게 적대심을 품을 수 있을 만한 인물들이었다. 먼저 지설영(김정영)은 이미 유인호로부터 한차례 외도라는 배신을 당한 인물이고, 김지혜(오나라)는 “유인호와의 20년 전 만남은 사랑이었다”고 말하면서도 언제부턴가 지설영에게 밀리며 유인호를 미워하기 시작한다. 문정욱(이윤희)도 겉으론 친구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유인호의 비서로서 온갖 갑질을 당한다.

박여사(남미정) 역시 집사로서 신경질적인 유인호의 행동을 모두 참고 바라봐야 하고, 유해준(최규진)은 늘 “성적이 안 나오면 학비 지원을 끊어버리겠다”는 유인호의 협박을 받는다. 독고철(한수현)과 독고선(김시은) 역시 유인호의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 유인호의 꼰대 같은 언행들을 참고만 있는 인물들이다.

유일하게 유빛나(김혜준)가 유인호의 재산을 노리지 않고 화자의 시점으로 나머지 사람들을 관찰하는 역할로 묘사되지만, 유빛나의 전사도 평범하진 않다. 유빛나는 유인호의 집에서 살던 시절 한차례 죽을 위기를 겪었고, 이 트라우마로 고통스러워한다. 또 문정욱과 박여사에겐 사글사글하지만 유인호에겐 차가운 모습만 보여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케 했다.

이렇게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가운데, 적재적소에 담긴 코미디와 BGM은 ‘십시일반’을 보는 재미를 더했다. ‘십시일반’은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도 중간중간 코미디를 섞으며 웃음을 선사한다. 예를 들어 박여사는 스칸디나비아와 북유럽 감성의 인테리어로 왈가왈부하는 김지혜와 독고철을 바라보며 “스칸디나비아가 북유럽에 속해 있는 건 나도 안다”고 비아냥대고, 김지혜는 유빛나에게 “아빠한테 가서 애교라도 떨어라”라고 하다가도 유빛나가 집에서 나가려 하자 “앉아만 있어라. 그게 효도다”라고 말한다. 이런 코미디 요소가 과하지 않게 카메라에 담긴 덕에 ‘십시일반’은 스릴러가 주는 서스펜스는 유지한 채 극을 이끌어갈 수 있었다.

더불어 미스터리한 BGM은 ‘십시일반’의 몰입도를 높였다. 유빛나가 죽을 위기에 처하는 신, 유인호가 독고철의 선물을 받고 기분을 언짢아하는 신, 마지막으로 유인호가 사망한 채 발견되는 신에서 묵직한 비트의 BGM이 깔리며 서스펜스를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 빈틈없는 배우들의 연기

여기에 배우들의 빈틈없는 연기는 몰입도를 한층 더 단단히 하는 데 한몫했다. 배우들은 각자가 맡은 롤에서 저마다의 욕심과 계략을 드러낸다. 이 가운데 각 캐릭터들의 색채가 선명하게 담기며 시청자들은 단 1회만 봤음에도 각 인물들의 특색을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모든 캐릭터가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뿜어낸 것이다.

특히 극을 이끌어가는 두 주연 배우인 김혜준과 오나라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김혜준은 줄곧 의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거대한 저택을 돌아다니며 왠지 모를 긴장감을 선사하고, 오나라는 겉으로는 쾌활하다가도 어느 때마다 소름 끼치는 미소를 보여 분위기를 스산하게 만든다.

이처럼 ‘십시일반’은 추리극의 기본을 지킨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이 빛을 발하며 브라운관에 짜릿한 서스펜스를 선물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저택에서 벌어지는 추리극에 너무 초점을 맞춘 탓일까. 지난해 개봉한 영화 ‘나이브스 아웃’과 흡사한 분위기를 풍겨 아쉬움을 자아냈다. 특히나 예술가가 재산 분배를 위해 모든 가족들을 모은다는 점과, 생일을 기점으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는 점이 유사했다.

그러나 아직 1회만 방송된 시점에서 속단하긴 이르다. 더불어 진창규 감독은 제작발표회 당시 “’십시일반’은 ‘나이브스 아웃’과 비슷하면서 다르다. 각 캐릭터들의 감정의 골이 ‘나이브스 아웃’보다 깊다는 점에서 ‘십시일반’은 차별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앞으로 ‘십시일반’이 어떤 전개로 시청자들의 긴장감을 높일지 기대가 모아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십시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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