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다다'도 어쩔 수 없나, 본색 드러낸 최악의 악역 조미령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0. 7. 2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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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이 없는 주말드라마여서 좋았는데, 어째서 결정적 순간에 이르러 최악의 악역이 등장한 걸까.

그 주인공은 빚쟁이에게 몰려 강초연(이정은)에게 도움을 요청해 얹혀 지내던 홍연홍(조미령)이다.

물론 이혼을 다루면서 결국은 다시 재결합을 이야기하는 커플들이 많이 등장한 부분은 결국은 '가족'이라는 한계를 드러내지만 그래도 '욕하지 않고 볼 수 있는 가족드라마'라는 점이 이 드라마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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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 없어 좋던 '한다다', 어째서 조미령 같은 인물이 필요했을까

[엔터미디어=정덕현] 악역이 없는 주말드라마여서 좋았는데, 어째서 결정적 순간에 이르러 최악의 악역이 등장한 걸까. 그 주인공은 빚쟁이에게 몰려 강초연(이정은)에게 도움을 요청해 얹혀 지내던 홍연홍(조미령)이다. 그는 KBS 주말드라마 <한번 다녀왔습니다>에서 어려서 잃어버린 송영달(천호진)의 동생이 강초연이라는 사실을 알아채고도 모른 척 했다.

하지만 그건 끝이 아니라 이 악역의 시작에 불과했다. 자신을 아버지처럼 돌봐주던 스님이 돌아가시고 마음이 허전해진 강초연이 결국 시장을 떠나자, 홍연홍은 마치 자신이 송영달의 동생인 것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강초연의 이삿짐에서 슬쩍 그 옛날 오빠와 찍은 유일한 사진과 칫솔을 훔쳐낸 것.

아마도 홍연홍은 우연을 가장해서 송영달과 부딪치며 지갑을 떨어뜨렸을 게다. 그 지갑에서 사진을 송영달이 발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결국 그 사진을 보게 된 송영달은 놀라서 얼어붙었고, 홍연홍은 모르는 척 그게 자신이 가진 유일한 가족사진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 이야기는 홍연홍이 강초연 행세를 하며(그래서 칫솔까지 훔쳐냈을 게다) 송영달의 돈을 뜯어내는 범죄로 흘러가게 될까. 시청자들은 지금껏 악역 없이 주말 저녁 훈훈하게 봤던 드라마가 최악의 악역이 등장함으로써 '막장'의 냄새를 풍기는 걸 걱정하게 됐다. 출생의 비밀코드를 활용하는 것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그걸 이용해 사기행각까지 벌이는 인물의 등장이라니.

<한번 다녀왔습니다>는 이혼 경험을 한 송영달의 자식들이 그래도 잘 살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송나희(이민정)는 갑자기 등장한 이정록(알렉스) 때문에 흔들리기도 했지만 결국 그것이 자극제가 되어 헤어진 남편 윤규진(이상엽)과의 사랑을 회복했고, 송다희(이초희)는 결혼식날 남편의 불륜을 목격한 후 파혼하게 되었지만 사돈인 윤재석(이상이)을 만나 대학에도 들어가고 그와의 사랑도 이루게 됐다.

스턴트맨이라는 직업 때문에 현실적인 삶을 유지하지 못해 이혼하게 된 송준선(오대환)은 직접 회사를 차리면서 일이 잘 풀렸고 그래서 조금씩 전 아내였던 성현경(임정은)과의 관계가 회복되고 있는 중이며, 남편의 불륜으로 이혼해 옷가게 알바를 하며 지내던 송가희(오윤아) 역시 송영달의 치킨집 알바로 들어왔다 송준선의 스턴트 회사의 에이스가 되고 나아가 회사를 직접 차린 송가희의 모델일까지 하게 된 박효신(기도훈)과 가까워지는 중이다.

그래서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물론 소소한 갈등들이 벌어지긴 하지만 그것이 결국 오해에서 비롯된 것들이라 화해하고 오히려 관계를 돈독하게 해주는 그런 따뜻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물론 이혼을 다루면서 결국은 다시 재결합을 이야기하는 커플들이 많이 등장한 부분은 결국은 '가족'이라는 한계를 드러내지만 그래도 '욕하지 않고 볼 수 있는 가족드라마'라는 점이 이 드라마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조미령의 등장부터 어딘가 불안함을 느끼게 했던 게 사실이지만 이제 본격적인 악역의 탄생을 예고하는 대목은 시청자들에게는 불만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런 다소 뻔한 악역이 만들어내는 뒷목 잡는 갈등들이 시청률을 견인하는 데는 분명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괜찮은 주말드라마라 여기며 편안하게 드라마를 봐왔던 시청자들에게는 불편함을 주는 게 사실이다. 굳이 이런 최악의 악역이 꼭 필요했을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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