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짠내투어' 박명수가 날리는 반말만큼 호감도 뚝 떨어진다

김교석 칼럼니스트 2020. 7. 2. 13:3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돌아온 '더 짠내투어', 박명수 원톱 예능의 가능성과 한계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언제까지나 들어앉아 있을 순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직격을 맞았던 여행 예능 브랜드들이 다시금 다음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소소한 위안으로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tvN <삼시세끼 어촌편5>를 필두로 음악으로 로망과 행복과 감동을 전했던 JTBC <비긴어게인>이 지난달 코리아 편으로 돌아왔고, tvN <현지에서 먹힐까?> 시리즈의 국내 스핀오프 버전 <배달해서 먹힐까?>도 5월부터 방송 중이다. 목요일 저녁에는 신규 여행 예능 tvN <바퀴달린 집>도 시작됐다. 그리고 지난 3월 이후 잠정 촬영 중단했던 본격 여행 프로그램 tvN <더 짠내투어>까지도 지난 화요일(6월 30일) 3개월 만에 슬기로운 랜선투어 콘셉트로 돌아왔다.

여행 예능의 재미는 대리체험에서 나오는 로망과 설렘에서 비롯된다. <더 짠내투어>는 여행의 즐거움을 잃어버린 오늘날 시청자들을 대신해 제주도를 시작으로 국내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멤버가 단출해졌다. <짠내투어>에서 <더 짠내투어>로 개편하면서 활기를 더한 한혜진과 이용진이 하차하고, 기존 멤버는 박명수, 규현, 김준호만 남고, 소이현이 새로이 합류했다.

그렇게 떠난 제주도는 흔히 우리가 봤던 제주도의 그림이 아니었다. 가성비라는 콘셉트와 사회적 분위기와 책임을 의식해서인지, 아니면 첫 번째 설계자로 나선 박명수의 설계 탓인지 포토스팟이나 오프로드 자동차 체험도 그렇고 잘 알려진 관광지가 아닌 비교적 한적한 장소와 음식점 위주로 방문한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소소해진 여행의 로망을 먹방으로 대신 채운다. 아침 식사부터 갈치조림과 자리물회로 시작해서 우뭇가사리 푸딩을 거쳐 점심의 제주도산 돼지 두루치기까지 이어진다. 그러는 와중에 불만족스러운 코스가 없었다. 대신 열렬한 칭찬의 리액션이 동반된 먹방이 펼쳐진다. 해외 여행지에서 정보가 부족한 음식을 접할 때와 달리 익숙한 음식이고 식당의 체면 또한 있다 보니 설계자의 의도를 빗나가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

대리 체험과 함께 돌발 상황을 마주했을 때 보여주는 멤버들의 캐미 또한 매우 중요한 재미 요소다. 여행 예능의 캐릭터쇼는 이국의 낯선 풍경을 함께 경험하고 어색한 가운데 서로를 알아가는 재미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번 제주도편은 너무나 익숙한 멤버들이 성향과 너무나 뻔한 상황과 조건 속에서 어떤 일탈이나 설렘 없이 차분하게 진행된다. 그러다보니 새로운 캐릭터쇼에 대한 기대가 별반 드러나지 못했다. 소이현은 박명수와 게스트로 참여한 조이 이외에 멤버들과는 시너지를 내는 장면도 없다. 그렇다보니 방송이 아니라 함께 여행한다는 느낌이 좀처럼 전달되지 않는다. 지난해 <더 짠내투어>로 개편하고 떠난 첫 여행인 대만 가오슝 편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진다.

이번에 개편한 <더 짠내투어>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변화는 더욱 확고해진 원년멤버 박명수 원톱 체제다. 지금까지 여러 방송에서 시도를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적 없는 도전이긴 하다. 박명수의 코미디는 지휘하고 제어할 수 있는 조련사가 없는 상황에서 재미가 급감한다. 그런데 이번 멤버 구성을 보면 그나마 그런 역할을 하거나 옆에서 깐족거리거나 구박할 수 있는 멤버들이 다 빠졌다. 깍듯한 김준호와 정적인 규현은 보좌하거나 티키타카에 장점이 있는 인원이 아니다.

새 멤버 소이현은 오히려 당하는 쪽이다. 그러다보니 박명수 특유의 반말투 호통 개그와, 인교진에게 대뜸 전화를 걸어 '소이현과 결혼 잘못한 것 같다'거나 '나대지 마' 등의 아슬아슬한 무리수 멘트가 메아리친다. 더 재밌는 것은 방송 초반부 스스로 이제는 반말을 안 하겠다고 다짐을 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멤버들은 물론 오프로드 체험업체 관계자에게도 어김없이 반말을 날리고 말았다. 그의 다짐대로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고, 박명수식 진행이 유독 안정감 떨어지는 이유다.

여행 예능이 하나둘 돌아오곤 있지만 이국적인 풍광 속에서 색다른 가능성과 이야기를 보여주던 시절과 성적은 판이하다. 대부분 기존 기획에 비해 시청률이나 화제성 모두 대폭 감소했다. 여행예능 최대 장점인 대리체험의 즐거움을 끌어내지 못하고, 설렘 가득한 상상력을 자극하는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이른바 출연진의 '케미'다. 볼거리 차원의 재미가 줄어든 상황에서는 멤버들이 어우러지면서 만드는 캐릭터쇼의 재미가 유일한 돌파구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바로 이 지점에서 돌아온 여행 예능들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 짠내투어>도 여행 자체의 흥미가 떨어진 상황에서 에너지 충만한 캐릭터쇼의 가능성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박명수 원톱 체제를 보완하고 캐릭터들이 뭉치고 또 서로서로 재미를 만드는 다양한 관계망을 키우는 것이, 여행을 다시 떠나는 것보다 이번 시즌 성패를 가를 훨씬 중요한 이슈이자 당면과제다.

김교석 칼럼니스트 mcwivern@naver.com

[사진=tvN]

Copyright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