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소년시절의 너', 중국의 소녀들은 왜 교실 창밖으로 몸을 던졌을까
학폭 문제 해결 미루게 하는
입시 위주 동북아 교육 지적
中서 공감 사 2600억원 벌어
영화는 우등생 소녀 첸니엔(주동우)의 이야기다. 명문대에 입학하면 쪽방 인생에도 한 줄기 빛이 들 거라 믿는 그는 시끄러운 가정사 속에서도 공부에 집중한다. 그러나 학교폭력의 희생양이 된 친구를 애도한 이후 자신도 피해자가 되며 학업에 위기를 맞는데. 베이징대에 "꼭 입학해야" 하는 첸니엔이 뒷골목 소년 베이(이양천새)에게 신변 보호를 요청하며, 두 사람의 불안한 동행이 시작된다.
첸니엔 본인도 학교폭력의 방관자이긴 마찬가지였다. 영화 초반 자살한 친구는 사망 직전 자주 도움을 요청했지만 첸니엔은 외면했다. 혹시라도 자신에게 불똥이 튀어 시험 준비에 방해받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 영화는 최근 학교폭력을 다룬 작품들과 다른 길을 걷는다. 한국 영화 '방황하는 칼날', 일본 '고백' 등이 강력범죄 가해자를 과하게 보호하는 소년법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면, '소년시절의 너'는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과도한 긴장감을 부여하는 교실 공간 자체를 문제시하는 것이다. 범죄가 발생한 뒤 처벌을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처음부터 학내 폭력이 발생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제작비 180억 원을 들인 이 영화는 지난 해 중국에서 2600억 원이 넘는 흥행 수익을 올렸다. 작품이 지닌 메시지에 공감하는 중국인이 많았던 것이다. 실제 중국에선 학교 내 잇단 투신자살이 사회 문제로 부상한 때가 있다고 한다. 여기에 영상미까지 더해져 중화권 대표 영화제 중 하나인 금상장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8관왕에 올랐다. 다만, 주제를 부각시키는 데 너무 집중한 탓인지 뒷부분으로 갈수록 구성이 다소 산만해지는 점이 아쉽다. 9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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