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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리뷰] '소리꾼' 심금을 울리는 소리, 투박하지만 순한 맛

고승아 기자 입력 2020.07.01. 06:30

투박하지만 착하게, 우리 소리의 온전한 맛과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찬찬히 전한다.

영화 '소리꾼'(감독 조정래)은 영조 10년, 착취와 수탈, 인신매매로 정국이 어수선한 시기 납치된 아내 간난을 찾기 위해 저잣거리에서 노래하는 소리꾼 학규, 그의 유일한 조력자 장단잽이 대봉과 길 위에서 만난 몰락 양반을 통해 왕이 아닌 민초들의 삶과 음악을 담아낸 뮤지컬 영화다.

조정래 감독의 소리에 대한 애정은 영화 곳곳에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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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 포스터/리틀빅픽처스 © 뉴스1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투박하지만 착하게, 우리 소리의 온전한 맛과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찬찬히 전한다.

영화 '소리꾼'(감독 조정래)은 영조 10년, 착취와 수탈, 인신매매로 정국이 어수선한 시기 납치된 아내 간난을 찾기 위해 저잣거리에서 노래하는 소리꾼 학규, 그의 유일한 조력자 장단잽이 대봉과 길 위에서 만난 몰락 양반을 통해 왕이 아닌 민초들의 삶과 음악을 담아낸 뮤지컬 영화다. '귀향' 조정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조선 영조 10년, 혼란스러운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전형적인 '권선징악' 구조를 지닌 '소리꾼'은 학규와 청이, 그리고 이들을 돕기 위해 나선 여러 조력자들이 부정부패한 벼슬아치들에게 맞선다. 인신매매가 횡행한 상황 속에서 간난 역시 납치를 당하고, 남편 학규는 딸 청이와 함께 간난을 찾으러 조선팔도를 누빈다. 갓난은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강인한 정신력으로 버틴다. 신분은 천할지라도, 남다른 재주를 지닌 학규는 소리로 한과 해학을 풀어낸다.

뮤지컬 영화라기에 그 이음새는 다소 투박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영화의 줄기가 되는 '심청가'와 '춘향가'의 이야기를 소리 자체로 전달하는 방식보다는, 배우들이 재연한 신을 중간중간 삽입하는데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조화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극 초반 배우들의 연기도 사극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살리지 못해 아쉬움을 더한다.

'소리꾼' 스틸컷 © 뉴스1

하지만 '소리꾼'의 무기는 바로 소리 자체에 있다. 명창 이봉근은 '심청가'에 곡조를 붙여 저잣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소리를 통해 웃음을 안기고 감정을 끌어올리기도 하며 제 몫을 해낸다. 특히 이봉근의 소리는 영화가 점차 고조됐을 때 빛을 발한다. 클라이맥스에서 이봉근의 소리만이 극장에 울려 퍼지는 순간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청이 역을 맡은 아역 배우 김하연도 주목할 만하다. 깨끗하고 맑으면서도 갓난을 닮은 강인한 정신력을 보이는 청이를 맡은 김하연은 마치 '청이' 자체 같다. 한의 눈빛을 발하는 김하연의 모습이 감동을 더한다.

조정래 감독의 소리에 대한 애정은 영화 곳곳에 묻어난다. 실제 판소리 고법 이수자 고수(북 치는 사람)로 활동한 이력을 지닌 조정래 감독은 1993년 영화 '서편제'(감독 임권택)를 보고 감명을 받아 '소리꾼'에 이르렀다. 영화의 주인공이 소리라고 한 만큼, 우리 소리를 원 없이 듣고 느낄 수 있다. 여기에 권선징악으로 완성한 마지막 장면 속 모습은 감독의 인생작인 '서편제'의 오마주이기도 하다.

'소리꾼'은 소리로 우리 민족의 한과 해학의 정서를 전하고, 나아가 가족과 공동체의 의미를 녹여내며 잔잔한 감동을 안긴다. 자극적인 맛은 덜하지만 순한 맛이다. 조정래 감독은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도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대상이 나를 향해 웃어주고 사랑을 받아준다는 게 인간 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 아닐까"라며 영화의 의도를 전했다. 러닝타임 119분. 7월1일 개봉.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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